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티시 암살

이스라엘의 영토 확장을 승인한 부시

이수현

지난 4월 15일 미국 대통령 조지 W 부시는 이스라엘 총리 아리엘 샤론을 만나 요르단강 서안의 유대인 정착촌을 유지하려는 샤론의 계획을 승인했다.

1967년 제3차 중동전쟁 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이스라엘군이 점령지― 요르단 강 서안지방, 가자지구, 골란고원 ― 에서 철수해야 한다고 규정한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따라서 이번에 부시는 이스라엘의 유엔결의안 위반을 공공연히 승인한 셈이다. 유엔결의안 위반은 지난해 부시가 이라크를 침략한 구실 중 하나였는데도 말이다.

미국의 지원을 확인한 샤론은 이틀 뒤 팔레스타인 저항 단체 하마스의 최고 지도자 압델-아지즈 알 란티시를 암살했다. 지난 3월 22일 란티시의 전임자 셰이크 아흐메드 야신을 암살한 지 한 달도 채 안 돼서였다.

이번에도 세계 각국은 이스라엘의 만행을 비난했지만, 미국만은 이스라엘을 두둔했다. 부시는 이라크와 팔레스타인 둘 다 미국이 벌이는 “테러와의 전쟁”의 전선(戰線)들이라고 주장했다.

부시와의 정상회담에서 샤론은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전면 철수 방침을 재확인했다. 부시는 이를 “역사적이며 용기 있는 행동”이라고 추켜세웠다.

그러나 가자지구의 하늘, 해안선, 경계는 여전히 이스라엘이 통제하기로 돼 있다. 그리고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내의 “표적”에 대한 군사적 공격권도 계속 보유한다.

샤론은 가자지구에서 철수하는 대신 요르단강 서안지방의 정착촌을 유지하고 서안지방의 영토 절반 이상을 이스라엘 영토로 합병하려 한다. 그리 되면 팔레스타인 국가가 건설되더라도 그 영토는 팔레스타인 땅의 10분의 1도 채 안 될 것이다.

세계 자본가들의 신문 〈파이낸셜 타임스〉조차 우려를 표명했다.

“이스라엘의 해결책은 앞으로 더 폭력적인 충돌의 씨앗을 뿌릴 가능성이 크다. … 미국의 새로운 태도는 더 광범한 무슬림·아랍 세계에서 반미 감정에 불을 지필 것이다. … 그 때문에 중동의 친미 국가들은 미국의 이라크 점령을 지원하기가 더 힘들 것이다.”

부시와 샤론이야말로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진정한 “테러리스트”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