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6월 14일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이 대표로 있던 정치 기획사 CN커뮤니케이션즈(이하 CNC, 옛 CNP전략그룹)를 전격 압수수색했다. 

2010년 교육감 선거에서 진보 후보로 나섰던 장만채 교육감과 선거 기획을 맡았던 CNC가 짜고서 선거비용을 부풀려 국고를 빼돌렸다는 게 압수수색 명분이었다. 

그러나 검찰이 진짜 노린 것은 CNC와 거래한 진보 인사들의 관계망 정보일 것이다. 

당원명부가 담긴 서버 탈취와 이번 압수를 묶어 “통합진보당의 ‘돈줄’과 ‘심장’이 모두 검찰의 손에 확보됐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검찰은 당원명부와 이를 대조하며, 대선 국면까지 필요할 때마다 진보 인사들을 소환하고, 언론에 혐의를 흘리며 통합진보당을 옥죄려 할 것이다. 

매카시즘 공세 등 여러 정황을 볼 때, 이런 식의 공격은 진보정당 전체의 의회 진출을 막고 축소시키려는 좀 더 폭넓은 의도 속에서 이뤄지는 듯하다. 

특히, 검찰의 진보당 털기가 역겨운 것은 이명박 정권의 치부 가리개용으로 활용하는 행태 때문이다. 각종 비리 연루 혐의자가 법무장관이고, ‘종북좌파와 전쟁을 하겠다’던 사람이 검찰총장인 상황에서 검찰이 정의를 세우려 한다고 볼 사람은 아무도 없다. 

따라서 우리는 검찰의 이런 이중잣대와 역겨운 진보정당 ‘먼지 털기’에 반대해야 한다. 

원칙

그럼에도 통합진보당 당권파의 CNC 일감 몰아주기 관행은 진보의 관점에서 비판받을 만하다. 

2005년 출범한 CNC는 통합진보당 선거 기획 관련 일들을 꽤 많이 맡았다. 

설립 이후 총 매출액 1백20억 원의 30퍼센트를 통합진보당(민주노동당 포함)에게서 벌었다. 거의 모두 선거 관련 전략 기획과 홍보, 그리고 여론조사 사업 등이었다. 

기층 활동가들이 지역과 현장에서 벌인 투쟁에 대한 지지와 자발적 재정 지원에 기초해 진보적 주장을 앞세우던 기존 선거 방식과는 상이한 태도가 CNC의 선거 컨설팅에 반영돼 있다. 

즉, 기성 정당의 선거 관행을 따라해 온 것이다. 

한편, 당비, 학생회비, 노동조합비 등은 민주적이고 공개적인 방식으로 자금 사용 여부와 사용처를 결정하는 것이 옳다. 

몇 년 전 민주노동당 중앙위원회 예결산 보고서에는 “CNP전략그룹 등과 관련한 홍보비 지출 과정에서 공개 입찰 없이 실무자의 개인적 판단에 따라 거래처가 선정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관행은  진보진영 내부의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것이다. 여기서 부정이 싹틀 수도 있다. 

검찰과 정권의 통합진보당 공격에 반대하면서도, 진보의 원칙과 대의에 어긋나는 잘못된 관행은 원칙있게 혁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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