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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천 금지”돼야 할 것은 정부·사측의 폭력 탄압이다

유성기업 노동자들에 대한 탄압이 극에 달하고 있다.

충남 경찰서장 김기용은 최근 “앞으로 시위를 원천 금지하겠다”며 별도의 수사본부를 설치하고 책임자를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또 “죽봉·폭력 사용자, 주도적 폭력 전력자, 폭력 시위를 배후에서 조종한 세력을 반드시 밝혀낼 것”이라고 협박했다.

아산 경찰서는 22일 문화제에 참석했다가 다친 박석규 건설노조 충남 건설기계 부지부장을 긴급체포했다. 유성기업 노동자들이 치료받고 있는 병원까지 찾아와 연행을 시도하기도 했다.

그런데도 보수 언론은 경찰의 대처가 부족하다며 더 강력한 처벌을 주문하고 있다.

유성기업 노동자는 “경찰은 맨몸인 우리에게 소화기와 쇠파이프 조각 등을 던진 용역깡패들에겐 아무런 제재도 가하지 않았다. 폭행을 당한 것은 우리 조합원들이다”며 울분을 토했다. 경찰은 이런 사측과 경비·용역업체 ‘CJ시큐리티’는 처벌하지 않고 있다.

지금 전방위적 탄압을 겪고 있는 유성기업 노동자들에겐 연대가 절실하다. 6월 22일 건설노조 조합원들이 함께했던 것처럼, 임단투를 시작한 금속노조가 당장 가능한 곳에서부터 투쟁을 시작해 경찰력을 분산시켜야 한다. 유성기업 투쟁에 연대해 4시간 시한부 파업을 벌였던 금속노조 충남지부와 대체생산을 거부한 대한이연지회 등이 적극 연대에 나서야 한다.

그런 점에서 금속노조 충남지부 지도부가 24일 예정된 집회를 취소한 것은 심히 유감이다. 금속노조 코스모링크지회의 한 간부는 “비가 온다고 유성공장 앞 결의대회를 취소했다는 얘길 듣고 의아했다. 사안이 사안인 만큼 집회는 열었어야 했다”고 말했다. 금속노조 충남지부 지도부는 유성기업 노동자 10여 명이 사무실로까지 찾아갔으나, 뚜렷한 이유를 설명하지 않았다.

민주노총, 한국진보연대 등의 지도부도 ‘민중의 힘(준)’ 주최의 연대 집회를 개최하자는 좌파 단체들의 제안을 거부했다.

이 같은 연대 회피는 노동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한 노동자는 이렇게 말했다.

“경찰과 용역깡패 들의 폭력 대응 때문에 부상자가 생기고 연행된 사람들도 있는데, 금속노조가 이 모든 걸 알면서도 집회를 취소한 것은 이해가 안 됩니다. 지도부가 탄압이 심해지니까 한 발 빼고 책임지지 않겠다는 것 같아 배신감도 듭니다. 한 조합원은 너무 화가 나서 ‘(금속노조의) 파란 깃발 접고 (건설노조의) 초록 깃발 들겠다’고까지 했습니다.”

장기 파업과 생계 위협에 부담을 안고 있는 노동자들이 단단히 버틸 수 있으려면, 투쟁의 전망을 밝혀야 한다. 금속노조와 민주노총 지도부는 유성기업 노동자들의 절박한 연대 호소를 외면하는 배신적 행태를 중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