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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한 화물연대 한국타이어지회장:
“십수 년 만의 열기. 단호하게 싸워 나갈 것입니다”

화물연대가 파업에 돌입한 6월 7일, 본지는 대전 한국타이어 공장 앞에서 열린 파업 출정식에서 권영한 한국타이어지회장을 만났다.
그는 파업 돌입 이후 조합원들과 함께 자기 공장만이 아니라 자동차 부품사 한온시스템, 최근 계약해지와 구속 등 탄압에 직면한 하이트진로 등을 두루 돌며 투쟁하고 있다.
권영한 지회장이 노동자들의 요구와 투쟁 분위기를 전한다.

화물 노동자들이 파업하는 이유는 뭔가요?

결정적으로 요소수 가격과 유가가 급등해서, 전적으로 모두 화물 노동자에게 전가되다 보니까 파업에 들어갔습니다.

작년 3월에 유가가 리터당 1313원이었습니다. 올해 3월에는 1918원이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국제적인 경제 흐름에 따라 유가가 급등해서 지금은 2000원이 넘었습니다.

화물 노동자들은 월 평균 250만 원 정도 손해를 보고 있습니다. 운송을 해도 우리에게 남는 것이 거의 없습니다. 일을 포기하는 차들도 많이 생겼습니다.

권영한 화물연대 한국타이어지회장 ⓒ안우춘

그런데 운송료는 그대로예요. 그렇다면 유가 보조금 같은 것을 정부가 마련해야 합니다. 유가가 이렇게 올랐으니 운송료가 인상돼야 합니다.

그런데 정부는 오히려 안전운임제 자체를 2022년 말 일몰제로 해서 폐지하려고 합니다.

안전운임제는 화물 노동자에게 최저임금이기 때문에 이것만큼은 지켜져야 합니다.

전체 41만 화물 노동자 중에서 안전운임제 혜택을 받는 차량은 2만 6000대에 불과합니다. 수출입 컨테이너, BCT(벌크 시멘트 트레일러)에 한해서만 적용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전 품목, 전 차종으로 안전운임제가 확대돼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또, 고유가 현실에 맞게 운송료가 인상돼야 합니다.

윤석열 정부는 “법 질서” 운운하면서 탄압에 나섰는데요.

윤석열 정부는 노동 배제, 규제완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화물연대 파업에 대해서도 계속 강경 대응하겠다고 합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자 시절부터 SPC 화물 투쟁을 언급하면서 “법대로 하겠다”고 해 왔죠.

보수 언론들도 마치 화물연대가 이기적인 요구를 하고 범죄집단인 것처럼 악의적으로 왜곡 보도를 하고 있습니다.

파업 전에 국토부가 화물연대와 만났는데, (주로 대기업들인) 화주 쪽 요구를 대변하고 있습니다. 안전운임제 유지와 확대 요구에는 묵묵부답입니다. 오히려 그동안 안전운임제 때문에 화주들이 너무 많은 손해를 봤으니 운임을 인하해야 한다는 식입니다.

우리 노동자들은 이렇게 힘든데, 화주들이나 생각하고 있는 거죠.

그러나 안전운임제는 여러 실험과 공청회를 통해서 화물 노동자의 최저임금이라고 정해진 것입니다. 실제로 안전운임제를 시행하고 난 뒤에 사고율이 굉장히 낮아졌습니다. 왜냐하면 운송 단가가 높아지다 보니까, 무리하게 과적‍·‍과속하지 않아도 되는 거죠.

그래서 우리 조합원들은 업무방해[죄 위협과] 탄압이 있더라도, 투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안전운임제를 지켜내야 하고, 확대해야 합니다.

윤석열 정부의 고통전가에 맞서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싸울 것입니다.

파업으로 멈춰 선 자동차 운송(카캐리어) 트럭들. 6월 7일 광주지역 ⓒ제공 김종열 광주카캐리어 지회장

파업 노동자들의 분위기는 어떤가요?

파업 전에 5월 28일, 서울에서 총력 결의대회를 했습니다. 1만 2000명이 모였습니다. 2008년 유가가 1800원대로 올랐을 때처럼, 십수 년 만에 노동자들이 많이 참여한 것입니다. 우리 생존권과 직결된 문제기 때문에 더 이상은 못참겠다, 이런 분위기가 표출된 것입니다.

이번 총파업에도, 주차장에 가 보면 거의 대부분 차를 세워 두고 있습니다. 파업 현장에는 함께하지 못해도, 비조합원들도 상당히 참여하고 있는 것입니다.

저도 투쟁을 많이 해 봤지만, 다들 느끼는 건 십수 년 만에 노동자의 함성 목소리가 다르다는 것입니다. 집회를 마치면 목이 다 쉴 정도입니다. 그만큼 정당한 운송료를 받아야 한다는 절규가 크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이번에 안전운임제를 적용받지 못했던 일반 카고차, 윙바디 등 다양한 업종에 있는 조합원들이 대거 참여했습니다. 오히려 그분들이 더 나서서 우리의 권리를 주장하며 결의를 다지고 있기도 합니다. 다들 눈빛이 반짝반짝합니다.

이번 파업이 승리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연대가 무엇입니까? 노동자들이 함께하는 것입니다. 철도노조가 대체 운송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많은 노동자들이 우리를 지지한다고 합니다.

윤석열 정부 들어서 화물연대가 처음으로 투쟁하고 있습니다. 노동자들이 단결해서 성과가 나오면, 다음에 이어지는 투쟁들도 힘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화물 노동자들도 인간다운 삶을 살기 위해서 열심히 투쟁하고 있습니다. 저도 이 투쟁 반드시 승리할 수 있도록 단호하게, 최선을 다해 싸워 나갈 것입니다. 필사즉생의 각오로 투쟁에 임하고 있습니다. 우리 투쟁에 깊은 관심을 기울여 주시고, 지지하고 연대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