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동성결혼 합법화가 한 걸음 더 나아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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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6일 대만 입법원(국회)의 사법·법제 위원회가 사상 처음 실질적으로 동성결혼 법안을 심사했다. 동성결혼 합법화를 담은 민법 수정안은 세 시간의 논의를 거쳐 통과돼 합법화에 한발 더 나아갔다.

이 소식을 듣고 입법원 밖에 있던 동성결혼 합법화 지지자 3만 3천 명은 환호했다. 기쁨의 눈물을 흘린 사람도 적지 않았다.

동성결혼 합법화하라 동성결혼 법안의 사법·법제 위원회 통과 소식을 듣고 기뻐하는 사람들. ⓒ사진 출처 연합보(聯合報)

동성결혼 합법화하라 동성결혼 법안의 사법·법제 위원회 통과 소식을 듣고 눈물을 흘리는 사람들. ⓒ사진 출처 연합보(聯合報)

12월 19일부터 심사 전날까지 동성결혼 합법화 지지 단체인 ‘혼인평권 작은 꿀벌’(婚姻平權小蜜蜂)은 동성결혼 법안에 대한 지지를 확대하고자 전국 각지에서 거리 선전을 활발히 벌였다.(대만의 동성결혼 합법화 운동에 대해서는 '동성결혼 합법화 운동이 활발하게 벌어지다'를 보시오.)

동성애 운동 단체 ‘동지자문핫라인협회’(同志諮詢熱線協會) 비서장인 펑치묘(彭治謬)는 입법위원(국회의원)들이 동성애자에게 평등한 법적 권리를 부여하는 것을 논의하는 것이야말로 인권을 보장하는 일이며 입법원이 해야 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입법원 바깥의 다른 곳에서는 반(反) 동성애 단체 소속 1만 3천 명이 ‘차이잉원(총통) 하야하라’, ‘심사를 중단하라’, ‘국민투표로 결정하라’ 하고 외치며 시위를 했다.

이번 심사를 통해 동성결혼 법제화의 다음 단계인 조야협상(朝野協商, 여야협상)으로 넘겨지게 된 민법 수정안은 두 버전이 있다. 하나는 3대 정당인 민진당, 국민당 및 시대역량 당의 초안들을 수정·통합한 안이고, 다른 하나는 새롭게 제출·심의된 민진당 입법위원 차이이위(蔡易餘)의 안이다.

3당 통합안의 핵심 내용은 “이성 혹은 동성의 혼인 당사자는 평등하게 본법 및 다른 법규에서 부처(夫妻), 배우(配偶)에 관한 규정의 적용을 받는다”, “이성 혹은 동성 배우는 평등하게 본법 혹은 다른 법규에서 부모자녀, 친족에 관한 규정의 적용을 받는다”이다. 동성 가정도 동등하게 민법을 적용하기로 한 것이다.

그러나 혼인 체결을 규정하는 기존 조항(“혼약은 남녀 당사자가 스스로 결정할 것이다”)은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대신 “동성 혼인은 쌍방 당사자가 스스로 결정할 것이다”라는 내용을 추가하기로 했다. 애초에는 기존 조항의 ‘남녀’를 ‘쌍방’으로 수정하는 안이 논의됐었다. 사법·법제 위원회가 반대 여론을 의식해 일부 후퇴한 것이다.

그런데 차이이위(蔡易餘)의 안은 문제가 더 크다. 그는 “신성한 일부일처의 혼인제도를 규정하는 민법에 [포함시키는 게] 아니라 동성결혼 특별법을 정하라”는 반(反) 동성애 세력의 주장을 부분적으로 수용해 민법에서 ‘동성결혼전장(同性婚姻專章)’을 신설했다. 동성결혼을 법제화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이 안은 성평등 운동 단체로부터 비판을 받았다. 같은 민법 안에서 동성결혼을 이성결혼과 분리시킴으로써 동성애자와 이성애자의 차이를 부당하게 조장한다는 이유다.

특별법은 차별적

한편 ‘동성결혼 특별법’ 요구를 완전히 수용하려 하는 목소리도 사법·법제 위원회에서 나왔다. 민진당과 국민당의 의원총회 총소집인들은 둘다 동성결혼 특별법 제정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특별법을 만드는 안도 조야협상으로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

동성결혼 합법화는 내년 초 열릴 차기 입법원 회기에서 조야협상을 거쳐 2, 3 독회를 통과해야 하므로 빨라도 반년이 걸릴 것이다. 민진당과 국민당이 동성애자를 ‘특별한’ 국민 취급하는 ‘동성결혼 특별법’이 아니라 동성결혼을 민법에 포함시키는 안을 지지하도록 ‘혼인평권 작은 꿀벌’ 등 동성애 차별에 반대하는 단체들은 경계를 풀지 말고 운동을 계속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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