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9일 북미 합의가 발표됐다. 

북한이 핵개발 프로그램을 일시 중단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을 받는 대신, 미국은 북한에 영양 지원(영양강화제와 옥수수) 24만 톤을 지원하는 것이 합의의 핵심이다. 

이번 합의의 불과 며칠 전까지 한미연합군이 키 리졸브 훈련 강행 의사를 밝히고, 북한이 이를 ‘전쟁 위협’이라고 반발하며 긴장이 형성됐던 것에 대면 북미합의와 공동 발표는 진전이라 할 수 있다.

아마 이란 압박에 치중하고 있는 미국으로서는, 혹시라도 북한을 계속 무시·압박하다가 김정은 체제가 예기치 않은 방향으로 나가는 것을 우려한 듯하다.

그러나 이번 합의가 안정적일지는 알 수 없다. 합의에 대한 북미의 해석과 강조점이 다소 다르다. 북한은 식량 지원 약속을, 미국은 핵실험 중단을 성과로 강조했다.

결국 이번 합의가 6자 회담 재개로 순탄하게 이어질지는 속단하기 힘들다. 

이것은 한반도 주변의 상황이 단순하지 않기 때문이다. 

중국 포위 전략에 바탕한 한미 연합군의 키 리졸브 훈련도 계획대로 진행될 예정이고, 중장기적으로는 한·미·일 군사동맹 구축이 여전히 추진되고 있다. 

당장 이명박 정부는 2월 29일 “안보에는 타협이 없다”며 제주도 강정 해군기지 건설 강행 의사를 밝혔다. 설계도 부실 의혹이 드러났고, 올해 기지 건설 예산이 전액 삭감됐는데도 정부는 1조 원 넘는 돈을 써서라도 공사를 강행하겠다는 것이다. 무자비한 탄압도 예고하고 있다.

끌려가는 평화 운동가

이명박은 ‘관광 미항 개발’ 운운하며 물타기를 하지만, 실제로 제주 해군기지는 미국의 대중 압박과 포위 전략의 일부가 될 것이 뻔하다. 영화배우 로버트 레드포드 같은 미국의 저명 인사들마저도 제주 강정 기지 건설에 적극 반대하는 이유다. 

환경운동가이기도 한 로버트 레드포드는 2월 3일 “이지스 탄도미사일 시스템으로 중국을 포위하려는 미국과 항공모함이나 잠수함, 이지스 구축함 따위가 드나들 대형 해군기지를 건설하려는 한국 정부의 야욕”이 이 문제의 본질이라고 통렬히 비판했다. 

한반도 전문가 브루스 커밍스 교수도 “타이완을 두고 중미전쟁이 일어난다면, 미국은 [건설 중인] 제주 해군기지를 그 전쟁에 동원할 것”이라며, 그러면 “중국은 한국을 다시 공격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매우 위험한 지경”이라고 경고했다. 

따라서 이명박의 제주 해군기지 건설 강행 발표는 한미동맹 강화로 평화를 파괴하면서 우파적 지배를 강화하겠다는 뜻이다. ‘너네가 먼저 시작했던 옳은 사업 아니냐’며 총선을 앞두고 민주통합당의 약점을 노리고도 있다. 

제주 해군기지 반대 운동을 주도적으로 조직한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평통사)’을 국가보안법으로 탄압한 것도 이런 우파적 반동의 일부다. 

진정한 평화를 위해서는 이명박 정부의 반동에 맞선 행동을 거리에서 불붙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