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마녀사냥에 굴복하리라는 것은 충분히 예상 가능했다. 

우파에게 굴복하는 게 이 당의 특징이자 전통이기 때문이다. ‘귀태’ 발언 때도 민주당은 대변인 홍익표를 스스로 쫓아냈다.

민주당은 최근 우파의 눈치를 보며 아예 당 로고와 상징색도 한나라당이 쓰다 버린 파란색으로 바꾸었다. 

한심한 것은 민주당을 바꾸겠다며 그 당에 들어간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 출신 정치인들이다. 

이들은 굴복 흐름에 저항하기는커녕 순순히 함께하고 있다.

간만 보다가 거품이 꺼지고 있는 안철수의 한심한 행태와 함께 친민주당 자유주의 언론들의 태도도 볼썽사납다. 〈한겨레〉, 〈경향신문〉 등은 “사실이라면 충격이다”, “의원직을 사퇴하라”, “수사에 협조해라” 하며 마녀사냥에 타협하고 있다. 

이런 민주당과 자유주의 언론을 보면서 박근혜와 국정원은 즐거워하고 있을 것이다. 

민주주의와 자유를 포기하는 자유주의자들의 이런 한심한 태도는 부르주아지와 연계를 맺고 있는 친자본주의적 정치세력의 한계를 보여 준다. 

분노스러운 것은 진보정당이라는 정의당 지도부가 이석기 의원 체포동의안에 찬성하며 마녀사냥 광풍에 굴복한 점이다. 

참여정부 출신 정의당 대표 천호선은 역겨운 본색을 드러냈고, 심상정 의원까지 “헌법 밖의 진보를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를 정당화했다. 심상정 의원은 “헌법이 악법이어서 도전하겠다고 한다면 국회의원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도 했다.

국가권력이 인정하는 사상만 허용하고, 체제를 변혁하려는 사상의 자유를 부인한다면 그것은 ‘자유민주주의’라 부를 수도 없다.  

이정미 대변인은 체포동의안 찬성이 “헌법기관의 일원으로서 정치적 책임을 다하라는” 취지라고도 했다. 무소불위의 국정원에게 현역 의원이 끌려가 갇히는 것이 어떻게 “정치적 책임”이라는 말인가.  

정의당 지도부는 지배계급에게 자신들이 현 체제에 도전할 의사가 없다는 걸 고백하는 것이다. 남한 체제를 벗어나는 ‘헌법 밖 진보’와 분명히 선을 긋겠다는 충성 선언이기도 하다. 

이런 자세니 그동안 ‘박근혜와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 ‘노동자 증세를 해야 한다’ 등 번짓수 없는 주장도 해 온 것이다. 

정의당 지도부의 이런 개혁주의는 개혁을 이루는 데서도 무능할 수밖에 없다. 체제가 허용하는 틀 내에서만 움직이기에 기성 체제에 부담이 되는 투쟁과 권리를 일관되게 옹호하기 힘들다. 

진보는 헌법이 아니라 이 사회의 근본 분단선인 계급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진정으로 민주주의를 확대하고 경제 위기 고통전가를 막아내려면 노동계급의 대중투쟁이 필요하다. 그리고 기존 체제의 우선순위에 도전하는 사상과 표현, 결사의 자유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