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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비정규직:
본관 점거 3시간 만에 얻어낸 양보와 사과

연세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학교와 용역업체를 상대로 또다시 승리를 거뒀다. 지난 12월 11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연세대분회 소속 청소·경비·주차관리 노동자들은 “민주노조를 탄압하는 [용역업체] 장풍HR, 제일휴먼을 퇴출하라”고 요구하며 연세대 본관을 점거했다.

농성 세 시간 만에 총무처장은 ‘두 업체가 부당노동행위를 한 사실이 확인되면 2013년도 용역계약 입찰에서 배제하겠다’고 약속하는 확인서에 서명했다.

이틀 뒤인 13일 노동조합·학생 대표단과 만난 자리에서 학교 총무처는 장풍HR, 제일휴먼 두 업체의 부당노동행위를 확인했고, 따라서 이들과 재계약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총무처는 2013년도에 용역업체가 새로 바뀌더라도 노동자들이 이전과 같은 노동조건에서 일할 수 있도록 책임지고 새로 들어온 용역업체가 집단교섭에 성실히 참여하도록 책임지겠다고 서면으로 약속했다. 이튿날 열린 연세대분회 조합원 총회에는 총무부처장이 직접 참석해 노동자들에게 사과하기도 했다.

연세대 당국이 용역업체의 부당노동행위를 사과하고, 용역업체 퇴출을 약속하고, 고용과 노동조건을 책임지겠다고 사인까지 한 것은 연세대 당국이 ‘진짜 사장’임을 부분적으로나마 인정한 것이다.

이번 연세대분회의 투쟁 승리는 앞으로 여러 대학에서 벌어질 원청 사용자성 인정 투쟁에서 중요한 선례가 될 것이다.

이처럼 짧은 시간에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연세대분회 노동자들이 단호하게 싸웠기 때문이고, 또 수많은 연세대 학생들의 지지와 연대 덕분이기도 하다.

불과 닷새 만에 학생 2만 3백37명이 참여한 ‘악질업체 퇴출 서명운동’은 학교 측을 압박하는 강력한 힘이 됐다. 11일 점거 현장에는 여러 학생 단체들과 노동자연대다함께, 사회진보연대 등이 연대했고, 새로 선출된 제50대 총학생회 중앙운영위원회는 점거 이튿날인 12일에 신속하게 성명을 발표해 노동자들에게 지지를 보내며 학교를 압박했다.

연세대분회의 투쟁 승리 소식이 투쟁하는 모든 노동자들에게 알려져 사기와 자신감을 높이는 구실을 하게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