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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삼성 비판했다고 해고:
성균관대는 당장 류승완 박사를 복직시켜야 한다

성균관대 수료생인 임준형 씨가 류승완 박사의 복직 투쟁을 지지하며 학내에 붙인 대자보 내용을 보내 왔다.

‘성균관대의 강사직 박탈 철회와 시간강사 처우개선’을 외치며 2년 가까이 1인 시위를 하다 최근 성균관대 동양철학·문화연구소 연구원으로 임용됐던 류승완 박사가, 불과 2개월 만에 연구원 자리에서도 해임됐다.

성균관대와 삼성 재단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 온 류 박사는 2011년 2학기 강의 배정이 예정됐다가 취소된 바 있다. 강의를 배정한 적 없다는 학교 측의 주장과 달리 류 박사는 당시 학교로부터 받은 문자메시지 등을 근거로 이것을 “강의 박탈”로 규정했다. 이에 항의해 대학 본부 앞에서 끈질기게 1인 시위 등을 벌였고, 올해 7월 성균관대 동양철학·문화연구소 연구원으로 임용될 수 있었다.

학교 당국은 이번에 류 박사가 〈한겨레〉, 〈미디어오늘〉과의 인터뷰에서 삼성을 비판했다는 것을 이유로 해임했다.

학교 당국은 〈미디어오늘〉에 정정 또는 삭제를 요청하면서 “삼성은 성균관대의 법인일 뿐 대학행정에 관여하지 않으며 이번 사건과 무관하다” 하고 주장했다.

그러나 학교 당국이 삼성 재단으로부터 독립적이라면, 왜 “삼성 경영진에 대한 터무니없는 비난과 억지 주장”을 삭제하라고 〈미디어오늘〉에 요청하고, “특정기업 및 기업인에 대한 비판”을 했다는 것을 근거로 류 박사를 해고하는가?

성균관대는 얼마 전 학내 동아리 ‘노동문제연구회’가 개최하려던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와의 간담회를 막으려 간담회 장소를 폐쇄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10월 14일, 성균관대 학보 〈성대신문〉 전 기자단은 이 문제를 〈성대신문〉 1552호 대체 기사로 다루려다가 주간 교수가 “일방적으로 결호를 선언”해 〈성대신문〉이 발행되지 못했다고 폭로하고 있다.

학교 당국은 “2011년에 강의 배정을 받았다가 취소됐다”는 주장이나 이번에 “복직”됐다는 용어 사용도 사실과 다르다며 문제 삼고, 이를 해고의 근거로 대고 있다. 심지어 류 박사에게 〈한겨레〉에 자필로 정정보도 청구서를 써 보내라고 종용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계약서에는 “한국연구재단 학술 등재지 논문이 게재 확정될 경우 … 2014년도 1학기부터 강의를 맡을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한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었다. 조건부이기는 하지만 다시 강의를 배정받을 수 있도록 해 놨는데, “복직”이라는 단어를 문제 삼는 것은 핑곗거리일 뿐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삼성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해고하는 것은 사상·토론의 자유라는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이다.

〈미디어오늘〉은 학교 당국의 정정보도 요구를 폭로하며 비판하는 기사를 게재했고, 류 박사도 정정보도 청구서를 써 보내라는 요구를 거부했다.

학교 당국은 당장 류 박사를 복직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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