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2일은 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가 있던 날이다. 나는 특수교사로서 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를 비롯한 시험을 대할 때마다 많은 고민을 한다. 특수교육대상학생들을 시험 상황으로 내 몰 것인가 배제할 것인가. 가까운 특수교사들끼리 모이면 우리는 “일제고사 보기 투쟁을 하자!”라는 농담 아닌 농담을 하기도 한다.

몇 해 전, 국가수준학업성취도 평가에서 몇몇 시도교육청에서 체험학습 불허를 공공연히 하면서도 특수학급에 체험학습을 종용한 사례가 있고, 당사자와 학부모의 의사와 상관없이 무조건 배제시키면서 언론에 질타를 받은 교육과학기술부는 올해 애매모호한 지침을 내렸다. “특수교육대상학생은 원칙적으로 시험에서 제외한다. 그러나 시험에 응하기를 원할 경우 시험에 응시하게하나 응시인원수에서 제외, 답안지 송부에서 제외한다.”

나와 옆 반 선생님은 심각하게 고민했다.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일제고사 보기”.

하나에서 배제되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이 특수교육대상학생을 배제하는 것이 지금 남한의 교육현장인지라 우리는 어려운 선택을 해야 했다.

올해 시험에 응시하는 6학년은 2명. 1명은 학급에서 충분히(?) 스스로 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수준이 되는 아이(누적된 학습부진과 문화지체로 어려움이 있는 학생으로 이런 학생들은 특수교육대상학생이 되는 순간 학교의 성적을 깎아먹지 않는 존재가 될 수 있다). 또 다른 1명은 모두를 긴장하게 하는 아이. 다른 아이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시험지 교부 시간에 맞춰 교실에 입실하여 시험지와 답안지 2~3장을 받아 특수학급으로 내려온다. 시험지에 답을 체크하고 — 물론 답은 아이가 원하는 숫자를 쓰고 원하는 낱말을 쓰는 것이다 — OMR카드를 쓰는 순간! 아 ... 그 조그만 타원에 컴퓨터용 사인펜으로 색을 칠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 펜을 조금만 잘못 쥐어도 찌익 선이 그어진다. “다시 해 보자.” 라고 이야기 해 주고 새 답안지를 내밀고 그러기를 여러 차례. 에어컨과 선풍기를 동시에 가동하고 있지만 아이의 콧잔등에는 땀이 가득하다. 이 과정에서 비단 내가 가르치는 학생들만 긴장을 할까? 긴장하는 아이를 보는 나도 스트레스 충만이다. 다른 학생들의 수업은 거의 멈췄고 혹시나 시험을 보는 아이가 더 힘들어질까 긴장한 채로 달래며 진행한다.

시험이 난무(?)하는 학교에서 살아야 하기 때문에 경험을 위해 참여하고 의도적인 배제에 흠집을 내기 위해 참여하고 있지만 참여하는 내내 마음이 불편하다.

교육활동에 있어 평가는 중요하다. 줄 세우기 위함이 아닌 그 학생의 성장의 정도를 보기 위해 평가는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진정한 평가는 학생의 수준에 따라 얼마나 성장했는지를 교사가 면밀히 관찰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판단하는 것이다. 그런데 정부는 학생들의 학업 수준을 알아보기 위해서 전국의 모든 학생들에게 일제고사를 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한다. 그러나 모두가 알고 있듯이 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라는 이름으로 이루어지는 “일제고사”는 학생의 성장의 정도를 알아보기 위함이 아니다. 학생의 성장의 정도가 아니라 학생들도 교사들도 학교도 하나로 줄 세워 통제하기 위함이다.

올 해부터 도입된 학교평가에서는 버젓이 — 물론 초등은 현재는 제외이나 — 학력 향상도가 공통지표로 설정되어 있다. 그들의 의도가 너무나 뻔~한 것이다. 곧 초등에서도 학력 향상도가 공통지표로 설정될 것이다.

서울에서 일제고사 거부로 해직된 7인의 교사들은 힘든 투쟁을 거쳐 현장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이것으로 끝일 수 없다. 교사들은 돌아왔지만 일제고사는 계속되고 있다. 진보교육감이라는 이름을 걸고 민중의 지지를 받은 곽노현 교육감은 더는 눈치 보지 말고 제대로 소리를 내야한다. 2010년은 최소한 체험학습을 보장하는 공문을 내려보냈던 서울시 교육청은 올해 국가수준학업성취도 평가가 원만히 진행될 수 있도록 하라는 공문을 내려보냈다. 곽노현 교육감은 자신의 지지 기반이 누구인지 분명히 인식해야한다. 시험을 위해 4시간 내내 긴장을 해야 하는 교사, 학생이 건강한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4시간 시험을 위해 학교에 불려와 시험감독을 해야 하는 학부모들의 부담을 덜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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