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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순광 비정규교수노조 위원장:
“비정규직 피해자들은 참여당을 용서한 바 없습니다”

3자 통합의 대상이 되는 국민참여당은 진보세력이 아닙니다. 진보와 자유주의 진영 분파들의 소통합인데, 언론에서 진보통합이라고 쓰는 것 자체가 큰 오해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진보를 자유주의 세력과 동일시하는 오해를 가져와서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발목을 잡을 것입니다.

당을 합치는 것은 몸이 하나로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당들이 가지고 있는 강령은 정신입니다. 그런데 최소한 신자유주의는 반대를 해야 진보라 할 수 있을 텐데, 신자유주의에 찬성하고 지시를 하고 활동을 해 온 사람들이 주축으로 참여한다면 몸은 하나인데 정신은 두 개가 되는 결과가 초래됩니다.

왜 지킬박사와 하이드라는 이야기가 있잖아요. 지킬박사는 굉장히 선한 사람인데 약을 개발하고 먹은 이후에 낮에는 지킬이지만 밤에는 하이드가 된 거거든요. 착한 지킬이 좋은 의도로 일을 했으나 그 결과가 하이드가 된 거죠. 나중에는 자신이 보호하려고 했던 가난한 사람이나 어려운 처지에 있는 여성들에게 폭력을 가하는 하이드가 자기였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결국 지킬이 택했던 것은 자살입니다. 밖으로 봤을 때도 지킬이 두 가지 모습을 가지고 있었다면 지킬이 선하다고 누가 믿겠습니까.

그런 점에서 진보진영이 신자유주의 행보를 했던 세력과 하나의 몸이 된다면 내부적으로는 정신분열증적인 어려움에 처할 수 있습니다. 내부에서 늘 싸운다는 얘기에요.

유시민씨는 국립대 법인화를 찬성하잖아요. 그런데 그 장녀는 반대하는 입장이에요. 가족끼리야 그럴 수도 있겠지만 정부의 정책을 만든다거나 목숨을 걸고 함께 활동해야 하는 정당에서는 사사건건 싸울 수밖에 없게 됩니다. 서로 충돌하는 이율배반적이거나 모순적인 정책들이 남발될 것입니다. 밖에서 봤을 때는 무엇을 지향하는 건지 정체를 알 수 없게 될 것입니다.

물과 기름

참여당은 어떻게 보면 사람에게 폭행을 한 것과 마찬가지로 가해자입니다. 가해자에 대한 용서는 피해자들이 해야 합니다. 가장 큰 피해자는 민주노총이나, 특히 조직율이 1.7퍼센트 밖에 안 되는 영세 사업장이나 시급제 비정규직 노동자들입니다.

그런데 [3자 통합은] 이들의 입장은 거의 반영되지 못한 상층부 중심의 논의와 결정이라고 생각합니다. 흥도 느끼기 어려울 뿐더러 절차상으로도 가볍게 진행하는 것 같습니다.

정말로 참여당이 함께 하고 싶으면 지분을 요구하는 게 아니라 백의종군하면서 개인적으로 들어와야 하는 것이지요. 그게 싫으면 당끼리 제휴하고 연대하는 거야 필요에 따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피해자의 의견도 제대로 반영하지 않으면서 문서에 싸인 했다고 이렇게 통합하는 것은 갈 길이 아니라고 봅니다.

[3자 통합을 하면] 사실 참여당한테 30퍼센트 돈을 가져다 주는 거잖아요. 때려잡고 해고했던 세력을 비호하는 사람들에게 돈과 인력을 댄다? 절대 그렇게 해서는 안 됩니다.

최근 ‘국민참여당은 진보대통합의 선통합 대상이 아니다’는 문구가 논란이 됐잖아요. 왜 굳이 “선”자를 넣냐 하고 많이 싸웠거든요.

그런데 문구 가지고 따져 보면 지금 하는 것이 진보대통합입니까? 진보대통합의 선통합 대상이라 했는데 진보대통합이 아니기 때문에 사실 그 문구는 다 의미가 없는 것입니다.

요새 폭탄주로 비유를 많이 하는데 신자유주의와 반신자유주의는 물과 기름이고 같이 마실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비유를 하려면 정확히 본질을 가지고 비유를 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