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타이의 사회주의 단체 ‘노동자 민주주의’의 지도적 회원 자일즈는 제4차 세계사회포럼(뭄바이)에서 몇 차례 연설해 상당수 〈다함께〉 독자들에게 낯익은 활동가이다.

타이의 금융 붕괴가 아시아 경제 공황을 촉발한 지 7년이 지난 지금 타이의 경제 성장은 회복됐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사스와 조류 독감의 영향에도 2004년도 타이 경제성장률은 7∼8퍼센트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 2005년도 경제성장률은 약 6.5퍼센트 정도로 예측되고 있다.

설비가동률은 공황 이전 수준을 회복했지만, 국내총생산(GDP) 대비 민간투자는 역내[동남아시아] 평균치보다 낮은 데다가 호황기의 수준에 못 미치고 있다.

최근 경제성장의 중요한 요인 하나는 1백만 바트 규모의 농촌 기금, 값싼 의료서비스 계획, 부채 및 빈곤 경감 대책 등 많은 빈민 구호 프로그램들에 대한 정부 지출이다.

처음에, 경제 위기에 대한 노동자·농민의 일반적인 정치적 분위기는 쓰라린 심정을 말없이 삭이는 것이었다. 세계은행 공식 빈곤선인 하루 1달러 미만으로 살아야 하는 사람들이 1백만 명을 넘었는데도 부자들의 부실 채권 정리에 보조금을 퍼붓는 뻔뻔스러운 작태를 보며 그들은 환멸을 느꼈다.

비록 파업과 시위는 없었지만, 이런 분위기에 압력을 느낀 지배계급은 타이락타이(TRT : Thai Rak Thai) 당의 새 정부를 구성해 케인스주의적인 경기부양책과 포퓰리즘적 조처들을 시행해야만 했다.

이런 포퓰리즘적 조처들과 함께, 위로부터 사회 안정을 강제하려는 시도의 일환으로 반정부 사회운동들을 회유하거나 탄압하려는 노력도 병행했다.

그러나 국제 반자본주의 투쟁의 전반적 상승과 함께 지금의 경제 회복이 최근 몇 년 동안 정부에 맞선 가장 중요한 노동자 투쟁 하나를 고무했다는 조짐들이 나타나고 있다.

국영 전력산업 노동자들은 한 달 넘게 시위를 벌이고 있고, 공공부문 노동조합연합은 파업을 고려하고 있다. 이들의 대의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매우 많다.

국영부문 노동자들은 1997년의 공황이 자유 시장과 사기업 부문의 위기였음을 매우 잘 알고 있다. 사기업 부문은 훨씬 더 심각한 붕괴를 피하기 위해 정부 지출에 의존했다.

전력 노동자들의 투쟁은 TRT당 정부에 도전할 수 있을 보여 주었다. 그 전에 비정부기구들(NGOs)과 사회운동들은 대부분 정부의 언론 독점과 의회 지배에 절망해서 반정부 투쟁이 더는 불가능하다며 저항을 포기하고 있었다.

그러한 사기저하의 주된 원인은 독립적인 계급 정치의 부재였다.

1980년대 중반 타이 공산당의 몰락 이후, NGOs와 사회운동들은 “시민사회” 이데올로기―시장에 반대하지 않고 국가의 역할 축소를 추구하는―의 형태로 은근슬쩍 신자유주의를 받아들였다.

지금 사회운동들이 국영부문 노동자들의 신자유주의 반대 투쟁을 함께 지지하고 나섰다는 사실은 대단히 고무적인 신호다.

또, 이라크에서 반제국주의 투쟁이 고양된 것도 타이 군대의 철수를 요구하는 반전 운동을 강화하는 한편, 정부가 미국에 관한 문제에서 무기력하다는 것을 드러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