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가 속한 민주노동당 서울 금천지역위원회에서 어떻게든 국민참여당 통합 반대 호소를 하고자 지역위원회 사무국장에게 연락했다. 사무국장은 나를 지역위 운영위원회에 초대했다.

운영위원회에서 나는 크게 세 가지 주장을 했다. 첫째, 진보신당 통합파와 통합이 우선이다, 둘째, 근본적으로 참여당은 진보가 아니므로 통합 대상이 아니다, 셋째, 참여당과의 통합을 위한 대의원대회 개최를 반대한다.

애초 운영위원들은 내 의견만 듣고 나를 보내려고 했다. 그러나 금속노조 소속의 운영위원이 토론을 제기했다. “이번 기회에 공개적으로 토론해보자”는 것이었다. 진보 운동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문제에 대해 여태 공개적으로 토론한 적이 없었던 것이다. 

토론을 제기한 금속노조 소속 운영위원은 진보신당 통합파와의 우선 합당을 지지했다. 그를 제외한 모든 운영위원들이 참여당 통합을 지지했다.

사무국장은 “진보신당이 통합안을 부결했으니 참여당과의 통합을 병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는 진보신당 통합연대가 별도로 통합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을 무시한 것이었다. 진보신당 통합연대가 참여당을 배제한 상황에서, 말이 “병행”이지 사실상 통합연대를 내치고 참여당과의 통합을 밀어붙이겠다는 것이었다. 내가 이를 지적하자 그는 답변을 하지 않고 얼버무렸다.

금천지역위원장은 “몰락하는 중산층의 지지를 받기 위해서는 중간계급에 기반을 둔 참여당을 견인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중간계급에게 경제 위기의 대안을 제시하고 그들을 견인할 힘은 노동자들의 투쟁에서 나온다. 따라서 민주노동당은 참여당과 통합할 것이 아니라, 더욱 노동계급 투쟁에 연대하고 투쟁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또 다른 운영위원은 “우리가 중심을 잡으면 통합해도 우경화하지 않는다” 하고 주장했다.

나는 참여당의 성격을 폭로해 이런 근거 없는 낙관을 비판했다. 참여당의 친자본적 성격은 그들의 강령과 주장뿐만 아니라 국가 관료·사장 출신 기반과 일부 자본가들로부터 받는 돈에서도 드러난다. 그런 당과 통합해서 “견인”할 수 있다는 생각은 환상이다.

벌써부터 민주노동당 지도부가 당 강령을 후퇴하고 한미FTA 반대에서 재협상으로 요구를 바꾸고 있는 상황을 똑바로 봐야 한다.

이 논쟁을 통해 당장 운영위원들의 견해를 바꾸진 못했다. 하지만 지역 활동가들 사이에 공개적인 토론을 촉발했고 참여당과의 통합 반대 목소리가 분명히 존재한다는 점을 보여 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