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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가짜 ‘정상화’에 맞서:
서울대병원·경북대병원 노조가 4월 24일 총파업에 동참한다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대병원분회와 경북대병원분회가 민주노총의 4·24 총파업에 동참하기로 결정했다.

두 국립대 병원 분회는 정부의 공공기관 가짜 ‘정상화’에 맞서 파업을 하기로 결정했다.

박근혜 정부는 지난 1월 1차 ‘정상화’ 조처에 따라 임금과 복지를 삭감하지 않은 ‘미이행 기관’ 13곳을 발표했는데 그중 11곳이 국립대 병원들이었다.

지난해 내내 병원 노동자들이 정부의 의료 민영화에 맞서 네 차례나 벌인 파업은 노동조건을 방어하는 것으로도 이어졌다.

국립대 병원 ‘정상화’는 의료의 비정상화 2014년 7월 22일 서울대병원 파업 집회. ⓒ조승진

특히 서울대병원 분회는 서울대병원 사측이 설립한 영리 자회사 헬스커넥트의 불법성을 폭로하며 의료 민영화 추진에 제동을 거는 구실을 했다. 이는 다른 병원의 영리자회사 추진도 주춤하게 만들었다.

박근혜 정부는 이처럼 의료 민영화 반대 투쟁에서 중요한 구실을 한 서울대병원 노동자들을 공격해 투쟁의 기선을 잡으려 한다.

첫째, 정부는 국립대 병원 전체에 오는 6월까지 1차 ‘정상화’를 이행하지 않으면 내년까지 임금을 동결하겠다고 협박하고 있다. 교육부는 개별 병원의 단협 개악이 여의치 않자 취업규칙 개정안 동의 서명을 노동자 과반에게 받으라는 지침을 내렸다. 서울대병원 사측은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 30일 단협 해지를 통고하고 서울대병원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취업규칙 개정 동의서에 서명을 받았다. 경북대병원 사측도 지난 연말 단체협약 해지를 통고했다.

박경득 서울대병원 분회장은 이런 조처가 모두 기존 단협을 어긴 것이라고 지적한다.

“기존 단협에는 단협 기간이 만료되기 한 달 전(10월 7일)에 교섭을 요청하지 않을 경우 자동 갱신되도록 돼 있어요. 그런데 병원 측은 이 때까지 교섭을 요청하지 않았어요. 그래놓고 느닷없이 연말에 단협 해지를 ‘통고’한 거예요. 이건 무효입니다. 또 기존 단협에는 취업규칙 불이익 개정시 노조의 서면 동의를 받도록 한 조항이 있어요. 사측은 이것도 무시하고 노동자들에게 개별적으로 서명을 받았습니다. 마찬가지로 이것도 무효죠.”

“최근 노조 가입자만 4백 명”

서울대병원 분회는 서울중앙지법에 ‘단체협약해지통고 효력정지가처분 신청’을, 고용노동부 서울지방노동청에 취업규칙 개정의 위법성을 지적하는 진정서를 제출했다.

둘째, 특히 서울대병원 사측은 이번 취업규칙 개정안에 2차 ‘정상화’ 조처의 핵심인 성과급제 도입도 포함시켰다. 공공기관들 중 가장 먼저다.

박경득 분회장은 “성과급제 도입은 전체 임금을 하향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노동자들 사이에 경쟁을 유도하고 단결을 가로막을 수 있습니다. 그러면 노동조합이 마비될 수도 있어요.”

사측은 퇴직수당도 없애려 한다. “원래 퇴직금 누진제를 없앤 대신 퇴직수당을 조금 올려 준 건데 이걸 없애면 퇴직연금이 크게 줄어요. 병원 측은 손실분을 임금에 반영해 손해보는 일은 없다고 하지만 사실이 아닙니다. 게다가 신규 입사자들에게는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현 재직자와 신규 노동자들 사이를 분열시킬 수 있어요. 이건 절대로 동의해 줄 수 없습니다.”

이에 대한 불만이 얼마나 큰지는 최근 노조 가입자가 4백 명이나 된다는 사실이 잘 보여 준다. 특히 이들 중 다수를 차지하는 간호사들의 불만이 크다.

병원 노동자들의 노동조건 악화는 곧바로 의료의 질 저하로 이어진다. 병원 노동자들은 노동강도가 지나치게 세지만 처우는 열악하다. 간호사들의 이직률이 높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진단검사 쪽도 사실상 24시간 가동되고 있어요. 응급환자도 아닌데 새벽 두 시에 MRI를 찍겠다는 거에요. 환자한테는 두 달 기다렸다 찍을래 아니면 새벽에라도 찍을래 하는 거죠. 환자들이야 당연히 어떻게든 진료를 받으려고 새벽에 와요. 그런데 이런 식이면 돈벌이에는 도움이 될지 몰라도 환자도 힘들고 노동자도 힘들어요.”

이런 상황에서는 환자와 병원 노동자들이 서로 믿고 협조하기가 어렵다. 그만큼 실수가 생길 가능성도 커진다. 다행히 이런 일은 노조가 문제 제기하고 싸워서 더이상 시행되지 않고 있다.

박경득 분회장은 “그래서 4월에 제대로 파업해 보자고 결정한 겁니다” 하며 결의를 다졌다.

서울대병원분회는 오는 3월 18일에 중식집회를 열고 투쟁 결의를 다질 예정이다. 서울대병원 노동자들의 투쟁은 국립대병원을 비롯해 다른 병원 노동자들의 투쟁에도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 민주노총과 함께 파업에 돌입하면 효과도 클 것이다. 이런 일은 앞으로 더 확대돼야 한다.

서울대병원 노동자들의 파업에 지지와 연대를 보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