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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현대차지부 현장위원 수련회에 다녀와서:
정규직 양보가 아니라 단결 투쟁이 중요하다

3월 30일 금속노조 현대차지부는 현장위원 수련회를 열었다. 퇴진 운동이 승리한 여파인지 역대 최대인 5백50여 명이 참가했다고 한다. 이 자리에서 지부는 올해 임단협 설명회를 했다.

그런데 박유기 지부장은 “사회연대기금”을 매우 강조했다. 올해 단체교섭 요구 중 하나로 “단체교섭 타결금 일정 금액을 … 사회연대기금”으로 만들자는 내용이다.

이 기금으로 “중소부품업체 지원, 청년일자리 창출, 중장년 일자리 창출 등”을 통해 “귀족노조의 프레임에서 탈피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지부 집행부가 발언 기회를 별로 주지 않는 분위기였지만, 나는 반대 주장을 했다. 나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 격차가 있지만 그보다 자본가와 노동자 사이의 격차가 훨씬 더 중요한 문제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현대차 사측은 사내유보금만 1백조 원이 넘었고, 한전 부지 매입에만 10조 원을 넘게 썼다. 노동자들이 피땀 흘려 일한 결과였다. 그런데 왜 우리가 양보해야 하는가? 저들이 가진 어마어마한 재원을 비정규직 청년 노동자들을 위해 사용해야 한다.

이어서 나는 비정규직과의 단결 문제도 주장하려고 했다. 그런데 한 집행부 간부가 갑자기 미리 공지하지도 않은 ‘3분 발언’을 들이밀며 내 발언을 제지했다. 그래서 여기에서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을 하려 한다.

임금 격차의 주범은 조직된 정규직 노동자들이 아니라 정부와 자본가들이다. 조직노동자들은 상대적으로 잘 조직된 덕분에 임금을 비교적 잘 방어할 수 있었다. 그러나 미조직 노동자들은 그렇지 못해 격차가 벌어졌던 것이다.

따라서 임금 격차를 해소하려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임금이 대폭 올라야 한다. 이를 위해 정규직노조가 비정규직의 요구를 함께 내걸고 진지하게 투쟁을 조직해야 한다. 진짜 연대와 단결은 양보가 아니라 투쟁으로 가능하다.

예컨대 현대차에는 비정규직 현안이 매우 많다. 비정규직지회는 정규직 전환을 내걸고 여전히 싸우고 있다. 2차 하청업체인 진우3사 노동자들은 노조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공장에서 쫓겨나 1년째 노숙농성을 하고 있다. 촉탁직 해고자인 박점환 동지도 수년째 싸우고 있다.

지부 집행부는 이런 투쟁을 외면하지 말고 이번 임단협 투쟁에서 요구를 함께 내걸고 사측을 압박해야 한다. 그래야 비정규직 노동자들도 정규직노조가 비정규직에게 손을 내밀고 있다고 진지하게 여길 것이다. 비정규직 투사들도 더 힘을 받을 수 있다.

한편, 박유기 지부장은 여러 투쟁 계획을 말했다. 그런데 지부장은 ‘지난해 상경 투쟁은 무분별했다’면서 ‘올해는 그러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지금 우리는 유리한 정세 속에 있다. 정몽구도 박근혜와의 유착 때문에 곤란한 처지다. 이런 상황을 이용해 투쟁 건설에 힘을 쏟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