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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을 믿어서는 안 된다

열린우리당을 믿어서는 안 된다

1월 16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파병 동의안 통과가 연기되자, 반전 운동 일각에서는 열린우리당 일부 의원들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이런 기대감 표현은 자칫 열린우리당이 파병 반대 당론을 갖고 있는 것으로 오해를 심어줄 수 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언론의 의도적 왜곡 때문에, 열린우리당의 당론이 ‘비전투병 파병’인 것으로 오해하게 됐다. 그러나 사실 열린우리당의 파병 당론은 “비전투병 위주의 파병”이다. 이 말은 많은 사람들의 오해와 다르게, 열린우리당이 전투병 파병을 반대하는 게 전혀 아니라는 뜻이다.

최근 파병안 통과 연기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장영달이야말로 당론을 정할 당시 전투병 파병 옹호론자였다.

열린우리당 파병 당론을 정하는 작년 10월 31일 의원총회에서 그는 “월남전 때 공병 2명이 활동하려면 적어도 1명 이상의 경계병이 있어야 했다”며 전투병 파병의 불가피함을 역설했다. 또한 작년 9월에는 “전투병이 파견될 경우 사단규모보다는 독자 지휘권을 갖는 3천 명 규모의 여단 병력 파견이 현실적”이라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므로 열린우리당의 당론은 정확히 노무현 정부의 “혼성부대” 파병안과 일치하는 셈이다. 그러나 이들은 그것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싶어하지 않을 뿐이다.

은근슬쩍

장영달은 작년 3월 이라크 전쟁이 개시됐을 때에도 전쟁과 파병안을 적극 지지했던 자다. 당시 그는 “이미 전쟁이 난 만큼 동맹국의 전쟁에 참여해 동맹을 유지하느냐, 아니면 참여를 하지 않아 동맹을 포기하느냐의 차원에서 판단하고 선택해야 할 시점”이라면서 “전투병이 아니라 공병대와 의료진 등 비전투 병력을 보내는 만큼 일각에서 우려하는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반전 의원’들을 설득하려 했다.

그러나 놀라운 것은 그 자신이 이미 1991년 걸프전 당시에 비전투병 파병의 문제점을 잘 알고 있었다는 점이다.

당시 평민당 부대변인이었던 그는 “과거 베트남전쟁에 군 의료진을 파견했다가 결국 수십만의 지상군까지 보내게 된 것을 잘 아는 정부가 국민여론을 간과하고 페[르시아]만에 또다시 의료진을 파견한다는 사실에 깊은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노태우 정부를 비판한 바 있다.

결국 열린우리당 당론이 ‘비전투병 파병’이라는 점도 거짓이지만, ‘비전투병 파병’은 마치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은근슬쩍 비판을 봉쇄하는 것은 아주 역겨운 속임수다.

열린우리당을 믿어서는 안 된다. 기성 정당들에 의존하지 않는 대중적 반전 운동이 파병을 저지할 수 있는 진정한 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