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함께’ 후원회원인 최무영 교수는 현재 서울대 물리학과에서 생명 현상을 포함한 ‘복잡계’를 가르치고 있고, ‘생명물리’ 분야를 연구하고 있다. 최 교수로부터 인간 배아 복제에 대해 들어 봤다.

지난 2월 12일에 서울대 황우석·문신용 교수팀이 세계 최초로 사람의 난자에 체세포 핵을 주입해 신경세포로 분화시켰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때문에 다시 인간 복제 논쟁이 시작되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포유류 복제의 경우, 이미 돌리에서 시작해서 이제 웬만한 포유류는 모두 복제에 성공해서 포유류 복제가 안 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원리상으로 보면 인간이 [복제가] 안 될 이유가 없죠. 게다가 기술적으로는 인간이 더 쉽다는 주장도 있었습니다.

인간의 배아를 대상으로 실험한다는 것은, 만일 배아도 하나의 생명이라고 본다면 생명을 하나 죽이는 것으로 볼 수도 있으므로 윤리적으로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1960년대에 양서류의 복제는 성공했지만, 돌리의 경우도 포유류 최초의 복제였기 때문에 커다란 화제가 된 것이죠?

양서류보다 포유류가 더 복잡한 생물이므로 돌리의 경우 어느 정도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겠죠. 그러나 당연하게도 양이 특별한 포유류가 아니기 때문에 인간이 안 될 이유가 전혀 없는 거죠.

이번 연구를 보면 줄기세포 배양에 그쳤지만, 사실 체세포 핵 이식 난자를 자궁에 착상한다면 ‘복제 인간’을 만들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것 때문에 종교단체들과 대다수 시민단체들이 크게 우려하는 성명을 내고, 제도적으로 이런 실험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일단 인간 복제를 하는 목적이 무엇인지 생각해 봐야 한다고 봅니다. 인간 복제 자체가 목표일 리는 없다고 봅니다. 사실, 복제 인간을 만든다고 하더라도 얻을 수 있는 이득이 없습니다. 복제 인간을 만든 다음 죽여서 장기를 꺼낸다는 것은 명백한 살인이기 때문에 불가능합니다. 이건 자기 쌍둥이를 죽여서 장기를 꺼내겠다는 것과 같기 때문이죠.

따라서 이런 연구의 목표는 배아를 원하는 방향으로 배양해서 조직세포를 얻는 것이 목표일 것입니다.

하지만 배아를 죽이는 것은, 만일 배아를 생명으로 본다면 생명 윤리의 문제가 제기될 수도 있다고 봅니다.

물론 완전히 성장한 개체를 죽이는 것은 아니니까 윤리적 문제가 덜하기는 하겠죠.

종교단체들과 대다수 시민단체들은 완전한 개체를 만드는 것을 굉장히 두려워하는 것 같습니다.

그것을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보통 사람들이 잘못 알고 있는 게, 복제 인간이 자신의 분신이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알고 있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 것은 전혀 아니죠. 유전 정보는 같지만 사실은 완전히 다른 사람이죠. 말하자면 쌍둥이가 서로 분신이 아니죠. 이들은 유전 정보만 같은 것이죠. 따라서 이것으로부터 공포심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하지만 저도 이런 종류의 실험에 찬성하지는 않습니다.

어떤 이유로 그런 실험을 반대하시나요?

정확히 말하면, 저는 그런 종류의 실험에 대해 유보적인 입장입니다.

첫째 이유는, 이런 종류의 실험은 대개 ‘유전자 결정론’에 입각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유전자가 모든 것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며 환경이 대단히 중요한 요인이죠. 쌍둥이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쌍둥이는 유전 정보는 완전히 같지만 성격도 다르고, 여러 행동이나 자질, 능력이 다릅니다. 즉, 쌍둥이는 완전히 다른 인간인 거죠.

유전자가 모든 것을 결정하지 않는다는 증거는 매우 많은데, 예를 들면 인간의 유전자 수가 3만 개인데,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벌레들의 경우에도 2만 개의 유전자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게 따지고 보면 인간이 가지고 있는 유전자 수가 그렇게 많은 것도 아니죠.

이것은 유전자 1개가 무엇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고 유전자 전체가 어떤 효과를 내야 한다는 거죠. 이걸 물리학에서는 ‘복잡계’라고 하죠. 즉, 구성원 사이의 상호 작용이 구성원 하나하나의 성격도 바꾸어 버린다는 것이죠.

둘째 이유는 그런 실험의 목적이 무엇이냐는 거죠.

예를 들어, 수명을 연장하기 위해서라고 할 수 있지만 저는 현재의 방식으로는 성공하기 힘들다고 봅니다. 평균수명이 예전에 비해 늘어나긴 했지만 이건 유아사망율이 줄어들어서 그런 것이지, 노화로 인한 사망률은 지난 50년 간 고작 4개월만 늘었습니다. 늙어 버린 장기 하나를 바꾼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몸 전체를 바꾸는 것은 불가능하죠.

또한 유전병 치료를 위해 그런 실험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지만, 유전병을 가진 사람들의 유전자를 확인해 내는 것이 대단히 어렵습니다. 왜냐면 정상인 사람들의 유전자도 다를 수 있기 때문이죠. 따라서 진정으로 문제를 유발하는 유전자를 확인해 내려면 상당히 많은 ‘정상인’의 유전 정보와 함께 또한 상당히 많은 특정 유전병을 갖고 있는 사람의 유전 정보를 비교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건 가까운 시일 내에 가능하다고 보기 힘듭니다.

줄기세포를 잘 배양해서 조직세포로 쓸 수 있지 않느냐고 물을 수도 있지만, 일단 특정 조직으로 배양해 내는 것이 쉽지가 않습니다. 특정 조직으로의 분화에는 여러 요인이 작용하기 때문에 줄기세포를 원하는 방식으로 배양하는 것은 매우 어려울 것입니다. 또한 그렇게 분화된 조직세포라고 하더라도 그것은 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게다가 현대에 기관을 교체하는 병들은 대부분 생활 습관의 문제이기 때문에 잘못된 생활 습관을 바꾸는 게 더 필요하다고 봅니다.

끝으로 하고 싶으신 말씀은?

현재 이런 종류의 실험들이 생명 현상에 대한 탐구보다는 이 연구 성과를 어떻게 상업적으로 이용할 것인가에 맞춰져 있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GM[유전자 조작] 식품을 연구하는 것은 상업적 연구라는 것이 너무도 분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