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에서 일하던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가 8월 17일 일하던 학교에서 목을 매 세상을 등지는 안타까운 일이 있었다.

13년 동안 초등학교 과학실무사로 일해 온 이 노동자는, 올해부터 충북교육청이 시행한 업무통합 정책 때문에 행정·교무·과학·전산 업무를 같이 보라는 압력에 시달렸다. 5월부터 지병인 당뇨가 악화돼 일하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유급병가 14일과 연차까지 모두 쓴 뒤 6월 30일 퇴직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고용안정센터는 무급휴가를 모두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실업급여 지급을 거부했다. 당장 생계가 걱정되는 상황이라 아픈 몸을 이끌고 일하던 학교에 복직을 신청했지만, 퇴직 전에는 계속 일하라던 학교는 복직 신청을 거절했다. 

그는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갑을의 세상, 비정규직의 비참한 세상이란 말이 절감하여 처절합니다” 하고 청와대 국민신문고에 민원도 내 봤다. 그러나 돌아온 답변은 “행정 처리를 되돌릴 수 없다”는 충청북도교육청의 차가운 말뿐이었다. 병도 심해지고 생계도 끊긴 이 노동자는, 청와대 신문고에 냈던 민원서를 품에 안고 다니던 학교에서 목을 맸다.

정규직 행정직에 보장된 유급 병가 60일과 급여의 70퍼센트를 받는 질병 휴직 1년이 있었다면 이 노동자는 아직 살아 있을 것이다.

학교비정규직이 받는 차별은 이것만이 아니다. 학교비정규직의 평균 연봉은 1천6백여만 원(평균 근속 5.3년 기준)으로, 근속년수가 같은 정규직이 받는 연봉의 절반 수준이다. 상여금과 복지수당은 아예 받지 못하거나 일부만 받을 수 있다. 

정년 보장은커녕 언제든 해고될 수 있다. 교육부 조사를 봐도, 올 3월 새학기를 앞두고만 학교비정규직 6천4백75명이 해고됐다. 영어회화전문강사, 학습보조교사까지 합하면 해고자는 1만 명이 넘을 것이다.

박근혜는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를 보호하겠다’고 공약했지만, ‘국정원 여직원 보호’에만 열심이다. 평범한 노동자들은 몸이 아파도 참고 일하다 병을 키우는 것이 현실이다. 80퍼센트가 넘는 급식노동자가 근골격계 질환에 시달린다는 통계도 있다.

전교조가 성명에서 지적한 것처럼 “고인의 죽음이 헛되지 않기 위해서는 학교비정규직노동자의 건강권과 생존권을 보호하기 위한 법을 재정비해야 할 것”이고,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규직 전환과 호봉제 도입을 조속히 실시”해야 한다.

전회련 학교비정규직본부와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전교조는 8월 말까지 추모 기간을 갖기로 했다. 또, 8월 30일과 9월 6일에는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자대회를 열어 차별 철폐를 위해 투쟁할 것이다. 비정규직 차별을 철폐하고 정규직을 쟁취하는 단결 투쟁을 건설해 고인의 죽음이 비극적으로 보여 준 현실을 바꿔 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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