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엄청난 위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 조직에 NGO 출신 인사들이 대거 결합한 민주통합당은 통합 특수를 어느 정도 누린 듯 보인다. 

이 당은 지난해 말부터 2년 반 만에 정당지지율 1위로 올라섰다. 지난해 12월 26일부터 열흘간 모집한 최고위원 본선 시민경선인단 모집에는 무려 80만 명이나 몰렸다. 

개혁적인 대안 정당을 성장시켜 한나라당과 그 아류 세력의 집권이나 의회 지배를 끝내고 싶은 열망이 민주통합당 개입론과 개혁적 후보 지지로 표출된 것이다. 김진표 같은 X맨들을 제거하고 민주당을 개조해서라도 이명박 정권을 심판하고 싶어하는 열망은 충분히 이해할만 하다. 

그러나 그런 바람은 초장부터 벽에 부딪혔다. 민주통합당도 한나라당과 마찬가지로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파문에 휩싸인 것이다. 한나라당 의혹 폭로 이후 ‘혹시나’ 하는 의혹의 눈빛이 민주당으로 옮겨가자마자, 당대표 후보가 영남권에서 돈봉투를 살포한 사실이 드러나버렸다. 

민주통합당 관계자는 “돈을 넣으면 표가 나온다 해서 일명 ‘자판기’라고 부른다. 이것은 새천년민주당 전당대회 시절부터 면면히 이어져 온 민주당의 오랜 선거 방법”이라고 털어놨다. 

민주당 출신 전직 의원들도 이런 폭로가 사실이라고 뒷받침하고 있다. 유시민은 “금품 살포를 목격한 바도, 경험한 바도 있다”고 털어놨고, 유인태도 “김대중 정부 시절 공천의 3분의 1은 돈을 받고 팔지 않았느냐”고 증언했다. 

이 때문에 NGO 등 시민통합당 출신과 구 민주당 출신들 사이에 갈등이 커지고 있다. 문성근, 이학영 등은 진상 조사를 요구하며 새로운 혁신 지도부를 뽑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 개혁적 NGO 출신 세력들이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민주당의 한나라당 2중대 행위를 제대로 막지 못했다는 것이다. 민주통합당 출범 후에도 한미FTA 반대 운동을 팽개치고 국회에 등원하고, 레바논 동명부대 파병안을 소리 소문 없이 통과시켜 줬다. 론스타 감사원 감사 약속도, 교사와 공무원의 정치 자유 관련 법 개정 약속도 뒤집었다. 미디어렙도 야합했다.

심지어 김진표는 이런 야합에 항의해 원내대표실을 점거한 전교조와 금융노조 노동자들을 국회 경위를 동원해 끌어내기까지 했다. 이들 중엔 한국노총 몫의 민주통합당 최고위원인 금융노조 김문호 위원장도 있었다. 자당 최고위원까지 끌어내는 당에서 노동이 존중받을 수 있을까. 

자판기

이런 한계는 민주당의 기업주 기반에서 비롯한다. 민주당은 두 번이나 집권하면서 신자유주의와 친제국주의 정책에 충실해 왔다. 

그래서 진보신당에서 민주통합당으로 옮겨간 박용진조차 자신의 최고위원 컷오프 통과를 “자장면 새까만 것 위에 완두콩 두세 개 얹자”는 구색 맞추기 차원이었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자신의 변신을 실제로 개혁을 제공하려는 정치적 책임감 때문이라고 변명한다. 그러나 간판과 말이 바뀌는 동안에도 민주통합당은 실천에서 하나도 바뀐 게 없다.  

따라서 민주당의 본색에 눈 감고 완두콩이 되려고 하기보다 민주당의 본질을 있는 그대로 말하며 진정한 진보 대안을 추구하는 것이 진실로 노동 대중에게 책임지는 정치다. 

정권과 거대여당이 권력형 부패 추문으로 휘청거리고 민주통합당도 돈봉투 의혹으로 자중지란이 된 상황을 진보세력의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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