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0일, 6주 된 태아를 낙태하는 시술을 한 혐의로 기소된 조산사의 ‘낙태죄 헌법소원’ 공개변론이 헌법재판소에서 있었다. 형법 270조 1항은 의사 등 전문가가 여성의 청탁이나 승낙을 받아 낙태를 도왔을 경우 2년 이하 징역에 처하게 돼 있다. 이 조항이 헌법의 신체 자율권, 행복 추구권 등을 침해한다는 것이 요지였다.

청구인 쪽에서는 낙태 금지 조항이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할 뿐 아니라 이미 사문화된 법이며 마음 놓고 아이를 낳을 수 없는 현실에서는 무의미하다고 지적했다. 놀랍게도 법무부의 반론은 ‘조산사는 임부 자신이 아니니 신체자율권을 청구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 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스스로 낙태할 수 있는 여성이 어디 있단 말인가. 법이 단순히 종이조각이 아니라 현실에 적용될 수 있는 실질적 문서라는 것을 완전히 잊은 듯 보였다.

11월 10일 ‘임신·출산 결정권을 위한 네트워크’ 기자회견 

청구인과 법무부 모두 변론의 초점은 ‘임부의 자기결정권과 태아의 생명권 가운데 무엇이 우선이어야 하는가’였다. 법무부가 “수정란은 이미 46개의 염색체를 지난 인간”이라고 강변하는 데 맞서, 청구인 쪽 참고인인 법여성학자 양현아 교수는 “[원치 않는 임신으로] 가장 괴로움을 겪는 사람은 임부 자신이며, 태아는 ‘임부 자신의 일부’” 라고 주장했다. 

법무부는 낙태죄가 사문화되고 있다고 해도 존재 자체로 예방효과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낙태죄를 유지시킬 명분이 있다고 주장했다. 

태아는 임산부의 일부

하지만 낙태 단속 캠페인이 벌어진 지난해 초, 그 ‘예방효과’는 여성들을 위축시켜 자괴감을 갖도록 하는 효과, 음성적으로 병원을 찾다가 낙태해 주겠다며 유인한 사람에게 성폭행당하는 효과, 아이를 낳아서 질식사 시킨 뒤 울며 거리를 헤매다 구속되는 효과로 나타났다.

공개변론이 시작되기 전과 후에 ‘임신·출산 결정권을 위한 네트워크’는 기자회견을 열어 “임신과 출산에 대한 선택은 다른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여성의 중요한 권리”라고 주장했다. 

또한 “개인의 몸을 국가가 통제함으로써 헌법에 보장된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명백하게 침해하고 있”으며, “여성은 성관계, 임신, 임신중지, 출산 등의 문제에 대해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짐으로써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으며 자신의 몸을 국가나 사회적 통제, 타인의 부당한 압력이나 위협으로부터 보호할 권리가 있다”는 점을 확실히 했다.

헌법재판소가 여성의 실질적인 삶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올바른 판결을 내리길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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