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건호 민주노동당  정책보좌관 인터뷰
"국민연금은 공공성 강화 쪽으로 개혁돼야"

Q 정부의 국민연금 개정안의 핵심은 무엇입니까?

정부 개정안의 핵심은 크게 두 가지 입니다.
하나는 재정계산을 해 보니까 장기적으로 기금이 부족하다, 그러니 지금 기금을 충분히 채워두자는 겁니다. 그래서 급여율은 현행 60퍼센트에서 50퍼센트로 낮추고 보험료율은 현행 9퍼센트에서 15.9퍼센트로 인상하겠다는 거죠.
다른 하나는 기금을 관리할 기금운용위원회를 개편하자는 겁니다. 다른 사회보험과 달리 국민연금은 지금, 그리고 앞으로 몇십 년 동안은 그 기금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기 때문이라는 거죠. 지금 이미 적립금이 110조 원이 넘었고 올 연말이면 140조 원에 달할 전망입니다.
그런데 요율 조정과 기금운용위원회 개편은 둘 다 우리 입장에서 보면 개악입니다.
재정추계를 이상하게 하고는 앞으로 돈이 많이 부족하다고 급여율을 깎고 보험료를 올리겠다는 거니까요.
게다가 기금운용위원회에서 가입자 대표 수도 줄이고 정부쪽 입김이 강화될 수 있도록 하자는 겁니다. 지금은 형식적으로나마 21명의 기금운용위원회 위원 중에서 12명이 가입자 대표인데 정부는 이런 전문적인 영역에 가입자 대표들이 있어 봤자 제 구실도 못 한다고 말하는 겁니다. 그래서 개정된 기금운용위원회에는 9인 중에서 3명만이 가입자 대표들이고 나머지는 모두 정부나 사용자 단체에 줘버리는 겁니다.
그리고 이들은 최근에 발표된 것처럼 그 기금을 주식시장에 무한정 쏟아부으려고 하고 있습니다.

Q  국민연금 폐지 주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폐지 정서는 충분히 공감합니다. 제도의 불합리한 점이 많고 대다수 국민들의 입장에서는 아직 국민연금 급여를 받아보지 못했으니까 내가 낸 돈이 잘 있을까 하는 불안감도 있을 겁니다. 따라서 보험료에 대해서는 논쟁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정서가 안티 국민연금 운동, 또는 폐지 주장으로 나타나고 있는 거죠. 저는 대중적 정서는 정당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안티국민연금 또는 국민연금 폐지의 진정한 의미가 뭔지는 고민해 봐야 합니다.
사람들은 정부는 국민연금이 엄청나게 좋은 거라고 선전하는데 실제로 접해 봤더니 더 불공평하더라는 거죠. 그래서 저는 안티, 폐지 운동에서 드러나는 국민들의 일반 정서는 형평성에 대한 요구라고 재해석하고 있습니다. 특정한 제도 폐지 요구는 아닌 것 같습니다. 핵심은 형평성의 문제죠.
그런데 그런 면에서 보면 폐지는 오히려 형평성을 더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게 됩니다. 그렇게 때문에 오히려 진정으로 국민들의 열망을 받아 안는다면 국민연금의 공적 영역을 강화시켜 나가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야말로 국민연금 개혁 운동의 진정한 취지라고 봅니다.

Q  최근 인터넷 신문 〈프레시안〉은 칠레의 국민연금 모델을 따라야 한다는 기사를 실었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칠레는 가장 성공적인 개혁입니다. 신자유주의자들의 입장에서 보면 말이죠.
칠레는 우리 나라와 비슷한 방식으로 운영하다가 정부가 강력한 신자유주의 개혁을 추진하면서 연금제도가 바뀌었습니다. 그 결과 전 국민이 국민연금에 의무적으로 가입하되 우리 나라로 치자면 대한생명․교보생명․삼성생명 같은 데에 가입하라고 하는 겁니다.
결국 정부가 강제로 민간생명보험에 가입하라고 한 겁니다. 그런데 〈프레시안〉은 그걸 국민의 선택권과 자유가 보장되는 거라고 한 거죠.
민간보험의 경우 사람들이 자기 형편에 맞게 돈이 많으면 보험료를 많이 낼 수도 있어 기존의 공적연금이 갖고 있는 경직성을 완화시킬 수 있다들 합니다. 그런데 공적연금이 경직돼 있다고 해도 그건 공공보험제도 내에서 풀어야 할 문제입니다.

Q  열린우리당이 개정안을 통과시키려고 한다면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 대응할 계획인가요?

열린우리당이 민주노동당의 10석에 부담을 느끼진 않을 겁니다. 하지만 국민여론은 부담스러워 할 겁니다. 그래서 개정안의 문제점들을 사회적으로 공론화 하는 작업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지금 시민사회단체들과 연대해서 공론화할 계획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정리 장호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