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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신승훈 조합원 분신과 투쟁:
단호한 파업으로 하루 만에 사측을 무릎 꿇리다

금속노조 현대차지부가 엔진공장 파업과 전 조합원 결의대회 등으로 분신 사태를 초래한 사측을 보기 좋게 굴복시켰다.

사건은 1월 8일 현대차 울산공장 엔진5부 신승훈 조합원이 분신을 시도해 중화상을 입으면서 시작됐다. 신 조합원이 자신의 몸에 기름을 붓고 불을 댕긴 것은 사측의 현장 통제 때문이었다.

사측은 분신하기 전날에도 신 조합원을 괴롭혔다. 부서장은 신 조합원이 조립라인 옆에서 조장과 대화를 나누는 것을 꼬투리 잡아 “작업 공정을 이탈하면 근무시간에서 빼겠다”고 협박했다. 얼마 전 신 조합원이 부사장에게 품질 개선 의견을 투고해 감사팀이 파견되자, 중간 관리자들이 보복에 나선 것이었다.

1월 9일 엔진공장을 멈추고 집회에 참가한 현대차 노동자들 이번 승리를 더 큰 투쟁으로 이어가자.

그동안 엔진5부 노동자들은 사측의 감시와 현장 통제에 시달려 왔다.

한 노동자는 “옆 동료와 얘기만 나눠도 반장부터 관리자까지 내려와 무슨 얘기를 했냐고 따질 정도”라고 혀를 찼다.

또 다른 노동자는 “퇴근 시간까지 감시하려고 지원과장이나 부서장이 지키고 서서 사진 채증을 한다. 이번 기회에 부서장은 말할 것도 없고 지원과장, 반장까지 모두 해고해야 한다”며 울분을 참지 못했다.

현대차지부는 “이번 사건은 명백한 노동탄압이며 현장 통제가 빚어낸 참사”라고 밝히고, 곧바로 투쟁을 선포했다. ‘신승훈 조합원 분신대책위원회’가 구성됐고,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 대책 마련, 대표이사 사과, 현장 통제 수단인 공장혁신팀 해체 등 6가지 요구도 내걸었다.

‘무파업 3년’의 종말

울산공장 엔진사업부는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전 공장 주·야간 잔업 거부와 주말 특근 거부 등도 결정됐다. 1월 10일 전 조합원 결의대회에는 4천여 명이나 모였다.

현대차지부가 3년 만에 기지개를 켜고 파업을 벌이자, ‘불법파업’ 운운하며 “노조가 과도하게 요구한다”며 버티던 사측은 엔진공장이 멈춘 지 18시간 만에 백기를 들었다.

현장 통제 부서인 공장혁신팀을 해체하고, 전 공장에 대표이사 명의의 사과문도 붙이기로 했다. 파업에 따른 무노동·무임금도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현대차지부의 말처럼, “사과와 반성은커녕 오히려 사태를 은폐하려 했던 사측은 노조의 즉각적이고 강력한 투쟁 앞에 굴복하고 말았다.” 노동자들도 “사측이 완전히 밀렸고, 우리가 승리했다”고 말했다.

현대차 노동자들이 이경훈 전임 집행부의 ‘실리 없는 실리주의’에 실망해 ‘투쟁’을 강조한 문용문 집행부를 선택한 지 2개월 만에 ‘무파업 3년’을 끝내고 공장을 멈춰 통쾌하게 승리한 것이다.

이번 승리는 사측의 현장 통제와 탄압에 시달리는 노동자들이 어떻게 싸워야 승리할 수 있는지 보여 줬다.

현대차지부는 이를 디딤돌 삼아 제대로 된 주간연속2교대제 쟁취와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위한 투쟁으로 나아가야 한다. 한국 경제의 핵심인 현대차에서 이런 투쟁이 발전한다면, 경제 위기 고통전가에 시달리는 노동자들에게 큰 자극이 될 것이고 이명박 정부에게는 강력한 위협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