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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이경훈 집행부 비판을 넘어 행동이 필요하다

현대차 사측은 본격적으로 시작된 임단협(임금·단체협약) 교섭에서 타임오프제 전면 적용 등 단체협약 개악안을 내놨다. 타임오프제를 통해 자주적인 노조 활동을 위축시키려는 것이다. 이미 4월 1일부터 진행된 탄압으로 얼마 전 아산 공장 박종길 동지가 목숨을 끊어 항거했는데도 사측의 공격은 계속되고 있다.

그런데 현대차지부 이경훈 집행부는 “타임오프 현장 탄압이 조합원을 죽였다”고 말만 할 뿐이다.

아산 공장 노동자들이 강력한 파업으로 돌파구를 열어 줬는데도, 이경훈 집행부는 “유족 보장 중심의 대응”을 내세우며 투쟁을 서둘러 종료해 버렸다.

6월 9일 현대차 아산공장 노동자들이 라인을 끊고 사측 규탄 집회를 하고 있다.

현장조직 대부분은 이경훈 지부장를 비판하며 “전 공장 총파업”을 요구했다. 그러나 아쉽게도 행동을 조직하는 데는 소극적이었다. 적어도 좌파 현장조직들이 주도하고 있는 사업부 다섯 곳이라도 공동 집회를 통해 “노동 탄압 분쇄에 앞장서자”는 박종길 열사의 유언을 따랐어야 했다.

그런 점에서 비록 소수지만 현장 활동가들이 ‘(가칭)노동자 살리기 주간2교대 공동투쟁단’을 구성한 것은 고무적이다. 이들은 유성기업 투쟁이 낳은 가능성을 확대해, 노동 강도를 높이려는 이경훈 집행부의 협상안에 반대하며 공동 투쟁을 벌이자고 제안하고 있다.

좌파 현장조직·활동가 들은 ‘근무형태변경추진위원회’라는 협상 테이블에 발목이 잡혀 행동에 굼떠서는 안 된다. 비정규직 투쟁, 유성기업 투쟁, 박종길 열사 투쟁 등에서 보여 준 좌파 현장조직·활동가 들의 소극적 태도가 더는 계속돼선 안 된다.

또 사내하청업체 다섯 곳이 6월 말에 폐업을 앞두고 있는데, 이 문제에도 적극 대응해야 한다.

사측은 업체 폐업을 통해 3~6개월 짜리 단기 계약을 강요하며 비정규직 해고를 용이하게 하려 한다. 업체 폐업은 ‘불법파견 정규직화’라는 대법원 판결을 비켜가려는 술책이기도 하다.

울산 공장 정규직·비정규직 활동가들은 최근 전주 공장의 모범에서 배워야 한다. 전주 비정규직 조합원들과 정규직 활동가 1백여 명은 6월 7일 비정규직 해고자·정직자에 대한 사측의 공장 출입 봉쇄에 항의해 단결 투쟁으로 구사대를 뚫고 공장에 진입했다.

이처럼 정규직이 적극 연대한다면 대량 징계·업체 폐업·불법파견 등에 맞서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다.

한편, 비정규직지회 내부에선 조합비 횡령으로 금속노조 징계위원회에 회부된 전 집행부를 구제하자는 탄원서 문제를 두고 논란이 있다. 전 집행부가 점거파업을 이끌며 헌신한 것은 인정하지만, 아직 조사도 끝나지 않고 횡령한 돈도 갚지 않은 상황에서 구제를 요구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이것은 노동조합 민주주의와 투명한 재정 운용의 기풍을 세우는 데도 효과적이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