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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연대 이봉주 서울경기지부장:
“차근차근 파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5월 12일 부산역 집회가 보여 줬듯이, 조합원들의 분노가 큽니다. 80.6퍼센트의 높은 찬성률로 파업도 결의했어요.

운송료 인상, 경유가 인하, 노동기본권 보장 등이 우리의 요구예요. 이는 화물연대 설립 때부터 주장해 왔던 것들입니다. 그동안 정부는 우리가 파업하면 잠깐 들어주는 척 하다가, 파업이 끝나면 2~3개월도 안돼 약속을 어겨 왔습니다.

예컨대, 표준운임제 도입은 이미 정부가 2008년에 약속했던 거예요. 총리실 훈령으로 2009년까지 법제화하겠다고도 발표한 바 있죠. 그러나 약속은 안 지켜지고 있어요. 오히려 2008년 이후 운임료가 25퍼센트나 깎였습니다.

그동안 파업을 하면서 학습한 게 있습니다. 운임료를 올려 봐야 또 내려갈 수 있어요. 그래서 법으로 강제하는 표준운임제가 필요합니다.

화물연대 이봉주 서울경기지부장

기름값도 대폭 내려야 해요. 노동기본권도 보장해야 합니다.

조사해 보니, 조합원 30퍼센트가 신용 불량자고, 나머지 70퍼센트도 상당한 빚에 허덕대고 있어요. 계속해서 빚을 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화물 노동자들의 분노가 끓고 있는 것이고, 올해는 꼭 우리의 요구를 법제화하자는 목소리가 큰 겁니다.

비조합원들도 불만이 굉장히 높아요. ‘고생하는데 뭐라도 먹으면서 하라’며 지원금을 주고 가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을 보면 눈물이 핑 돌아요. 어떤 심정일지 알기 때문이지요.

정부는 우리의 투쟁에 대비해 준비해 왔습니다. 군인들이 벌써 오래전부터 상하차 연습을 하고 있어요. 이들은 주로 엘지, 삼성 같은 대기업의 화물 운송을 할 겁니다.

우리도 이에 맞서 차근차근 준비했어요.

정부는 아직 교섭에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국회가 6월 초에 구성되겠지만, 우리가 파업하지 않고 있으면 과연 정치권에서 신경을 쓰겠습니까.

결국 우리의 요구를 안 들어주면 파업으로 가는 겁니다. 이번엔 파업할 땐 항만 봉쇄도 필요할 거예요.

물론, 봉쇄 투쟁을 하면 탄압도 심하니까 부담이 크기는 하죠. 그러나 연대 대오가 와 준다면 우리도 힘이 날 겁니다.

화물 노동자들의 투쟁은 노예 같은 삶을 벗어나고자 하는 투쟁입니다. 우리는 더는 물러날 곳도 없고 더는 짓밟힐 수도 없습니다.

우리가 민주노총 파업의 선두에서 투쟁한다고 생각해 줬으면 좋겠어요. 앞선 투쟁이 성공해야 그 다음 투쟁도 힘있게 할 수 있어요.

결국 우리의 투쟁은 화물연대만의 투쟁이 아니라, 보수와 진보의 싸움이 될 것입니다. ‘노동자는 하나’라는 구호가 헛구호가 아님을 분명히 보여 줘야 해요.

저들은 우리의 정당성을 깎아 내리고 악선동을 할 게 뻔합니다. 이런 공격에 함께 맞서 주세요. 우리 투쟁의 정당성을 옹호하고 알려 주신다면, 정말 큰 힘이 될 것입니다.

인터뷰·정리 김진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