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버스 노동자들은 지난해 복수노조를 만들고 1백46일간 파업을 벌여 민주노조를 인정받았다. 그러나 작업장에 복귀한 뒤 2개월 동안 준법 투쟁을 벌이며 사측을 임금·단체협약 교섭에 끌어내려고 싸워야 했다.

사측은 교섭에 끌려 나왔지만, 또 3개월 넘게 시간만 끌었다. 그러는 동안 호남고속 사측은 임금 삭감과 차별·징계 등 탄압으로 노조 깨기에 몰두했다.

그래서 전북의 민주버스노조는 지난 2월 22일 지방노동위원회에 쟁의 조정을 신청했다.

지금 대다수 조합원들은 흔들림 없이 바로 파업해야 한다고 말한다. 4월이면 또다른 노조인 한국노총 소속의 전북자동차노련이 교섭창구 단일화를 요구해 올 것이기 때문에, 투쟁을 서둘러야 한다.

지난해 파업 때도 노동부와 전주시·시의회는 우리의 파업을 불법이라고 규정하고, 경찰력과 행정력을 동원해 파업 깨기에 나섰다. 그러나 조합원들은 굴하지 않고 투쟁했다.

그러나 일부에선 ‘노동부가 우리를 불법 파업으로 몰 것’을 우려해 ‘투쟁을 유보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전주 버스 노조들이 조합원의 과반수를 확보해 교섭권을 확보했기 때문에, 과반수가 안 되는 호남고속은 제외하고 나머지가 협상을 맺자는 것이다. 이것이 수월한 방식이라고 보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대안이 아니며, 위험한 생각이다.

그렇지 않아도, 시내버스 공동관리위원회 이사장직을 맡고 있는 지역의 대표적 토호, 즉 호남고속 사업주는 노동자들을 분열시키려고 안간힘을 쓰고 악랄하게 노조를 탄압하고 있다. 그는 지금까지 산별 교섭에서 사측의 강경 입장을 주도해 왔다.

사측은 일단 호남고속을 고립시켜 집중 탄압을 가한 뒤, 나머지에 대해선 산별 교섭이 아니라 단위 작업장별 교섭을 요구하며 노조를 압박하고 각개격파하려 할 것이다. 따라서 투쟁을 유보하자는 주장은 사측의 의도에 휘말리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전북고속 역시 힘들고 어려운 싸움을 진행하고 있다. 사측은 백기투항하지 않으면 조합원들을 징계하겠다는 식이다.

따라서 이번 싸움은 단순히 개별 버스 사업주와 개별 작업장 버스 노동자들의 싸움이 아니다. 전북고속을 격파하고 뒤이어 호남고속, 나머지 작업장 노조들을 격파하려는 저들의 의도를 분명히 알아야 한다.

더구나 버스 자본들과 수십년 동안 유착관계를 맺고 있는 부패한 민주당, 노동부, 거대한 체제에도 맞서야 한다. 

우리는 지금이 투쟁을 벌일 절호의 기회인 것도 안다. 다른 선택의 여지도 없다.

조합원들의 사기는 높은 편이고 저들과 한 판 싸워보자고 한다. 총선을 앞두고 힘을 집중해 저들과 제대로 맞장 떠야 한다. 전주지역 시내버스 노조들의 조직률이 70퍼센트 이상이 돼 지난해 파업 때보다 힘도 커졌다. 

노조를 탄압하고 분열을 조장하는 자들에게 본때를 보여 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