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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존 위기 원인과 대안 Q&A

위기의 진정한 원인은 무엇인가?

세계 지배자들은 유로존의 미래와 그리스의 경제 위기 때문에 공황상태에 빠져 있다. 그들은 그리스가 긴축안을 거부하고 유로존을 탈퇴할까 봐 두려워하고 있다. 그들은 어떻게 대응할지를 두고 분열해 있다.

이들은 만약 그리스가 디폴트를 하면 다른 나라들도 이를 따를까 봐 두려워한다.

프랑스와 독일 정부가 구제한 것은 그리스 민중이 아니라 그리스에 돈을 빌려 준 프랑스·독일 은행들이다.

하지만 정치인들은 너무 많은 정부 부채가 문제라는 데 모두 동의한다.

일부 국가들이 자기 분수에 넘치는 생활을 했고 이 국가들은 지출을 삭감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런 주장은 부채 증가의 진정한 원인을 무시한다.

유로화가 도입된 이후 은행들과 투자자들은 값싼 신용을 유로존의 ‘주변’ 국가들에게 쏟아 부었다. 노동자들의 생활조건을 개선시키려고 그런 것은 아니다. 그들은 실재하지 않았던 돈으로 지출을 장려해 이윤을 얻으려 했던 것이다.

이 값싼 신용은 이윤을 뽑아내고 세금을 회피하는 데만 전문가인 부자들에게 큰 혜택을 줬다. 그래서 그리스 같은 나라들의 부채가 늘었다.

하지만 2007년 이후 문제가 발생했다.

첫째, 미국의 빈민들에게 대출한 ‘서브프라임’ 대출이 그 가치를 잃었다. 점점 더 많은 채무자들이 빚을 갚지 못하게 됐고 은행과 투자자들은 자신들의 투자가 물거품이 됐다는 것을 깨달았다.

은행들은 놀라서 대출을 중단했고 정부들은 은행을 구제하기 위해 수천조 원을 썼다. 이것이 잠시 붕괴를 막았다. 하지만 문제를 은행들에서 정부들로 옮겼을 뿐이다. 그 후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이제는 더 강력한 유럽 경제들이 취약한 경제들을 구제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심지어 독일 정부나 IMF도 유로존 국가들의 모든 부채를 청산할 만큼 충분한 자금은 없다. 그래서 지금 지배자들은 이 과정이 더 확대되는 것을 막기 위해 필사적이다.

그들은 이탈리아, 포르투갈, 스페인, 아일랜드, 벨기에 정부들에게 경고를 보내고 있다. 노동자들을 쥐어짜서 스스로 돈을 마련하라는 것이다.

하지만 노동자들이 반격에 나서고 있다.

그리스에서는 지난 두 해 동안 15번 이상의 총파업이 벌어졌다. 각 나라에서 긴축 정책을 추진한 정부가 쫓겨나고 있다.

왜 그리스는 이토록 심각한 위기에 빠졌나?

유럽 지배자들은 그리스 부채가 무분별한 지출과 낭비를 일삼는 생활방식 때문이라고 말한다. 진실은 그리스 바깥에서 그리스가 부채를 얻도록 장려했다는 것이다. 2000년대 초반 엄청난 자금이 그리스, 아일랜드, 포르투갈, 스페인 같은 유로존의 주변국가들로 쏟아져 들어갔다.

투자자들은 정부채권을 안전한 투자처로 생각해 구입했다. 그리스 정부는 채권을 판매해 자금을 확보했다. 하지만 이 자금은 사실 차용증서를 통해 마련된 부채였다. 2007년 ‘신용경색’ 이후, 투자자들은 채권을 구입하지 않았다. 정부들은 채권을 통해 자금을 빌리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투자자들이 대출금을 상환하라고 요구하면서 돈이 그리스 같은 빈국에서 빠져나오기 시작했다.

정부는 누구에게 빚을 지고 있는가?

모든 정부들은 은행들에 빚을 지고 있다. 정부들은 은행과 다른 투자자들에게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한다. 이것은 사실 차용증서다. 보통 10년의 만기를 정한 뒤 정부는 일정한 이자를 지급하고 만기가 되면 채권을 다시 구입하겠다고 약속한다. 다른 정부들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은 정부들은 게다가 막대한 금액의 돈을 다른 정부에게 빚 지고 있다.

이른바 ‘트로이카’가 이러한 구제금을 집행하고 있다. 예를 들어, 그리스는 2010년 1백60조 원이 넘는 구제금을 트로이카에 빚 지고 있다. 2011년 아일랜드, 포르투갈에 각각 1백25조 원 이상의 대출이 지원됐다. 유럽 지배자들은 이런 대출을 마치 경제적 혼돈에서 이들 나라의 민중을 구출하기 위한 친절한 행동인 것처럼 묘사한다. 하지만 이 구제금은 평범한 사람들에게 돌아가지 않는다.

프랑스와 독일 정부가 그리스를 ‘구제’했을 때, 사실상 프랑스와 독일의 은행과 채권자 들을 구제한 것이다.

반대로 구제금융에 부가된 조건들은 정부들에게 공공서비스와 복지에 대해 가혹한 삭감을 요구한다.

독일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

독일은 유로존에서 가장 커다란 경제로 독일 정부의 지지 없이는 구제금융은 불가능하다. 많은 그리스 사람들이 트로이카의 긴축 강요를 나치 독일의 그리스 점령에 비유한다. 하지만 독일이 위기로부터 이익을 얻어 자신의 영향력을 확대한다는 생각은 절반만 옳다.

독일 지배자들도 유로존의 붕괴로 가장 많은 것을 잃게 되기 때문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독일 지배자들은 ‘무책임한’ 이웃 나라들을 비난하고 있다. 하지만 독일의 경제 호황은 나머지 유로존 나라들에서의 높은 지출에 의존해 왔다.

독일은 세계 최대의 수출국 중 하나다. 독일 수출의 60퍼센트 정도가 다른 유로존 국가들에 수출하는 것이다. 1999년 유로화 도입은 독일에게 엄청난 호황을 가져다 줬다. 독일 은행들이 주변 유로존 나라들에게 돈을 보내고 이 나라들은 그 돈으로 독일 상품들을 수입했다.

독일의 호황은 또한 독일 정부의 ‘아젠다2010’이라는 노동자들의 임금, 권리, 노동조건들에 대한 공격을 통해서 가능했다. 그리스와 독일 사장들은 그리스와 독일 노동자들의 희생을 대가로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 하지만 이제 사장들은 서로 등을 돌리고 있다.

트로이카는 무엇인가?

트로이카는 구제금융을 집행하는 세 국제 조직들을 통칭하는 이름이다. 유럽중앙은행, 유럽연합, IMF가 이 조직들이다. 유럽중앙은행과 유럽연합의 유럽재정안정기금은 유럽의 정부들, 특히 독일 정부로부터 기금을 걷은 것이다. 그리고 전 세계의 많은 국가들이 IMF에 기금을 대고 있다.

IMF는 위기에 처한 나라들에 자금을 빌려 주고 대신 긴축정책과 민영화를 요구하는 분명한 전통을 가지고 있다. IMF는 이 과정을 ‘구조조정’이라고 부른다. IMF에 의해 강요된 개혁들은 개발도상국들에서 파괴적인 대참사를 불러 왔다.

IMF의 정책은 1980년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의 ‘잃어버린 10년’을 만들고 1990년대 동남아시아 금융 위기를 악화시키는 데 핵심 구실을 했다. 트로이카는 지금 관리들을 채무국들에 보내 정부 지출 삭감을 감독하고 있다.

신용평가기관의 구실은?

신용평가기관은 부채의 위험수준을 평가해 등급을 매기는 기관이다. 사실 이 기관들은 사기꾼들이다. 채권을 발행하려면 신용평가기관에 돈을 지급하고 신용등급을 받아야 한다. 이 기관들은 부유한 고객들이 발행하는 채권들이 가진 위험을 과소평가하는 거래를 통해 이익을 얻을 수 있다.

이 점은 평가기관들이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가 폭발하기 전에 서브프라임 모기지 채권자들에게 높은 등급을 부여했던 것에서 알 수 있다. 그런데 신용평가기관들이 막강한 권력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을 정치인들이 또 활용할 수 있다. 신용평가기관이 부정적 전망을 내놓든 긍정적 전망을 내놓든, 정치인들은 ‘더 많은 긴축’을 하라는 신호라고 해석하며 공격의 명분으로 삼을 수 있다.

대안은 무엇인가?

은행과 부자들을 살리기 위한 유로존의 긴축안을 거부하고 노동자와 가난한 사람들을 구제해야 한다.

시리자의 대표 치프라스도 “그리스는 공무원 봉급과 연금을 지급할 수 있는 충분한 현금이 있다”며 “대외채무 상환을 중단하면 국방비 삭감, 낭비·부패 척결, 부유층 세금포탈 방지 등을 통해 자체적으로 그리스 경제를 관리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리스가 긴축안을 이행하기를 거부하면 유로존은 재정 지원을 중단할 것이고 국가는 디폴트에 빠질 것이다. 자본도피가 일어나 은행도 무너질 수 있다.

따라서 민중을 위한 디폴트는 은행에 대한 노동자 통제와 밀접히 연결돼야 한다.

은행 노동자들은 부자들이 자본을 해외로 빼돌려 경제를 망치는 것을 막을 힘이 있다. 은행 노동자들은 주택 담보 대출 비용을 갚지 못하는 사람들이 집을 빼앗기는 것을 막을 힘도 있다.

이 모든 과정은 그리스의 유로존 이탈을 뜻하지만 민중이 그것을 애통해야 할 이유는 없다.

유로존 탈퇴가 의미하는 진실은 탐욕스런 유럽 지배자들이 강요하는 긴축을 끝내는 것이다.

민중을 위한 디폴트(채무불이행)와 반자본주의적 유로존 이탈은 유럽 노동자들의 국제적 연대를 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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