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스 캘리니코스는 런던대학교 킹스칼리지 유럽학 교수이자 영국 사회주의노동자당(SWP)의 중앙위원장이다.
알렉스 캘리니코스가 터키 총리 에르도안이 시리아·터키 국경 지대에서 갈등이 고조되면서 어떤 처지에 놓이게 됐는지 살펴 본다.
 


시리아 내전이 지난주에 처음으로 이를테면 국가간 충돌로 비화될 조짐이 드러났다. 시리아와 터키의 국경 지대에서 두 나라 사이에 포격전이 벌어졌던 것이다.

터키 의회는 대시리아 군사 행동을 승인했다. 터키 총리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은 시리아 정권의 바사르 알 아사드가 터키의 의지를 시험하려 든다면 “파멸적인 실책”을 범하는 셈이라 경고했다.

에르도안이 총리로 취임한 이후 터키는 지역 맹주를 자처했다. 유럽연합 내의 인종주의적 반대로 유럽연합 가입이 좌절되자 에르도안은 동쪽으로 손길을 뻗쳤다.

에르도안의 영향력은 경기 활황으로 확고해졌다. 그가 속한 여당인 정의개발당(AKP)은 아나톨리아를 주 무대로 번성하는 신흥 산업 자본의 지지를 받고 있으며, 투기 자본의 대규모 유입의 덕도 봤다.

이스라엘과 터키의 군사 협약은 이스라엘이 보여 준 야만과 오만 때문에 사실상 백지가 됐다. 아랍 혁명으로 빚어진 힘의 공백을 이용해 에르도안은 팔레스타인의 옹호자를 자임해왔다.

이집트 신임 대통령인 무슬림형제단의 모하메드 무르시는 ‘터키식 모델’을 따르겠다고 말한다. 그는 서방을 전혀 거스르지 않는 신자유주의적 이슬람주의 통치를 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시리아 혁명으로 에르도안은 큰 곤경에 빠졌다. 그는 아사드를 설득해 저항 세력과 협상에 나서도록 하는 데 실패하면서 결국 아사드 제거에 나선 서방의 편에 섰다.

6월, 시리아가 터키의 전투기를 격추시키자 터키 정부는 두 나라 사이의 국경 지대에 완충 지대를 설정해달라고 나토와 유엔에 공식적으로 요청했다.

갑자기 늘어난 시리아 난민들(터키 지역에 머무는 난민이 이미 10만 명을 넘어섰다)을 그 곳에 수용하고 국경 지대의 터키 마을들이 전쟁에 휩쓸리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또한 터키가 일부 시리아 저항군을 무장시키고 있는 국외 세력들(미국, 사우디아라비아, 특히 카타르)의 작전기지 구실을 한다는 보도도 여러 차례 나왔다.

완충 지대

그러나 에르도안은 해외의 시리아 군사 개입을 원하면서도 미국이 추구하는 제한적 개입 방침을 못마땅해한다. 워싱턴의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뷔렌트 알리리자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오바마 대통령에게는 군사적 갈등이 장기화되는 편이 낫다. 1980년대 아프가니스탄에서처럼 말이다. 그러나 터키에는 좋을 리 없는 상황이다.”

“터키는 파키스탄 꼴이 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파키스탄은 아프가니스탄 반군의 전진 기지가 됐다. 터키가 이렇게 된다면 파키스탄이 맞이했던 모든 압력에 고스란히 시달리게 될 것이다. 더구나 파키스탄은 아직도 그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외에도 난점들이 세 가지 있다. 첫째, 터키 정부와 쿠르드노동자당(PKK) 사이에 협상 움직임이 여러 차례 있었지만 터키 내의 쿠르드인 거주지에서 최근 충돌이 격화됐다. 아사드 정권이 PKK 게릴라들을 부추겨 시리아 영토에서 터키를 공격하도록 하는 듯하다.

둘째, 에르도안은 터키 군 수뇌부를 상대로 냉혹한 투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달 전직 육·해·공 장성들과 327명의 피고들이 쿠데타 모의로 장기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따라서 전쟁에 나서기에 좋지 않은 시점이고 또 전쟁이 벌어진다면 터키로 유입된 자본이 이탈 할 수 있다.

셋째, 터키 국민의 3분의 2는 에르도안의 시리아 군사 개입을 반대한다. 시리아에 인접한 터키 남서부의 주민 대다수는 아사드 및 그 지지자들과 마찬가지로 시아파 이슬람 교도들이다. 그래서 시리아는 에르도안에게 위험천만한 함정이 됐다.

에르도안이 경계하는 것은 미국이 염려하는 바와 다르지 않다. 그 동안 서방과 그 동맹국들이 시리아 저항군을 무장시켜야 한다는 말들이 자주 있었다.

그러나 〈파이낸셜타임스〉는 다음과 같이 보도했다. “서방 정부들이 두려워하는 것은 중화기로 무장한 저항군이 더 급진화해서 중화기를 지닌 적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저항군 대변인은 미국이 걸프만 국가들한테 대공 미사일을 보내지 말라고 경고했다고 말한다.”

시리아 혁명과 내전의 뿌리는 시리아 국내에 있다. 즉 아사드 정권과 대중 반란이 충돌하는 것에서 비롯됐다.

국외 열강은 이 갈등을 이용해 자신들의 이익을 추구하려 한다. 그러나 개입에 따르는 위험때문에 그들은 개입을 주저하며 그 효과를 자신하기도 어렵다.

출처: 영국의 혁명적 좌파 신문 <소셜리스트 워커> 2324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