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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값 등록금 시대” 열린다더니, 고작 동결?:
학교 당국은 등록금 동결 계획 철회하고, 대폭 인하하라!

 이 글은 1월 14일 노동자연대학생그룹 이대모임이 발표한 성명서다.

지난 1월 7일 〈한국대학신문〉은 30여개 대학 당국에 등록금 책정 방향을 인터뷰해 그 결과를 보도했다. 그 기사를 보면, 우리 이화여대 당국 관계자는 등록금을 인하하지 않고 동결 수준에서 책정할 계획이라고 답변했다고 한다.

학교 당국은 이 보도가 사실인지 명백히 밝혀야 할 것이다. 만약 이 보도가 사실이라면, 우리는 심각한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재 우리 대학은 연간 평균 등록금이 8백70만 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대학 중 하나다. 학교 당국에 돈이 없어서 등록금이 높았던 것이 아니다.

등록금으로 자산 불리기 중단해야

학교 당국이 지금껏 쌓아 온 적립금은 7천 억 원으로 전국대학 1위다. 학교 당국은 예산을 부풀려 남은 돈을 적립금으로 쌓는 ‘예산안 뻥튀기’로 자산을 늘려왔다.

심지어 2009년엔 예결산 차액이 7백59억 원이나 돼 사립대 가운데 뻥튀기가 제일 심했다. 이 금액은 대학원 포함 2만 3천 학우들에게 그 해에 무려 등록금 3백3십만 원씩 깎아 줄 수 있는 금액이다!

그러나 학교 당국은 예산 과다 책정으로 등록금 인상의 명분을 만들고, 이 등록금을 모아 자산을 불려 왔던 것이다.

적립금이 쌓이는 무게만큼, 우리 학교 학우들과 부모님들의 등골은 점점 더 휘어져만 갔다. 이제 갓 입학한 새내기들도 합격의 기쁨은 잠깐이고, 높은 등록금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도 학교 당국은 등록금을 대폭 인하하지 않고, 고액 등록금으로 자산 불리기를 계속하겠다는 것인가?

‘등록금 반값 시대’는 어디로 갔나?

사실 등골이 휠 정도로 등록금 부담이 높은 것은 단지 우리 학교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국의 모든 대학생들과 부모님들이 겪는 고통이다. 이런 고통을 더는 참을 수 없었던 우리 대학생들이 지난 몇 년 간 등록금 인상에 저항하고 반값 등록금을 요구하며 투쟁한 성과로 이제 “반값 등록금”은 시대적 상식이 됐다.

반값 등록금에 가장 열의가 없었던 박근혜 당선인마저 등록금 부담을 반으로 줄이겠다고 공약하고 우리 학교 앞에 반값 등록금 실현 현수막까지 붙였다.

그런데 학교 당국이 올해 등록금을 대폭 인하하기는커녕 지난해 3.5퍼센트 인하에도 못 미치는 동결 기조로 나아가겠다는 건 이런 시대적 흐름에 역행해도 한참 역행하는 일이다.

고액의 등록금은 그대로 두고 성적 제한을 둔 국가장학금 등으로 일부 지원을 하는 방식은 학생들의 고통을 근본적으로 없앨 수 없다. 실제 소득이 가장 낮은 계층 학생들이 국가장학금을 받지 못하는 이유의 90퍼센트 이상이 성적 제한 때문이다. "반값 등록금 완전 실현"을 하려면 사립대를 규제해야 하고, 등록금 고지서의 숫자 자체가 달라져야 한다. 학교 당국이 학생들을 돈 벌이 수단으로만 여기는 것이 아니라면, 올해 등록금을 대폭 인하해야 한다.

14일부터 등록금 심의위원회가 열린다. 학교가 이 자리에서 우리의 이러한 요구를 무시하고, 끝내 등록금을 대폭 인하하지 않고 동결하는 데에 그친다면, 학우들의 저항에 부딪히게 될 것이다. 우리 노동자연대학생그룹도 학우들과 함께 “반값등록금 시대”에 역행하는 학교 당국에 맞서 투쟁을 건설하는 데에 나설 것이다.

2013년 1월 14일

노동자연대학생그룹 이대모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