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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이 우리의 뒤통수를 치지 못하게 하려면

최근 민주당 정동영은 “한미FTA에 반대하지 않는 세력은 민주진보통합정당에 함께할 수 없다”고 했다.

민주당 천정배는 “2008년 촛불처럼 들불처럼 일어나 국민의 힘을 보여 주어야 합니다”라며 투쟁을 선동하기도 했다.

이처럼 민주당과 참여정부의 핵심 인사들이 반성의 말을 쏟아 내며 한미FTA 반대 운동에 동참하는 것은 노무현 정부 때부터 꾸준하고 끈질기게 한미FTA 반대 운동을 건설해 온 진보진영의 정당성을 입증하는 것이며 성과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근래 급격히 분출한 촛불의 힘 때문에 바로 얼마 전까지 타협을 모색하던 민주당이 감히 한미FTA 비준에 협조할 생각을 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러나 민주당 내 상당수 의원들은 여전히 한미FTA 비준 협조를 모색하고 있다.

김성곤, 강봉균 등은 한나라당 일부 의원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해, 한미FTA 비준 후에 미국과 투자자 국가 중재제도(ISD)를 협의하기로 합의하자며 절충안을 내놨다.

이것은 지난 10월 31일 민주당 원내대표 김진표가 한나라당과 합의했다가 욕먹고 철회했던 내용과 비슷하다.

이들은 “민주노동당의 2중대”, “국공합작”이라는 한나라당과 우파의 비판에 압박을 받고 있다. 자신들의 주요 기반인 기업주·부자 들이 한미FTA를 원하고 있다는 사실을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은 동시에 진보 염원 대중의 거센 압력을 받으며 눈치 보고 동요하고 있다.

이명박이 11월 15일 국회를 방문해 한미FTA 비준 후 투자자 국가 중재제도(ISD) 재협상을 하겠다고 제안한 것은 이 틈을 노린 것이다. 한편으로 민주당의 내분을 키우고, 다른 한편으로 한나라당을 단속하려고 꼼수를 쓴 것이다.

운동의 성과

그러나 이명박의 제안은 “파격적인 새 제안”(홍준표)이기는커녕 하나 마나 한 조삼모사식 꼼수에 불과하다. 더구나 “나를 못 믿느냐”는 이명박의 말은 어처구니가 없다. 지금 이 나라에 이명박을 믿을 사람이 누가 있나. 일단 민주당도 이 제안을 조건부 거부했다.

그럼에도 한미FTA 자체를 폐기하는 게 아니라 독소조항만 재협상하자던 민주당은 앞으로 얼마든지 타협을 모색할 수 있다. 미국에게 ‘재협상 서면합의’를 받아오라는 민주당의 요구가 타협의 통로가 될 지 모른다.

따라서 민주당 우파의 압력을 막아내고 민주당이 감히 우리의 뒤통수를 치지 못하게 하려면 더 큰 대중적 압력을 만들어야 한다.

민주당이 반대하는 시늉만 하면서 사실상 표결 처리를 묵인하는 게 아니라 “몸싸움을 하며 막을 수밖에 없게”(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실장) 만들기 위해서라도, 진보진영은 한미FTA 폐기 주장을 분명히 하고 민주당의 타협 시도를 비판·폭로하면서 거리의 운동 건설에 더욱 힘을 쏟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