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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를 갉아먹지 못하게 통합하자?

내년 총선에서 진보정당이 약진하기를 기대하는 사람들은 참여당을 그냥 놔두면 진보정당으로 올 표를 가로챌 것이라고 본다.

실제로 지난해 지방선거 때 참여당은 수도권에서 민주노동당보다 더 높은 정당 득표율을 기록했다. 진보신당 심상정 고문도 “민주당과 새진보정당 사이에 참여당의 공간이 허용되어선 안 된다”고 말한다.

만약 진보정당과 통합에 실패하면 내년 총선 때 ‘비례 후보에 전력투구’하겠다는 참여당의 선언은 진보진영의 이런 우려를 더 크게 하고 있다.

그래서 일부 사람들은 이런 일을 막기 위해서도 참여당과 통합하자고 주장한다.

〈레프트21〉도 진보정당이 내년 총선에서 약진하며 원내교섭단체까지 구성되길 바란다. 참여당에게 표를 빼앗기는 일도 없기를 바란다.

그런데 이를 위해서 꼭 참여당과 통합해야 되는 것은 아니다. 진보정당을 오른쪽으로 이동시키며 참여당과 통합한다고 자동적으로 지지기반이 넓어지는 게 아니다.

진보정당 지지자 일부는 참여당과 통합에 실망해 이탈할 것이고, 참여당과 통합으로 진보정당의 색깔이 흐려지는 것은 득표에 도움만 되지는 않을 것이다.

색깔

어차피 별 차별성이 없다면 반한나라당을 위해서 민주당에 표를 몰아줘야 한다는 논리가 더 커질 것이다.

무엇보다 진보정당은 대중투쟁 속에서 사회 전체의 분위기가 급진화될 때 더 많은 지지를 얻을 수 있다. 2004년 총선에서 민주노동당이 국회의원 10명을 배출할 수 있었던 것도 탄핵 반대 투쟁의 여파 덕분이었다. 그런데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겠다는 참여당과의 통합은 그런 투쟁의 발목을 잡을 수밖에 없다.

설사 참여당과 통합으로 선거에서 더많은 득표를 하고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더라도 그 다음이 문제다. 참여당 출신 의원들은 국회에서 노동자 투쟁과 이익을 대변하는 구실을 제대로 할 수 없을 것이고, 이것은 진보정당 지지자들의 실망을 키워 장기적으로 진보진당의 성장에 도움이 안 될 것이다.

이것은 도대체 더 많은 득표와 원내 진출이 노동자들의 권리와 대의를 위한 수단인가 아니면 그 자체로 추구해야 할 목적인가라는 질문을 제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