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프트21〉 82호에 실린 기사 ‘국가와 자본의 관계’를 보고 질문 드립니다. 

기사에서 필자는 “일부 급진좌파들은 ‘국가는 총자본의 대변인’이라고 주장한다. 이런 관점은 자본에 맞선 투쟁을 강조하면서 국가에 맞선 정치 투쟁을 그다지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경향과 연결되기도 한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경향을 “스탈린주의”에 가깝다고 비판하는 듯합니다. 

하지만 “국가는 총자본의 대변인”이라는 주장이 어떻게 “정치 투쟁을 그다지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경향과 연결”되는지 논거가 부족하다고 봅니다. 여기서 국가가 부르주아 국가를 가리키는 한, “국가는 총자본의 대변인”이라는 주장은 “정치 투쟁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경향과 연결”되기 어렵습니다. 오히려 “국가는 총자본의 대변인”이므로 자본의 대변인인 국가와의 정치 투쟁을 더 강화하는 경향으로 연결되지 않을까요? 구체적인 예를 들어주셨으면 합니다.

국가와 자본은 서로 다른 범주의 개념입니다. 현실에서 대립시킬 수 있는 개념이 아닙니다. 국가는 계급투쟁의 산물이며, 따라서 ‘상부구조’의 개념입니다. 자본은 ‘하부구조’, 즉 경제적 개념입니다. 현실에서 대립돼 있지 않은 것을 대립시키는 것은 올바른 유물론적 변증법의 방법이 아닙니다. 

국가 자체는 계급투쟁의 산물이고, 계급투쟁의 터전이며, 자본주의 국가는 계급 억압의 도구입니다. 국가의 헤게모니를 두고 자본가와 노동자가 대립합니다. 따라서 국가 권력을 자본가가 장악하고 있다면 국가 권력이 총자본을 반영·대변하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며, 따라서 국가 권력을 장악하기 위해 자본가와 투쟁하는 노동자들의 정치 투쟁은 반드시 필요한 것이 됩니다.

이 기사에서는 “국가와 자본을 단순히 대립시키지도, 뭉뚱그리지도 말고 ‘구조적 상호 의존 관계’를 맺고 있다고 규정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규정은 오히려 ‘국가의 자율성’을 강조해서 자칫 국가 권력이 갖고 있는 계급적 성격을 희석시키고, “개혁주의자들이 … 국가를 이용한 자본주의 개혁”을 하려는 쪽으로 경도될 위험이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상호 의존 관계’

마치 구조주의를 연상시키는 ‘상호 의존 관계’라는 개념이 ‘부르주아 국가는 총자본의 대변인’이라는 개념보다 현실을 더 정확히 반영한 과학적 개념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총자본’ 개념은 국가 권력이 ‘개별 자본’과는 어느 정도 독립돼 있다는 점, 국가 권력이 자본으로부터 어느 정도의 자율성을 갖고 있다는 점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상호 의존 관계’라는 계급성이 결여된 국가 개념이 독자들에게 맑시즘을 더 혼란스럽게 이해시키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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