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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제일은행 파업은 정당하다

SC제일은행 노동자들이 직원 퇴출을 뜻하는 개별 성과급제 도입에 반대해 6월 27일부터 무기한 파업에 돌입했다. 조합원 90퍼센트 이상이 참가한 이 파업은 일부 업무에 차질을 주기 시작했다.

이런 투쟁에 놀란 사측은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발뺌하고 있지만, 공격의 칼날은 노동자들의 고용과 임금을 겨누고 있다. 20년 가까이 제일은행에서 근무한 노동자는 이렇게 말했다.

6월 27일 제일은행 노동자 3천여 명이 속초에 모여 파업 출정식을 하고 있다.

“우리를 1등부터 꼴등까지 줄 세워 등급을 매기고, 하위 등급자들의 임금을 절반 이상 깎고, 결국 재택근무를 시켜 회사에서 내쫓겠다고 합니다. 퇴직금도 안 주겠다는 겁니다.”

그런데도 사측은 성과급제를 통한 경쟁체제 도입이 “글로벌 스탠다드”라며 정당성을 부여한다. 보수 언론들도 “귀족 노조”, “시민 불편” 운운하며 성과급제 도입 여부가 “한국 금융산업의 경쟁력을 결정할 것”이라고 거들었다.

그러나 은행 자본가들의 광란의 돈놀이와 과열 경쟁, 온갖 탐욕과 부패가 바로 세계적으로도, 한국에서도 위기를 촉발한 장본인이다.

그런데도 이들은 위기의 책임을 노동자들에게 떠넘기며 지난 몇 년간 임금을 동결하고 고통을 전가했다. 그러는 동안 SC제일은행 임원들은 최고 12억 원의 성과금을 챙기며 돈잔치를 벌였다. 이런 자들이 노동자들에게 “철밥통”이니 “귀족”이니 떠드는 것은 역겹다.

은행 노동자들의 상대적 고임금은 비난받을 것이 아니라, 다른 노동자들에게도 적용돼야 할 기준일 뿐이다.

고용과 임금을 지키려는 SC제일은행 노동자들의 투쟁은 완전히 정당하다. 성실히 일해 온 노동자들은 지옥 같은 경쟁의 레이스를 강요받을 이유가 없다.

따라서 노조가 “개별 성과급제가 아니라 점포별 성과급제”로 요구를 제한할 필요는 없다. 이 제도도 노동자들을 치열한 경쟁으로 내몰아 단결을 저해할 것이기 때문이다.

보수 언론들은 SC제일은행 파업이 “메가뱅크와 매각 등을 두고 악화일로에 놓인 금융권 노사관계”에 기름을 부을까 봐 걱정한다.

실제로 기층에서 끓고 있는 불만은 최근 금융 노동자 3만여 명이 모인 대규모 시위로 이어지기도 했다.

따라서 이 투쟁은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 파업은 흔들림없이 계속돼야 하고 금융노조는 “연대 투쟁하겠다”는 약속을 지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