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16일, 고려대학교의 교수 1백40여 명(10월 17일 현재 1백46명)이 ‘고대의 위기 상황에 대한 교수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 성명서에는 문과대, 사범대, 공대, 의대, 이과대 등을 비롯한 여러 단과대의 교수들이 참여했으며, 학교법인과 총장의 비민주적인 운영과 불공정한 행태에 대한 비판이 담겨 있다.  

교수 1백40여 명은 성명서에서 인촌 가문의 이사장직 세습을 비판하고, 고려대 의료원 납품업체를 비롯한 수익사업 업체와 이사장의 친인척과의 관련 여부를 밝히라고 법인에게 요구했다. 또 총장에게 총장 선출 과정에서 있었던 불공정한 행태를 반성하고, 총장의 공약 실현 상태와 모금액 내역을 공개하라는 등을 요구했다. 

교수들은 현 상황을 고려대의 ‘심각한 위기’로 규정하고 법인과 총장의 반성과 변화를 촉구하고 있다. 이렇게 많은 교수들이 자신의 이름을 걸고 재단을 비판한 것은 개교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사실 법인과 학교 당국은 학생, 교수, 강사, 직원 할 것 없이 학내 구성원의 요구와 의견을 언제나 무시해 왔다. 고려대의 모든 구성원이 분노해야 마땅하다.  

지난해 재단이 펀드투자로 약 2백50억 원을 날린 사실이 올해 초 밝혀지면서 많은 이들이 분노한 적이 있다. 반면 등록금은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77퍼센트 올랐다(물가 인상은 40퍼센트). 

학생들이 올해 등록금심의위원회에서 면학 장학금 40억 원 확충 약속을 받아냈지만, 재단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는 상황이다. 재단은 이처럼 수많은 기금을 쌓아 놓고 불투명하게 재정 운영을 해 왔을 뿐 아니라, 학교법인을 마치 한 가문의 상속재산인 것처럼 운영하면서 시간강사의 처우 개선이나 학생들의 수업환경 개선과 같은 과제들을 외면해 왔다. 

현재 노동자연대학생그룹(옛 ‘대학생다함께’) 고려대 모임은 교수 성명서를 지지하는 입장을 학내 곳곳에 부착하고 학생회·동아리·진보 단체 등의 지지를 촉구하고 있다. 

이를 계기로 법인과 학교 당국에 대한 기층의 분노를 모아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