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이 없는 방학에는 대개 모든 교사가 이틀 당번제로 근무하고, 근무조가 아닌 날은 집 또는 본인이 택한 장소에서 교재개발과 개인연수를 진행한다. 그런데 이번 방학에 “기간제 교사 3명은 5일을 근무한다”라는 업무 지시가 내려왔다. 

청소 때문에 방학 중 등교한 학생들을 위해 독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는 취지는 공감할 수 있지만, 이를 위해 기간제 교사에게만 더 많은 근무를 요구하는 지침은 명백히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이다.   

비정규직 교사를 늘리고 차별하는 교육 현실을 바꿔야 한다. 

 교감은 “방학 중 임금을 지급하는데 일을 시키지 않으면 예산 낭비로 지적받는다. (기간제 교사는) 담임이 없고, 평상시 업무가 적으니 방학 중 근무를 더 하는 것이 형평성에 맞다”고 말했다. 

그러나 기간제 교사 중 두 명은 학기 중 담임을 맡았거나 현재 맡고 있고, 출산휴가 중인 정규직 교사가 맡았던 업무를 그대로 인수인계 받았다. 다른 한 명은 교육청이 파견한 한시적 기간제 교원인데 순회근무를 맡고 있기 때문에 규정에 따라 담임을 맡지 않는다. 게다가 담임도 아니고, 업무 강도도 비슷한 정규직 교사에게는 추가 근무를 언급하지 않았다. 그 어떤 정규직 교사도 평상시 업무가 적다는 이유로 방학 중 추가근무를 요구받지 않는다. 

우리 학교 전교조 분회는 기간제 교원이라는 이유로 방학 중 추가근무를 시킬 만한 그 어떠한 근거도 없음을 확인했고, 지회와 지부에 연락해 문제를 공유했다. 그리고 교직원회와 교장 면담을 통해 공개적으로 비정규직 차별에 대한 비판 입장을 밝혔다. 

교장은 개별면담에서 기간제 교사의 추가 근무가 강제나 의무사항은 아니고 개인적인 부탁인데 전달과정에서 오해가 빚어진 것 같다고 한 발 물러섰고, ‘부탁을 흔쾌히 들어준’ 기간제 선생님들께 감사하다며 전체 메시지를 보내 왔다. 

나는 강제나 의무사항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은 다행이지만 기간제 교사에게만 추가근무를 부탁한 점은 차별이라는 메시지를 전체 교직원에게 보냈다.

결국 교장은 “방학 중 기간제 선생님들에게만 부탁드린, 2일 근무조 외에 지원 협조사항은 취소하겠습니다”라고 완전히 물러섰다.

나는 이번 승리의 과정을 상세히 기록해 전교조 지부 게시판에 올렸다. 댓글과 응원이 쇄도했고, 출력해서 다른 선생님들과 나눠 봤다는 조합원도 있었다. 이번 승리는, 비정규직 차별에 반대하는 원칙을 공개적으로 주장하고 내가 속한 전교조 분회, 지회, 지부와의 긴밀한 협력 속에 주저하지 않고 행동한 덕분에 쟁취할 수 있었다. 분명한 원칙과 행동은 나 자신을 비롯한 조합원들의 자신감을 고무했고 이후에 있을 다른 투쟁들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에서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