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희망의 버스’에 강경 대응을 경고하고 나섰다. 3년 만에 서울 도심에서 물대포를 쏘고, 집회 참가자들을 모두 추적해 사법처리하겠다고 한다.
경찰의 강경 기조는 정부의 다급한 처지를 보여 준다. 이명박 정부가 추진해 온 정책들이 아래로부터 터져 나오는 반발과 분노에 직면해, 무력 말고는 기댈 게 없는 것이다.
경찰로부터 출석 요구서를 받거나 입건된 희망의 버스 참가자들이 2백 명이 넘는다. 경찰은 희망의 버스 기획단 중 열한 명도 반드시 처벌하겠다고 한다.
이런 정부의 탄압에 잘 대응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탄압에 효과적으로 대응해야만 저들이 우리의 기세를 야금야금 갉아먹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그런 점에서 희망의 버스 기획단이 소환·진술 거부 원칙을 분명히 하고, 집단적인 저항을 결정한 것은 올바르다.
다만, 개인적인 사정이 있는 경우 진술을 거부하되 조사에는 응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겨뒀는데, 이를 개인 선택에 맡기기보다는 최대한 설득해 소환 거부에 동참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좋을 것이다.
소환에 불응하는 것은 정치적 항의 표시다. 자칫 생길 연행·수배를 감수하고라도 정부의 공세에 투지를 꺾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소환 불응은 경찰 탄압의 부당성을 폭로할 수 있고, 우리의 정당성을 더 선명히 할 수 있으며, 희망의 버스 참가자들의 사기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다.
그래서 나도 3차 희망의 버스 이후 세 차례 출두 요구서를 받았지만, 이에 응하지 않고 있다.
5차 희망 버스의 더욱 힘찬 발진을 위해서라도, 민주노총을 비롯해 제 진보진영과 함께 반민주적 탄압에 분노하는 많은 사람들을 결집시켜 광범한 방어운동으로 맞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