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는 왜 침몰했나? 안전을 팔아먹는 이윤 체제와 그 부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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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4월 16일 전남 진도 앞바다에서 세월호는 갑자기 오른쪽으로 휙 돌았다.

급선회 직후 갑판에 있던 컨테이너와 철근이 옆으로 미끄러지며 바다로 추락했다. 화물이 한쪽으로 쏠리자 걷잡을 수 없는 전복이 시작됐다.

배가 기울수록 물은 점점 더 많이 들어왔고, 물이 들어올수록 배는 더 빨리 기울었다. 결국 세월호는 기울어지기 시작한 지 불과 1백1분 만에 가라앉았다.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12월 17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 놓인 3백4개의 구명조끼와, 희생자를 추모하는 아이 ⓒ사진 조승진

급격한 우회전의 원인은 무엇이었을까? 법원은 기관장 경력이 30년인 정대진 씨의 증언이 일리 있다고 봤다. 정대진 씨는 조타기 관련 고장 가능성을 제기했다. 15~20년 이상 된 노후 선박에서는 조타기를 통해 방향을 조절하는 밸브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법원은 엔진 이상 가능성도 제기하며 “다양한 [침몰]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선체를 인양한 뒤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제주 해군기지

지난해 6월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는 참사 당일 세월호에 제주 해군기지 건설용 철근 수백 톤이 실렸음을 공식 확인했다.

철근은 당시 세월호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화물이었다. 화물 과적은 참사 원인 규명에서 중요한 쟁점이다. 게다가 철근은 규정을 어긴 채 대충 고박됐다.

화물을 과적하니 그만큼 평형수를 빼야 했다. 그런데 세월호는 증개축을 한 뒤 복원성이 크게 나빠져서, 실을 수 있는 화물량은 절반으로 줄고, 넣어야 하는 평형수는 네 배로 늘었다. 그런데 참사 당일에는 화물은 최대 적재량의 두 배 이상, 평형수는 최소 필요량의 절반 이하를 실었다!

특조위는 세월호가 애초부터 제주 해군기지 물동량을 노리고 들여 온 배일 가능성도 제기했다.

2010년부터 청해진해운은 제주 해군기지 건설 등으로 물동량이 증가할 것을 대비했다. 그리고 같은 해 세월호 도입을 결정했다. 실제로 기지 건설이 본격화되자, 2013년 제주항에서 건설 자재 입항 화물량이 2배 가까이 폭증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 해군기지 공사에 차질이 생긴 정황도 있다. 이쯤 되면, 애초에 정부가 과적을 (방치한 정도가 아니라) 지시했을 공산도 크다. 세월호가 국정원이 직접 보고받는 유일한 선박이었음을 감안하면, 그 개연성은 더욱 커진다.

제주 해군기지행 철근 과적은, 박근혜 정부가 구조 방기와 규제 완화의 책임만이 아니라 세월호 침몰의 직접적 책임을 지고 있음을 뜻한다.

정부의 친제국주의 정책을 위해 청해진해운은 무리하게 철근을 실었고, 학생들은 과적된 화물에 얹혀 갔다. 이처럼 제주 해군기지는 강정마을 주민의 삶을 짓밟았고 3백4명의 목숨마저 앗아갔다.

이윤과 부패

증개축되면서, 세월호의 선수 우현은 좌현보다 30톤 더 가벼워졌다. 이것은 참사 이전에도 배가 자주 왼쪽으로 기운 이유기도 했다.

선원들은 세월호를 “대한민국에서 가장 위험한 배”라고 불렀다. 몇 차례의 사고 후 “구조 변경으로 안전 사고의 위험이 있다”는 보고서가 경영진에게 올라갔다. 하지만 조처는 없었다.

평소 회사는 물류팀을 “엄청 쪼았[다].” 물류팀이 회사 매출의 70퍼센트 이상을 맡고 있기 때문이었다. “우리나라 카페리 중에서 규정대로 싣는 배가 어디에 있느냐? 규정대로 실으면 장사 하나도 안 된다.”

참사 당시 세월호에 실린 60톤짜리 중장비 2대는 그 전날 오하마나호 선장이 “죽어도 더 못 싣는다”고 버텨 부두에 버리고 출항한 화물이었다.

그런데 2011년 해양수산부는 청해진해운을 종합우수선사로 선정했다. 2013년 세월호는 인천해경·항만청 등의 합동 특별점검 때 비상훈련 실시 분야에서 ‘양호’ 평가도 받았다. 경악스럽다.

청해진해운의 실소유주인 세모그룹은 국가와 유착해 온갖 부패를 저질렀고, 그 덕분에 청해진해운은 인천~제주 운항을 20년 동안 독점했다.

2013년 청해진해운은 접대비로 6천만 원을 쓰면서 안전 교육에는 겨우 54만 원을 지출했다. 2001~13년 접대비 명목으로 쓴 돈은 공식으로만 9억 4천만 원에 이른다. 실제로는 더 많았을 것이다.

청해진해운 직원들은 명절 때마다 인천해양경찰·항만청·한국선급 직원을 위해 백화점 상품권을 8백~9백만 원씩 준비했고, 선박 중간검사나 정기검사 때도 2백~3백만 원을 썼다.

이런 부패가 없었다면 세월호는 애초에 탄생할 수 없는 배였다.

박근혜는 세월호 참사가 마치 일부 해피아(‘해수부 마피아’)만의 문제인 양 몰아갔지만, 이 부패 카르텔의 배경에는 정부 정책이 있다.

박근혜는 ‘국토·해양·환경 분야의 규제 개혁이 중요하다’며 선박 과적과 화물 결박 현장 점검을 문서 제출로 대체하게 했고, 선장의 선박 안전 관리 보고와 내부 심사 의무를 없앴다.

그래 놓고는 여객선 업계의 업황도 걱정해, ‘해운업계의 어려운 사정을 도와 달라’는 해운항만청의 요청을 받고 교육청들이 단원고를 포함한 일선 학교에 여객선 이용 협조 공문을 보내도록 했다.

역대 정부는 안전 관리 업무를 해운조합, 한국선급 등 민간 단체에 넘겨 왔다. 내항여객선 안전 관리는 해운사들의 모임인 해운조합에게, 국내 화물선과 여객선 안전을 인증하는 일은 해운사들이 출자해서 만든 한국선급이 맡았다. 그리고 이 업무들의 국내 독점을 보장해 줬다. 그 대가로 퇴임한 정부 관료들과 선박회사 소유주들은 해운조합, 한국선급, 해양구조협회 등에서 돌아가며 높은 자리를 꿰찼다.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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