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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반란을 일으키고 광장을 점거하다

스페인 곳곳의 도시와 소도시에서 시위대 수만 명이 거리를 휩쓸었다.

이 운동은 세계경제 위기에 맞선 투쟁이 전투적이고 창의적인 새로운 국면으로 들어섰음을 보여 준다. (관련기사 8~9면)

사람들은 진정한 민주주의, 일자리와 빈민을 희생시키고 부자의 배를 불리는 체제 종식을 요구하며 캠프를 형성하고 광장을 점거하고 있다.

긴축 정책, 주류 정당에 반대하는 청년들의 분노가 폭발하다

시위 참가자들은 정부의 점거 금지 명령을 무시하고 광장에 머물면서 매일 총회를 열고 운동이 앞으로 나갈 방향을 논의하고 있다.

바르셀로나 학생인 조엘 산스는 이렇게 말했다.

“갈수록 많은 사람이 이 운동에 참가하고 있고 사람들은 지금의 단결을 유지하고 싶어합니다.

“바르셀로나 캠프는 5월 27일 보건 노동자 시위를 지지하기로 했고 6월에 대규모 시위를 벌일 계획입니다.

“우리는 투쟁하는 모든 노동자에게 연대한다는 방침도 통과시켰습니다. 총파업에 대한 논의가 다시 한 번 진행되고 있습니다.”

버스, 보건, 통신, 소방소 부문의 독립 노조들은 모두 광장까지 이어지는 연대 시위를 벌였다.

조엘 산스는 활동가들이 치열한 논쟁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우리가 광장에 계속 머물러야 할지, 아니면 도심과 주거지로 진출해야 할지 치열한 논쟁이 진행 중입니다.

“저를 포함해 많은 이는 광장의 캠프가 더 큰 운동의 일부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실제로 그런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우리는 최근 거주지별 모임을 열고 이 운동을 자기 지역으로 확산시킬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바르셀로나에서는 반자본주의 구호를 채택할 것인가를 둘러싼 논쟁이 벌어졌다. 수백 명이 조목조목 자기 의견을 제기할 기회를 가졌고 결국 반자본주의 구호를 채택하기로 결정을 내렸다.

가장 큰 캠프는 수도인 마드리드에 있다. 이곳에서는 3만 명이 광장에 모여 총회를 열고 각종 모임을 벌이고 있다. 그들은 마드리드의 푸에르타 델 솔 광장을 텐트 도시로 만들었고 이곳의 이름을 ‘대안 광장’으로 바꿨다.

광장의 곳곳에 손수 만든 배너들이 걸리면서 정치 구호가 성형외과 광고를 뒤덮었다. 이 운동의 핵심 구호는 ‘지금 진정한 민주주의를!’이다.

청년과 실업자가 시위대의 다수다. 스페인 실업자 수는 4백50만 명에 이르며 그중 상당수가 30세 이하다.

이런 심각한 실업 문제, 집권 사회당의 무지막지한 긴축 정책, 노총들의 투쟁 방기 등이 결합돼 사회 기층에서 엄청난 불만이 쌓여 왔다.

사람들은 광장에서 자신이 바라는 사회에 관해 토론하고 있다.

샘 롭슨은 마드리드에 사는 교사다. 그는 시위에 참가하고 광장 총회 운영을 돕고 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사회주의자이기 때문에 계속 다양한 구호를 제안하고 토론에서 논의 중인 것을 일반화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구호와 함성을 외치고 사람들이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보면서 제 정치의 올바름을 입증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은행과 체제에 반대하는 구호, 혹은 혁명을 요구하는 구호로 사람들의 호응을 얻기는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분위기가 변했고 우리 사상 중 어떤 것은 광범한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샘 롭슨은 이번 투쟁이 다양한 사람들이 정치 활동에 참가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아무런 정치 경험이 없던 많은 청년이 광장에 모였습니다. 십대와 20대 초반 청년들이 광장에 모인 사람들의 다수입니다.”

롭슨은 노동자들이 노총에 “심각한 불신”을 품고 있다고 말했다.

“올 1월 양대 노총은 연금을 대폭 삭감하는 정부의 안을 받아들였습니다.

“그러나 노동자들은 시위에 참가하고 있습니다. 거의 매일 밤 제가 일하는 사무실 동료 노동자들도 일이 끝난 후 곧장 광장으로 향합니다.

“제 친구는 작은 IT업체에서 일하는데 오늘밤 동료 노동자 열 명과 함께 광장을 방문했습니다. 학생과 교사 들도 무상교육 티셔츠를 입고 광장을 찾았습니다.”

스페인 정부는 5월 21일 광장 캠프를 강제 철거하려다 포기했다. 운동은 여전히 강하다.

이 운동은 스페인 지배자들의 정치적·경제적 위기를 더 심각하게 만들고 있다. 그들의 체제는 임계점에 도달했다.

민주주의가 살아 숨쉬는 광장

매일 밤 광장 캠프에서는 모든 사람들이 참여하는 대중 총회가 열린다.

총회는 식량, 보안, 요구 등 여러 쟁점별 위원회로 다시 나뉜다. 위원회는 다시 소모임으로 나뉜다. 소모임에서 다양한 결정이 내려지며 순번으로 뽑히는 대변인이 결정된 의견을 위원회에 전달한다.

만약 합의안을 찾지 못하면 대중 투표로 결정을 내린다. 결정된 사항은 대형 확성기를 이용해 모든 사람들에게 공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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