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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와 제국주의
알렉스 캘리니코스가 폴 메이슨의 IST 입장 비판에 답하다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서방과 러시아의 대립이 첨예해진 가운데, 국내에도 저서가 번역·소개된 바 있는 영국의 노동당 인사 폴 메이슨이 얼마 전 우크라이나 사태에 관한 국제사회주의경향의 성명을 비판하는 글을 냈다. 그는 러시아의 호전성과 서구 민주주의의 진보성 등을 이유로 러시아에 맞서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국제사회주의경향이 우크라이나 위기에서 미국 제국주의를 규탄한 것은 잘못됐다고 주장한다.

영국 사회주의노동자당(SWP) 중앙위원장 알렉스 캘리니코스가 메이슨의 비판을 반박했다. 한국에서도 미국·서방보다 러시아의 공세를 주로 문제 삼는 주장들이 있기에, 이 글이 유용할 것이다.

2018년 우크라이나에서 군사훈련 중인 미군들 ⓒ출처 미군

친애하는 폴에게.

제가 당신을 존중한다는 것을 알 겁니다. 저는 당신의 최신작 《파시즘을 멈추는 방법How to Stop Fascism》을 높이 평가합니다. 비록 현대판 인민전선, 그러니까 자유주의 세력과 좌파가 동맹을 맺는 것이 파시즘을 물리칠 길이라는 주장에는 반대하지만 말입니다.

그래서 우크라이나 위기에 대한 국제사회주의경향(IST)의 성명이 나오자마자 당신이 그 성명을 비판하는 글(“‘굿바이 레닌’ 하는 법을 배우기: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IST 성명 비판”)을 쓴 것을 보고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제가 그 성명의 초안 작성에 기여한 사람이기에, 당신이 애써 성명을 읽고 비판한 것이 기쁘고 놀랍기도 합니다.

그 수고에 비해 다소 간략하게 답변하더라도 양해 바랍니다. 실제로 전쟁이 목전에 닥친 상황일 수도 있어서, 그래서 논쟁이 시급해서 그런 것만은 아닙니다. 우리 사이의 진정한 쟁점이 제가 보기에는 꽤나 단순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러시아 — 유럽 유일의 제국주의 국가?

그런 점에서 먼저, 레닌과 작별 인사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당신의 글 제목이 다소 쟁점을 흐리는 것 같다는 점을 지적해야겠습니다. 당신이 오래 전에 레닌주의를 버렸다는 것은 당신도 저도 아는 바입니다. 당신이 어떻게 레닌주의자일 수 있겠습니까? 그리스에서 좌파 개혁주의였던(처음에는 그랬습니다) 시리자 정부를 지지했고, [지금도] 영국 노동당의 충성스럽고 활동적인 당원인데 말입니다. 그렇다고 레닌주의가 우리의 견해차와 무관한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블라디미르 레닌의 이론적·정치적 유산의 일부가 현재 우리의 논의와 관련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그의 제국주의 비판입니다.

레닌은 제국주의가 지나간 시대의 잔재가 아니며 단지 강대국이 약소국을 괴롭히는 것도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제국주의는 자본주의적 지배·경쟁 체계입니다. 소수의 강력한 자본주의 국가들이 세계적인 수준에서 경제적·지정학적 경쟁하는 세계적인 체제인 것이죠. 그렇다면 물음을 하나 던질 수 있습니다. 이는 오늘날에도 해당하는 것일까요? 당신 말에 따르면 그렇지 않은 듯합니다. 다음과 같은 놀라운 정식을 제시했죠. “오늘날의 갈등은 세계화를 추구하고 민주적이며 예전에는 제국주의였던 미국·유럽연합 등의 국가들과, 권위주의적이고 반(反)근대적인 중국·러시아 등의 독재 국가들 사이에서 벌어진다.”(강조는 제 것입니다.)

이 정식에는 온갖 기이한 점이 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의 러시아가 이데올로기적으로 “반(反)근대적”이라고 칩시다.(세계시장에 의존해 에너지 수출 수익을 내지만 말입니다.) 하지만 시진핑의 중국은 어떻습니까? 중국은 확실히 권위주의적이지만, 분명 경제와 사회의 초근대화 프로젝트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도대체 어떤 의미에서 중국이 당신의 대비가 함의하는 것처럼 반“세계화”적이라는 것입니까? 중국은 오늘날 세계 자본주의의 경제적 중심입니다.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 재임 시절 세계화를 비난할 때 시진핑은 자신이 세계화를 지지한다는 점을 과시했습니다. 당신의 대조법은 서방의 경쟁자들을 최대한 나쁘게 보이게 하려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이런 문제점은 미국과 유럽의 동맹국들(“유럽연합”이라고 했지만 분명 영국도 염두에 뒀을 것입니다)을 “예전에 제국주의였던 국가들”이라고 묘사하는 문제에 비하면 부차적입니다. 이 주장은 잠시 후에 다루기로 하고, 그 함의에 먼저 초점을 맞춰 보겠습니다. 이런 표현에는 유럽에는 제국주의 국가가 딱 하나밖에 없다는 함의가 있습니다. 바로 “권위주의적이고 반(反)근대적인” 러시아입니다. 아마 그래서 우리 성명에서 러시아 제국주의와 푸틴 정권을 비판하는 모든 구절에 지지를 보낸 거겠죠. 그러면서 우리가 “강경 스탈린주의자들의 신경을 긁을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습니다.(마치 우리가 그들에게 신경이라도 쓴다는 듯이 말입니다.)

이처럼 우리는 러시아 제국주의에 반대한다는 점에서 의견이 같습니다. 하지만 미국과 유럽연합, 영국이 “예전에 제국주의였던 국가들”이라고요? 진심으로 하는 말인가요? 물론, 제국주의 열강을 정확히 어떻게 정의할 것이냐는 논쟁 거리일 수 있습니다. 토니 노필드는 《시티The City》에서 경제력, 재정 능력, 군사력의 상대적 비중을 토대로 유용한 기준을 제시합니다. 저는 이 기준을 근거로 대략 6개의 제국주의 국가가 있다고 봅니다. 미국, 중국, 독일, 영국, 프랑스, 러시아죠. 그 외에 더 작지만 위험한 역내 강국들이 여럿 있습니다.

정말로 미국이 제국주의 국가가 아니라고 보는 것입니까? 역사상 가장 강력한 제국주의 국가를요?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중동에서 벌인 전쟁과 그 전쟁이 그곳 사람들에게 몰고 온 재앙을 잊었습니까? “테러와의 전쟁”은 이 지역에 대한 미국의 지배를 확고히 하기 위한 것이었는데, 오히려 미국은 거기서 역풍을 맞았습니다. 버락 오바마는 중국을 견제하려고 “아시아로의 회귀”를 시작했고, 트럼프와 바이든 모두 이를 계승했습니다.(“아시아로의 회귀”가 미국의 패권이 직면한 가장 심각한 위협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한 것이라는 주장은, 트럼프가 푸틴과 시진핑에 보이는 개인적 존경을 볼 때 설득력이 없습니다.)

제국주의 열강을 나열해 보면 유럽 국가들이 매우 두드러집니다. 중국을 제외한 브릭스(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공) 국가들은 이 축에 들지 못한다는 점이 드러났습니다. 러시아를 제외한 제국주의 열강은 미국이 제2차세계대전 이후 세운 일련의 기구들을 통해 미국과 결속돼 있습니다. 그 기구들 중 일부는 국제통화기금(IMF)이나 세계무역기구(WTO)처럼 명목상 국제 기구입니다. 그러나 결정적인 두 기구는 지역적입니다. 하나는 나토(NATO)이며, 이것은 미국과 캐나다, 오늘날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을 묶고 있는 군사 동맹입니다. 다른 하나는 유럽연합(EU)인데, 미국은 트럼프 임기를 제외하고는 1940년대 말 마셜 플랜 이래로 유럽연합의 건설을 강력하게 뒷받침해 왔습니다.

나토와 미국의 힘

1949년에 결성된 나토는 유럽에서 소련의 군사력을 억제하기 위해 고안됐습니다. 냉전이 한창일 때조차 서유럽에 대한 소련의 위협이 과연 얼마나 실질적이었는지는 따져볼 만한 문제입니다. 하지만 어찌 됐든 소련은 붕괴했는데, 그렇다면 나토의 존재 목적은 무엇이었을까요? 1990년대에 미국 대통령 빌 클린턴 행정부가 그 답을 내놨습니다. 이제 나토는 미국이 유럽에서 지배력을 유지하고 동쪽으로 영향력을 확장하기 위한 것이 됐습니다.

1999년 나토가 구 유고슬라비아 연방의 일부를 폭격한 것은 이런 목적을 염두에 둔 것이었습니다. 그 후 나토와 유럽연합은 중부 유럽과 동유럽으로 확장됐습니다. 이를 주도한 것은 클린턴이었고 이는 1990년에 소련의 마지막 지도자 미하일 고르바초프에게 한 약속을 깨는 것이었습니다. 당신은 이 점을 인정하면서도 이렇게 둘러댑니다. “소련은 … 이제 없다. … 동유럽의 신생 자본주의 지배층과 대부분의 그곳 주민들은 대부분은 나토와 유럽연합 가입을 혼돈에 빠진 러시아 제국에 다시 흡수될 위험에 대비하는 보험 정책으로 여겼다.”

이는 맞는 지적일 수도 있지만, 요점에서 벗어난 것입니다. 나토와 유럽연합의 확장은 폴란드나 발트 3국이 아니라 미국이 만든 정책이었습니다. 고(故) 피터 고완이 《글로벌 도박》[국역: 《세계 없는 세계화》, 시유시]에서 보여 줬듯이, 그 전에 미국과 유럽 국가들은 고르바초프의 “유럽 일가(一家)” 정책을 방해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고르바초프의 “유럽 일가” 정책은 냉전 시대의 군사 동맹인 바르샤바조약기구와 나토를 둘 다 해체하고 일종의 다원주의적 유럽 국가 연합을 창설하는 것을 함의했습니다. 그러나 서방의 기구들은 동쪽으로 세를 확장했죠.

이 정책의 설계자는 지미 카터 행정부에서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내고 오랫동안 민주당의 주요 지정학 전략 사상가였던 즈비그뉴 브레진스키였습니다. 《거대한 체스판》에서 그는 미국을 제국으로, 그 동맹국들을 “속국, 조공국, 보호령, 식민지”로 솔직하게 묘사하며, 유럽연합을 “미국의 패권을 위한 유라시아의 교두보이자, 민주주의 세계 체제를 유라시아로 확장시키기 위한 잠재적 발판”으로 봅니다. 그리고 이러한 전략은 효과가 있었습니다. 확장된 나토는 미국 정부의 출격 명령에 따라 리비아를 폭격하고, 아프가니스탄을 점령하고, 중국 포위를 도와 왔습니다. 그리고 나토는 미국이 유럽에 거대한 군사 기지망을 유지하는 것을 정당화해 줍니다.

유럽연합은 전 세계에서 시장의 규율을 강요하는 데서도 중요한 미국의 파트너입니다. 2010년대에 유럽연합과 독일이 강요한 긴축에 맞선 그리스 노동자들의 투쟁을 열정적으로 지지했던 만큼, 이를 부인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당신의 친구 야니스 바루파키스[시리자 정부 당시 재무장관]가 전한 말도 기억해야 합니다. 2015년 1월 그리스 총선에서 시리자가 승리하자 독일의 재무장관 볼프강 쇼이블레는 “선거가 경제 정책을 바꾸도록 내버려 둬선 안 된다”고 말했다고 했죠.(《방 안의 어른들Adults in the Room》, Vintage, 2017, 236쪽). 제국주의는 정치적일 뿐 아니라 경제적이기도 합니다. 유럽중앙은행이 2015년 여름 그리스 은행들을 폐쇄해 시리자에 항복을 강요한 것이 그런 사례입니다.

우크라이나의 곤경

따라서 나토와 유럽연합의 확장은 서방 제국주의의 세계적 지배력을 유지하고 확장하기 위한 것입니다. 당신은 바이든이 푸틴의 요구에 응하지 않는 것에 지지를 보내지만, 푸틴의 가장 중요한 요구인 우크라이나의 나토 불가입 보장에 대한 얘기는 슬쩍 피해 갑니다. 물론 우리는 푸틴이 무력을 동원한 위협으로 요구를 관철하려는 것에 반대합니다. 그러나 “공허한 구호”에 매달리지 않는 현실주의적 정치가를 자처한다면, 우크라이나 나토 불가입 보장 요구를 무조건적은 아니어도 러시아에도 일정한 양보를 받아내는 식으로 들어주는 것을 고려하지 못할 이유는 무엇입니까?

사실 이런 식의 주고받기로 존 F 케네디와 니키타 흐루쇼프는 쿠바 미사일 위기를 해결했습니다.(이는 미국을 선제 핵 공격 해 달라고 소련에 간청했던 피델 카스트로의 부질없는 항의를 거스른 것이었습니다.) 부디 “동유럽의 서구 지향적인 신생 민주주의 문화” 운운하며 회피하지 말아 주십시오. 특정한 군사 동맹에 참여할 천부적 권리 같은 것은 없으며, 나토 가입은 우크라이나가 소련에서 독립한 이래 늘 여론이 첨예하게 갈리는 쟁점이었습니다. 러시아가 뒷받침하는 분리 독립 “공화국들”이 우크라이나로 반환된다면 더더욱 그럴 것입니다.

이는 우크라이나 자체에 대한 물음으로 이어집니다. 당신이 인정하듯, IST의 성명은 우크라이나 사람들이 전쟁의 주요 희생자가 될 것이라고 경고하며 그들의 자결권을 지지합니다. 우크라이나인들에게도 자위권이 있습니까? 물론 있습니다. 그러나 현 상황에서 이 자위권은 당신이 말하듯 우크라이나 정부와 그 군대의 항전을 뜻할 것입니다.

그런데 2014년 이후 우크라이나 의회는 초등학교에서 우크라이나어로만 수업을 하게 하는 법을 통과시켰습니다. 많은 우크라이나인들이 러시아어와 우크라이나어 모두를 일상 생활에서 쓰고 있고, 이런 법이 헝가리계, 유대계, 타타르계와 같은 소수민족의 권리를 침해함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또한 2015년 도네츠크와 루한스크의 분리 독립 지역에서 전투를 끝낸다면서 조인한 제2차민스크협정을 이행하지 않았으며(협정을 따랐다면 그 지역들은 더 많은 자치권이 보장된 “특별 지위”를 얻게 될 것이었습니다) 나토 가입을 헌법에 [주요 목표로] 명시했습니다.

물론 우크라이나 정부만이 여기에서 유일한 악당은 아닙니다. 러시아도 어마어마하게 많은 부정직과 더러운 속임수를 썼습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를 재통합시키지 못하는 배타적 민족주의를 견지하면서, 서방의 군사 지원에 의존해 이런 정책을 계속 추구하려 하는 우크라이나 정부에 많은 신뢰를 보내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당신은 국제 좌파가 이 정부를 지지하되, “인민 전쟁을 요구해 그 과실로서 사회·경제적 정의와 올리가르히 권력의 종말을” 쟁취하자고 제안합니다. 이것이야말로 “공허한 구호”입니다. 매우 있음직하지 않은 일이기는 하지만,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침공을 물리친다면 우크라이나 정부는 배타적 정책을 더 밀어붙이고 러시아에 우호적인 상당수의 우크라이나인들을 탄압할 것입니다.

사실 유혈 사태와 파괴, 대규모 피난, 경제 붕괴를 제쳐놓더라도, 우크라이나에서의 전쟁을 반대하는 주된 이유 하나는 러시아 점령군이 우크라이나의 반러시아파를 분쇄하려 함에 따라 양측에서 인종 청소와 대규모 탄압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유럽은 야만으로 몇 걸음 더 떠밀리게 될 것입니다.

진보적 제국주의와의 인민전선

당신은 레닌의 말을 인용하며 “진실은 구체적”이라고 말합니다. 맞는 말이지만 그람시의 《옥중수고》에 나오는 멋진 구절로 보완해야 합니다. 그람시는 마르크스주의가 “통치의 기예를 스스로 익히고 싶어하고, 심지어 불쾌한 것일지라도 모든 진리를 알고자 하고, 상층 계급의 (불가능한) 기만은 물론 그들 자신의 기만조차도 피하는 데 관심이 있는 하층 계급의 표현체다”고 썼습니다(《옥중수고》 2권, Einaudi, 1975, 1688쪽).

자기 기만에 대한 그람시의 논점은 매우 중요합니다. 지금 상황은 러시아의 군홧발에 용감한 우크라이나가 짓밟히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이것은 제국주의 간 갈등입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독립 이후 인민의 기대를 등진 수많은 정부들의 최신 사례에 불과하며, 이 갈등에서 졸개 구실을 하고 있을 뿐입니다. 우크라이나의 자기 방어 문제로 초점을 흐리고 미국과, 유럽에 있는 “조공국”들을 “예전에 제국주의였던” 민주주의 국가로 묘사하면서 당신은 그저 자신을 기만하고, 당신의 영향력을 통해 잠재적으로는 다른 사람들도 속이고 있을 뿐입니다.

물론, 이 갈등의 본질을 인식한다고 해서 곧 해결책을 손에 쥐게 되는 것은 아닙니다. 안타깝게도 급진적이고 혁명적인 좌파가 국제적으로 너무나 약해서 이번 위기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진실을 말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특히, 지금 같은 위기가 앞으로 더 많이 벌어질 것이고, 여기에는 미국과 미국의 진정한 도전자인 중국이 연루될 것이라서 더 위험할 것이기에 진실을 말하는 것은 더욱 중요합니다. 당신은 “예전에 제국주의였던” 서방의 편에 선 듯합니다. 비록 당신의 전망은 더 급진적이고 주장은 더 정교하지만, IST에 대한 당신의 비판은 본질적으로 [영국 노동당 대표] 키어 스타머가 수치스럽게도 전쟁저지연합을 비난하며 나토에 충성을 맹세한 것과 별반 다르지 않아 보입니다.

새로이 발전(혹은 퇴보라고 해야 할까요)한 당신의 인민전선 정치는 이제 미국과 중국·러시아의 갈등에 “반파시즘” 투쟁이라는 프레임을 씌우고는 좌파가 “권위주의적이고 사회적으로 보수적인” 중국·러시아에 맞서 진보적 제국주의와 단결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좌파가 이를 받아들인다면 목숨이 걸리게 될 이 투쟁에서 자국 지배계급에 무장해제될 것입니다. 적어도 여전히 제국주의 체제가 세계를 지배하고 있다고 본다는 최소한의 의미에서라도 레닌주의를 고수할 때에만, 우리는 미래를 바꾸기 위해 필요한 정치적 독립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동지애를 담아, 알렉스 캘리니코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