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자가 결단을 내릴 때가 다가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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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스 캘리니코스는 런던대학교 킹스칼리지 유럽학 교수이자 영국 사회주의노동자당(SWP)의 중앙위원장이다.
시리자가 이끄는 그리스 좌파 정부가 유럽연합과의 대결에서 결단을 내릴 때가 다가오고 있다는 논평이 많다. 그리스는 5월 12일까지 7억 7천만 유로를 국제통화기금
노동부 장관 파노스 스쿠르레티스는 IMF가 “매우 완고하게 연금 삭감, 대량 해고, 최저임금 인상 불가 등의 노동 개혁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리자 정부가 보내는 신호는 모순된다. 그리스 협상단 대표가 재무장관 야니스 바루파키스에서 외무부 차관 유클리드 차칼로토스로 교체된 것은, 치프라스가
어떤 사람들은 치프라스가 결국 타협하면 좌파 의견그룹 레프트 플랫폼이 긴축에 반대해 뛰쳐나오면서 시리자는 분열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나는 이런 예측에 대해 회의적이다.
역사를 보면, 좌파 정부가 자본에 굴복하는 쪽으로 노선을 변경할 때 그 안의 좌파는 저항하지 않았다. 1975년 여름 영국 노동당 정부의 총리 해럴드 윌슨이
4월 29일 시리자에 관해 많은 것을 시사하는 사건이 하나 더 있었다. 키프로스의 니코시아에서 치프라스는 이집트 대통령 압델 파타 엘시시, 남키프로스 대통령 니코스 아나스타시아데스와 3자 정상회담을 하고 악수하며 사진을 찍었다.
“이라크군이 아이시스 반대 국제 동맹의 지지에 힘입어 최근 전진하고 있다는 소식에 우리는 고무됐다.”
놀라운 소식이다.
‘테러와의 전쟁’
2011년 1월 25일 이집트 혁명은 전 세계 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줬고,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 점거 운동을 본뜬 운동이 세계 곳곳에서 생겨났다. 그 가장 중요한 사례 하나는 바로 2011년 여름 아테네 신타그마 광장 등 그리스 전역의 광장들을 점거한 운동이었다. 시리자는 이 운동에 큰 힘을 실었었다.
그래서 치프라스가 이집트에서 반혁명을 일으킨 도살자 엘시시와 악수하고, 최신 버전의 ‘테러와의 전쟁’을 지지하겠다고 약속하는 장면은 큰 충격이다.
그리스·이집트·남키프로스 정상회담은 지중해 동부의 해저 자원에 대한 접근권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인근 국가들의 경쟁을 반영하는 것이다. 그리스·남키프로스·이스라엘이 터키와 각을 세우는 일은 그 지역에서는 익숙하다.
이런 상황 전개는 치프라스가 우파 정당인 그리스독립당과 연립정부를 구성한 것이 단지 의회 다수파를 차지하기 위한 것만은 아니었음을 확인시켜 준다. 그리스독립당과 마찬가지로 치프라스도 지중해 동부에서 그리스 자본주의의 이해관계를 천명하고 싶어 한다.
그런데 그리스·남키프로스·이스라엘의 정상회담은 치프라스·유럽연합 협상의 일부일지도 모른다. 치프라스는 유럽 지배자들에게 지중해에 대한 기존 제국주의 질서를 지키려면 자기에게 기대야 한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그러나 긴축을 끝내려면 그 질서를 지키는 것이 아니라 도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