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선한 분노 ― 자본에 저항하는 불온한 사랑》:
급진화하는 청년들의 ‘선한 분노’가 잠재력을 발휘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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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초 세월호 참사 1주기에 맞춰 나온 《선한 분노》는
저자 박성미 씨는 단편영화와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영화감독으로 2012년 한진중공업 희망버스를 소재로 한
2011년은 제2의 1968년이라고 할 정도로 전 세계에서 급진화와 투쟁의 물결이 일었던 해다. 이 책에는 그 일들을 함께 겪은 많은 청년들이 공감할 수 있는 경험들이 녹아 있다. 필자도 박성미 씨와 똑같이 홍익대 청소 노동자 투쟁을 보며 눈물 지었고, 한진중공업 희망버스를 타고 영도다리를 건너가 최루액을 맞는 잊지 못할 경험을 했고, 그 경험을 통해 체제에 대한 더 큰 물음들을 던지며 사회운동에 더 깊숙이 참여하게 됐다.
저자는 그런 경험들 속에서 부조리, 자본과 권력의 실체, 언론의 위선, 그리고 연대의 소중함과 승리의 가능성 등을 풀어냈다.
뒤집어진 세계
저자는
이 책의 장점 또 하나는 홍익대 청소노동자 투쟁과 한진중공업 희망버스 등 사회운동에 적극 참가한 저자의 경험이 생생하게 살아 있다는 점이다. 불의에 분노했지만 현실은 잘 몰랐던 소위
저자는
체제의 민낯을 마주한 저자는 동시에 연대의 가능성도 느낀다. 저자는 홍익대 청소노동자들을 지원하고자
화수분
이 책은 쉽게 읽는 정치 에세이지만 자본주의 경제체제의 메커니즘을 규명하는 데 적지 않은 분량을 할애한다. 저자의 주장이 글 전반에 흩어져 있어서 명쾌하게 이해하기 어려운 점이 있지만 자본주의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이 여기저기서 반짝인다.
저자는 자본주의에서 경제 성장이 평범한 사람들의 사정이 좋아지는 것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저자는 이 사회에서 돈을 버는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 하나는 노동을 통해 돈을 버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화수분을 구매해서 돈을 버는 것이라 주장한다.
여기서
경제 전체에서 추가적으로 늘어나는 이윤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다. 오로지 남의 것을 빼앗아 오는 방식만 있을 뿐이다.
이런 분석은 저자의 정치적 결론과도 연결이 된다. 저자는 대형 브랜드를 소비하지 않기, 필요하지 않은 물건들을 소비하지 않기, 누군가를 수탈하지 않는 윤리적 기업을 만들기 등으로 이윤 중심 체제를 개혁해 보려 한다. 물론 기본소득은 지지할 만하다. 그러나 개개인의 윤리적 소비나 이윤을 추구하지 않는 기업
또한 저자의 눈에 비친 노동자는 생산영역에서 집단적인 생산을 하고 그렇기에 집단적으로 이윤에 타격을 미칠 수 있는 거대한 힘을 가진 거인이라기보다는, 소비 영역에서 파편화되고 원자화된 개인들의 통칭이다.
‘선한 분노’를 급진화 시키기
이처럼 저자가 주장하는 사회적 연대는 선한 개인들의 도덕적인 정의감에 바탕을 둔 연대다. 물론 이런 연대는 더 많아져야 한다. 그러나 자본주의가 개인에게 가하는 압력 또한 결코 무시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개인들의 연대는 강점 만큼 약점도 크다. 이런 딜레마 때문에 저자는 괴물 같은 자본주의 체제가 존속하는 이유로
따라서 분노한 우리는 사람들을 객관적이고 집단적인 이해관계로 묶어주는
마르크스는
이는 뒤집어서 노동자들의 작업 거부 즉, 파업이 이윤의 원천을 공격할 수 있는 가능성도 보여 준다. 청년들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