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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이들을 막아야 한다
노동자 단결과 투쟁이 희망이다

최근 한나라당 대표 선거는 이명박이 완전히 ‘끈 떨어진 연’이 됐다는 것을 보여 줬다. 선거에서 친이계의 전폭적 지원을 받은 원희룡은 형편없는 득표를 했다. 이제 박근혜가 한나라당의 주인이 됐지만 당직 인선을 둘러싸고 멱살잡이 직전까지 간 내홍은 박근혜 체제의 불안정을 보여 줬다. ‘가라앉는 배의 꼭대기에 앉아’ 있는 게 박근혜의 처지다.

우파들은 지금 ‘살아남으려면 좌클릭해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인 듯하다. 〈조선일보〉에는 “‘좌클릭’이 좌파로부터 자본주의를 지키기 위한 예방 백신”이라는 글도 실렸다. 그런데 문제는, 진보진영이 이런 분위기를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반값 등록금 촛불투쟁이 허망하게 가라앉았다. 한대련 지도부 등이 이 투쟁을 다른 투쟁과 연결시켜 확대·심화하기보다, 민주당과 국회에 대한 압력 수단 정도로 자리매김하면서 사그러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등록금 마련을 위해 고생하다가 이마트 지하실에서 죽어간 한 학생의 소식은 우리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민주노총 지도부가 거창하게 선언한 “최저임금 국민 임투”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진 과정도 비슷했다. 올해 초 일부 대학 청소 노동자들이 강력한 투쟁으로 12퍼센트 안팎의 임금 인상을 따낼 때만해도 투쟁의 가능성은 커 보였다. 그러나 민주노총 지도부는 이런 동력을 확대하기보다 민주당이 내년에 국회를 장악하면 무엇을 추진할지 논의하느라 바빴다.

결국 제대로 된 투쟁 한 번 못 해 보고 최저임금 인상률은 애초 요구인 25퍼센트에 턱없이 모자란 6퍼센트에 그쳤다. 청소 노동자들이 투쟁으로 끌어올린 시급 4천6백 원에도 못 미치는 액수로 말이다.

‘내년 선거에서 민주당이 진보진영의 도움을 받아 승리하면 좋은 세상이 올것’이라는 온갖 약속이 난무하는 상황에서, 막상 노동자·민중의 삶은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

최근 치솟는 물가 속에서 임금 인상 요구는 커지고 있지만 노동자들의 실질임금은 4.1퍼센트나 삭감돼 버렸다! 저임금 노동자의 규모는 1999년 이래 가장 많아졌고, 노동소득 분배율은 1.7퍼센트 포인트 하락해 36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지난 1년 동안 민주노총 조합원 수가 계속 줄었다는 소식도 한탄스럽다. 민주노총이 투쟁의 희망을 보여 줬다면 이러지는 않았을 것이다.

4.1퍼센트 삭감

많은 노조 상층 지도자들과 개혁주의 지도자들이 투쟁 건설보다는 ‘민주당과 손잡고 이명박을 심판하자’며 계급연합에 몰두하는 사이에 이런 일이 벌어졌다. 유성기업 파업 등을 통해 돌파구가 열리는 듯하다가도 상층 지도부의 연대 회피속에 그 가능성은 거듭 꺾이고 있다. 계급연합을 정당화하는 온갖 논리들이 계급의식과 투지가 아니라 실리주의·부문주의를 부추기고 있다.

그러다보니 ‘희망의 버스’가 그 공백을 메웠다. 1만여 명이 결집한 ‘희망의 버스’는 사람들이 얼마나 불만과 분노를 품고 있고, 연대와 투쟁을 갈망하고 있는지 보여 줬다. 그런데 뒤늦게 나마 이 투쟁에 끌려 들어온 개혁주의 지도자들은 여전히 미적거리고 있다.

쌍용차·현대차 비정규직·유성기업 노동자들은 천 리 길을 걷고 자전거를 타면서 절절한 심정으로 연대를 호소했지만, 민주노총·금속노조 지도부의 노력은 여기에 한참 못미쳤다. ‘희망의 버스’ 1백85대 중에 금속노조가 조직한 것은 고작 20대 정도에 그쳤고, 적잖은 조합원들은 개별적으로 ‘희망의 버스’에 올라야 했다.

‘희망의 버스’ 기획단에 파견된 민주노총 간부는 “최저임금 투쟁 때문에 바빠서 조직이 어렵다”는 웃지 못할 핑계를 댔다. 최저임금 투쟁이 어떻게 되고 있는지 빤히 드러난 마당에 말이다.

지난 1년간 이명박 정부의 레임덕과 지배자들의 분열 속에서 기층 노동자들의 자신감은 조금씩 살아나고 있고, 불만과 투쟁도 터져 나오고 있다. 문제는 이런 가능성을 조직하고 확대할 구심이다.

‘희망의 버스’에 열정적으로 참가한 활동가들, 투쟁의 기를 꺾는 민주대연합과 민주노동당의 강령 후퇴에 반대해 정치적 비판을 제기해 온 활동가들이 바로 그 구심이 돼야 한다.

이들이 함께 힘을 모아 참여당과 통합등 진보진영 지도자들의 계급연합 시도를 비판하고 막아서야 한다. 진보대통합이 노동자들의 단결과 투쟁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가도록 개입해야 한다.

또 한진중공업 투쟁, 유성기업 투쟁 등이 고립돼서 패배하지 않도록 연대를 건설해야 한다. ‘1년 뒤에 정권교체하고 나서’가 아니라, 당장 노동자·민중의 고통을 해결하고 이명박 정부의 공격을 중단시키기 위한 투쟁을 건설해 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