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레프트21〉 61호에 실렸던 기사다. 최근 미국발 위기로 유럽의 경제 위기 문제가 떠올라 여전히 시의성이 있는 이 기사를 다시 게재한다. 


최근 ‘금융 시장’이 이탈리아 국채를 인정사정없이 공격해 이탈리아 국채 이자율이 2000년대 들어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나아가 신용평가사들은 2009년 구제금융을 받고 긴축을 실시하는 등 자신들이 시키는 대로 해 온 아일랜드의 신용등급을 ‘투자 부적격’으로 낮췄다. 그전에는 포르투갈의 부채 문제가 호전되지 않고 있다는 소식이 발표됐다.

그리스 구제금융을 둘러싸고 다투다가 잠시 휴식하던 유럽 은행들은 다시 패닉 상태에 빠져 심지어 대출도 줄이고 자금을 유럽중앙은행으로 대거 옮기고 있다.  

6월 29일 위기와 긴축의 악순환에 맞선 그리스 총파업  무능한 유럽 지배자들은 위기를 해결할 능력이 없다.

위기 의식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전 세계 언론 헤드라인들은 마치 2008년 리먼브라더스 사태를 떠올리게 하는 경고로 가득했다.

만약 곧 발표될 유럽은행감독청의 ‘스트레스 테스트’에서 스페인과 이탈리아 은행들이 통과하지 못하면 이런 위기감은 더 고조될 수 있다. 

지금 금융 시장이 유럽 3위 경제인 이탈리아까지 두들기는 이유는 유럽연합이 그리스발 위기를 제대로 처리할 수 없을 것이라는 비관적 정서가 투기꾼들 사이에서 팽배해졌기 때문이다.

미봉책

사실, 최근 그리스 추가 구제금융 제공에 합의한 뒤에도 유럽 주요 열강, 유럽중앙은행과 IMF 등은 그럴듯한 장기적 대책을 내놓지 못했다.  

물론, 유럽 정부들은 이번 이탈리아발 악재를 해결하기 위해 하나의 안에 합의하거나, 최소한 그런 합의에 도달할 수 있는 척할 수 있을 것이다.

덧붙여, 최근 발표된 중국 2분기 성장률이 예상보다 좋고(9.5퍼센트),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3차 양적 완화를 논의하기 시작한 것에서 시장이 ‘심리적 안정’을 찾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것은 최선의 경우조차 미봉책 이상이기 힘들다.

먼저, 이탈리아 정부는 신자유주의에 투항한 민주당의 지원을 얻어 긴축안을 신속히 통과시킬 텐데, 그리스와 아일랜드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긴축은 부채 문제를 해결하기는커녕 악화시킨다.

물론, 긴축국들이 ‘경쟁력’을 확보해 세계시장에서 성장할 여지를 찾는다면 얘기가 달라질 것이다.

그러나 단지 미국만이 아니라 최근 세계 성장률의 거의 50퍼센트를 책임진 중국 경제조차 불안정성이 커지고 있다. 

경제 위기 후 엄청난 자금을 퍼부은 덕분에 중국은 고정자본투자가 국내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0퍼센트(기네스북 기록감)에 달할 정도로 과잉투자와 거품 문제가 심각해졌다. 

최근 유럽 위기의 추세를 보면, 갈수록 주기가 짧아지고 있고 판돈도 커지고 있다.

그리스는 9월에 다시 한 번 긴축 진행 과정을 심사받은 후 추가 구제금융을 받아야 한다. 포르투갈과 아일랜드는 2013년부터는 공개시장에서 직접 국채를 팔아야 하는 처지다. 정말 앞으로 긴축에 긴축을 거듭한다면 이탈리아 상황도 좋지 않을 것이다. 

이처럼 거듭해서 ‘유럽발 위기’를 겪고 긴축을 강요당하는 악순환을 타개할 유일한 방법은 그리스 반긴축 총파업처럼 강력하게 저항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