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시진핑의 강경 대응 주문 후 경찰 폭력이 더한층 거세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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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경찰이 시위대에 휘두르는 폭력이 나날이 가관이다.
11월 11일 시위 현장에서 홍콩 경찰이 시위대에 실탄을 발사해 21세 남성이 위독한 상태다. 발포 과정이 동영상에 고스란히 담겨 전파되며 시위가 격화하고 있다. 6월에 시위가 시작된 이후 경찰 실탄에 시위대가 맞은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앞서 10월 1일과 4일에도 각각 18세와 14세 소년이 경찰이 쏜 총에 맞았다.
11월 4일 홍콩과기대 2학년 알렉스 차우츠록
며칠 전 방한한 민간인권전선
캐리 람과 시진핑의 만남
최근 홍콩 경찰의 과격 진압은 홍콩 행정장관 캐리 람과 중국 국가주석 시진핑의 만남과 무관하지 않다. 10월 31일 끝난 중국공산당 4중전회에서 시진핑은 미중 무역협상의 원만한 타결 등을 통해 지배계급의 재신임을 받았다. 이에 자신감을 얻은 시진핑은 캐리 람에게 시위대에 대한 강경 대응을 주문했다.
11월 4일 캐리 람을 만난 자리에서 시진핑은 “법에 따라 폭력을 진압하고 처벌하는 것이야말로 대다수 홍콩 시민의 복지를 수호하는 것이다.
얼마 전
홍콩 경찰은 강경 진압 외의 수단으로도 민주 세력들을 자극하고 있다. 11월 8일 홍콩 경찰은 5월 홍콩 입법회
최근 입법회에서 송환법을 폐기한 마당에 그와 관련하여 의원 3명을 체포하고 다른 의원 4명에 대해서도 체포 위협을 한 것 자체가 민주 세력에 대한 도발이다. 이를 두고 11월 24일 구의원 452명을 선출하는 선거를 연기하기 위한 캐리 람의 책략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물론 캐리 람은 9월 친중파 의원들과의 회동에서 시위가 발생한 선거구의 선거 취소에서부터 전체 구의원 선거 취소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럼에도 최근 홍콩 경찰의 강경 진압 기조는 중국 지배자들의 더 큰 우려에서 비롯한 것이다. 11월 11일치
홍콩 시위를 중국 경제에 미칠 경제적 측면에서만 보면 협소하다. 홍콩에 투자한 자본의 3분의 2가 중국 자본이고 홍콩이 금융 중심지이긴 하지만, 홍콩이 없더라도 중국은 상하이를 통해 투자금을 충분히 조달할 수 있다. 홍콩의 비중도 1997년 전체 중국의 18퍼센트에서 현재는 2.8퍼센트에 지나지 않는다. 홍콩 경제 규모는 홍콩에 인접한 선전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 그래서 중국 지배자들은 홍콩을 ‘포기’
하지만 홍콩의 시위대가 중국 정부에 저항해 다섯 가지 요구*를 쟁취한다면 이것이 미칠 파장은 중국 지배계급에게 ‘최악의 시나리오’가 될 수 있다. 대만을 장기적으로 흡수통일하려는 시도가 근본적으로 차질을 빚을 것이고, 신장 위구르나 티베트의 소수민족들에게 분리독립의 희망을 자극할 것이며, 광저우를 둘러싼 제조업 중심지의 노동자들에게는 중앙 정부에 맞서 승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줄 것이다.
바로 이런 점 때문에 중국 정부는 어떤 희생을 치르고서라도 홍콩을 진압하고 그들의 질서를 유지하려 할 것이다.
그럼에도 홍콩의 민주주의를 위한 저항은 쉽사리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 1926년 3월 18일 베이징정부를 장악하고 있던 군벌 돤치루이가 시위대에게 발포하여 47명이 죽고 2백여 명이 부상당한 사건이 있었다. 이 사건에 대한 루쉰의 경고
“이 청년들을 모조리 죽인다 하더라도 학살자들이 결코 승리자가 아니란 걸 알아야 한다. 중국은 애국자의 멸망과 함께 멸망할 것이다.” “만약 중국이 멸망까지는 안 가더라도 장래의 일은 학살자들이 예상한 것과는 다를 것이다. 이는 지난 역사가 우리에게 가르쳐 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