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정책위원회가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한 계획을 내놨다. “예전 민주노동당인가 싶을 정도로 잘 정리된 좋은 대안”(이남신 한국비정규직노동센터 소장)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민주당은 2015년까지 비정규직 비율을 30퍼센트로 줄이고, 임금은 정규직 대비 80퍼센트까지 높이겠다고 밝혔다. 

기간제는 고용 사유를 제한하고 불법파견이 확인되면 직접고용으로 자동 전환하겠다고 한다. 특수고용 노동 3권이나 사내하청 정규직화 등은 빠져 있지만, 기존 민주당 안보다 진전된 것은 사실이다.  

2007년 이랜드 여성 노동자들의 파업  이렇게 비정규직을 짓밟았던 민주당이 이제 과연 새로 태어날 것인가?

민주당은 “공공부문부터 솔선수범”하겠다면서, 민주당 소속인 단체장이 있는 서울 노원구, 관악구 등 ‘모범사례’를 소개했다. 

노원구의 계획을 보면 우선 구민체육센터 청소용역 8명을 공단에서 직접고용한다. 그 외에도 이런 저런 용역 노동자의 직접고용 방안이 담겨 있다. 이렇게 하면 오히려 용역업체로 넘어가던 불필요한 재정이 절감된다고 한다. 

이것은 물론 좋은 일이다. 노원구 사례는 용역을 통한 간접고용 문제를 당장 해결할 수 있음을 보여 준다.

그러나 노원구의 계획은 한계가 많다. 

첫째, 용역업체에서 공단 직영으로 바뀌어도 정규직이 되는 것은 아니다. 임금도 약간 오르고 고용불안도 어느 정도 해소되겠지만 무기계약직도 비정규직이기 때문이다. 

둘째, 기간제 비정규직 노동자 전체가 아니라 절반만 무기계약직으로 바꾸는 것이다. 

셋째, 이런 개선책을 위해서 민주당 정책위원회는 “총액인건비제를 개선하여 민주당 지자체의 비정규직 문제 해결 노력을 지원해 줄 것을 정부에 요청”했다고 밝혔는데, 이것은 고양이에게 쥐덫을 치워 달라는 꼴이다. 게다가 총액인건비제도는 노무현 정부가 도입한 것이다. 

넷째, 노원구는 그동안 구청 직영으로 운영하던 주차관리업무를 공단으로 넘겼다. 정규직 공무원의 업무를 공단 직영 무기계약직 업무로 바꾼 것이다. 정규직 공무원이 할 때는 3백만 원 넘게 받았는데, 공단에 위탁하면 1백30만 원 정도만 받고 똑같은 일을 해야 한다. 

게다가 전북 익산에서 민주당 지자체는 오히려 더 열악한 비정규직을 양산할 환경미화원 업무 위탁을 추진하고 있다. 민주당 전북도지사는 경찰력을 투입해 전북버스 노동자 농성장을 강제 철거해 버렸다. 

이런 현실은 단순히 민주당이 제시하는 비정규직 대책 등을 믿고 민주당이 총선에서 승리하고 집권하면 문제가 해결될 거라고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 준다.

2004년, 현대중공업 박일수 열사가 “비정규직 노동자로 산다는 것은 인간임을 포기해야 하는 것이고 현대판 노예로 살아가야 하는 것”이라는 유서를 남기고 자살했던 바로 그해, ‘노동자·서민의 눈물을 닦아 주겠다’던 노무현 정부는 기간제 사용 기간을 늘리고 파견업종을 확대하는 법안을 내놨다. 

지금 민주당이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민주노동당스러운’ 대안을 내놓은 것은 그들의 생각이 바뀌었기 때문이 아니라, 청소 노동자, 현대차 비정규직 등의 처절한 투쟁과 이에 대한 광범한 지지 여론 때문일 것이다. 이런 투쟁을 더욱 발전시키고 연대를 확대하는 게 진정한 대안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