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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호텔 파업:
민주적 토론과 연대 확대로 높아지는 노동자들의 투지

세종호텔 노동자들이 일주일 넘게 호텔 로비를 점거하고 파업을 벌이고 있다.

노동자들은 집단적 토론으로 투쟁의 방향과 요구를 결정하면서, 나날이 투지를 높이고 있다. 연대도 확산되면서 투쟁의 힘을 조금씩 넓히고 있다.

1월 6일에는 연대 단체를 포함 1백30여 명이 모여 투쟁 결의대회를 열었다. 서비스연맹과 쌍용차 등 투쟁 작업장 노동자들, 세종대 학생들과 생협, 사회단체·진보정당 등에서 80여 명이 참가했다.

연대가 확산되다 파업 5일차 농성장을 가득 메운 세종호텔 노동자들과 연대 단체가 투쟁 승리 구호를 외치고 있다.
노동자들은 하루하루 노동계급 투사로 거듭나고 있다.

김상진 위원장은 이렇게 말했다.

“사측은 우리의 정당한 요구를 외면하고 있습니다.

“특히 사측은 외주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지난 2003년에도 사측은 지금 추진하고 있는 ‘세종투자주식회사’와 비슷한 용역회사를 만들었습니다. 그때도 사측은 그저 계열사를 만드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지만, 강제 전직, 일방적 구조조정을 진행했습니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회사를 떠났습니다.

“우리는 끝까지 농성장을 지킬 것이고, 투지를 모아 나갈 것입니다.”

노동자들은 “관리직들이 일은 하지 않고 부당하게 사진 채증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2년 4개월 동안 비정규직으로 일하고 있는 한 노동자는 노동조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처음에 이 회사에 아르바이트로 들어왔습니다. 일만 잘 하면 정규직을 시켜 준다기에 열심히 일했습니다. 그런데 계약직으로 일하던 동료가 해고되는 것을 봤습니다. 정규직 자격이 안 된다는 것입니다. 노동조합으로 뭉쳐 정규직화를 따내야 합니다.”

“사실 마지막까지 파업만은 피하고 싶었다”던 한 노동자는 “연대하러 오신 분들이 자신의 일처럼 함께해 주는 것을 보고 큰 힘을 얻었다”고 말했다.

이제 세종호텔 노조는 노동자들의 단결과 연대의 힘을 바탕으로 농성을 유지·강화하며, 대체인력 투입을 규탄하고 비조합원들의 지지와 참가를 끌어내야 한다. 현장 순회를 통해 투쟁의 정당성을 알리는 일에 더 박차를 가해야 한다. 친사용자 노조인 ‘연합노조’ 조합원들도 외주화 등에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또 연대를 더 확대시키려고 노력해야 한다. 경제 위기 고통전가와 이명박 정부의 반노동·반민주 정책에 반대하는 많은 사람들의 지지를 끌어내야 한다.

세종호텔 노동자들의 목소리

“동지애가 커지고 있습니다”

“과연 ‘이길 수 있을까’ 하고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똘똘 뭉쳐 하나가 되니까 힘이 커지고 사측에게도 압박을 주고 있습니다. 곧바로 로비 점거에 들어오길 잘 했습니다. 늦었더라면 여기 들어오기 힘들었을 것입니다. 이제 이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사실 연합노조(친사측 노조)에 갔다가, 다시 민주노조로 돌아왔습니다. 연합노조로 가는 게 동료들을 배신하는 것 같았습니다. 열심히 하는 동료들을 보면서 함께 싸워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우리는 소수 노조이기는 하지만, 큰 소리를 내니까 사측도 압박을 받고 있습니다.”

윤주범

“6개월 전에 저는 노보를 받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노보를 뿌리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때를 생각해 보면, 지금 연합노조(친사측 노조)에 있는 사람들도 나와 비슷할 것입니다. ‘저 사람들이 날 위해 고생하는구나’ 하고 말입니다.

농성하면서 동료애가 커졌습니다. 나만이 아니라 동료들을 위해 파업한다고 생각하니, 더 즐겁습니다. 아마 나만을 위했다면 농성장에서 나갔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저는 ‘파업만은 하지 않았으면’ 하고 끝까지 빌었습니다. 그러나 함께 싸우고 연대하러 와 준 동지들을 보면서 큰 힘을 얻었습니다. 우리는 지금 걸음마 단계입니다. 우리에겐 연대가 정말 큰 힘입니다.”

박종혁

“내가 부당 전보당한 당사자는 아니지만, 정말 부당한 것 같아서 파업에 참가했습니다. 긴 안목으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저는 사실 처음엔 노조에 관심이 없었습니다. 파업하면서 계약직 동료들의 얘기를 들어보니, 노조가 있어야 이런 분들을 지킬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노조가 있으니까 사측과 맞설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김범익

“시작이 반이라고, 농성을 시작하고 나서 자신감이 커졌습니다. 특히 연대 동지들이 큰 힘이 됐습니다. 매일 연대 동지들이 오는 시간이 제일 기다려집니다. 다양한 분들이 오고, 쌍용차 같은 장기투쟁하는 동지들이 오면서 많은 것을 느낍니다. 우리도 꼭 승리해서 다른 투쟁에 연대해야 합니다. 여성 조합원들이 ‘우리도 앞으로 연대를 많이 하자’고 많이 말합니다.

다함께 같은 일부 연대 동지들은 내가 행동하는 데 확신을 주었습니다. 얘기를 나눌수록 힘이 나고, 어떻게 싸워야 할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자신감이 생깁니다.”

고진수

“우리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함께 싸우고 있습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은 사측이 만들어 낸 분리이고 차별입니다. 비정규직 동료의 상황이 마음 아파서, 정년을 30개월 앞두고 파업에 나온 정규직 조합원이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비정규직에 대한 부당한 차별에 맞서 같이 싸워 야 합니다.”

박춘자

“투쟁 조끼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이 투쟁의 옷이 우리를 하나로 덮어줄 것입니다. 이것은 개개인의 조끼가 아닙니다. 개개인이 입었지만 뜻은 하나이며 우리의 의지입니다.

어느 비싼 브랜드 옷보다 예쁘며 아무나 입을 수 없는 우리만의 옷입니다.

이 옷을 아름답게 벗는 일만 남았습니다. 아름답게 벗을 때까지 우리 투쟁입니다.”

백광현

“파업에 함께하기 전에는 ‘파업은 정치적인 것이라 멀리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우리에겐 뭉치는 힘, 노조밖에 없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사측이 함부로 하지 못하도록 지켜보는 이들이 있다는 것을 알려줘야 합니다.

나는 투사도 아니고 평범한 사람이지만, 이번 파업을 겪으면서 이소선 열사도 평범한 사람이지만 많은 경험을 하면서 그런 삶을 살았던 것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우리는 자본가에게 돈으로 맞설 수 없습니다. 연대할 때 생기는 힘으로 맞서야 합니다.”

한 파업 참가 노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