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노동자들이 6년 만에 파업에 돌입했다. 94퍼센트에 이르는 파업 찬성률이 보여 주듯이 노동자들의 불만은 크다. 노조를 무시하는 병원장 오병희에 대한 노동자들의 분노는 하늘을 찌른다.

올해 5월 박근혜가 임명한 오병희는 취임과 동시에 임금 동결과 각종 사내복지 제도를 삭감하겠다고 선포했다. 병원 경영이 어렵다는 게 이유다.

돈벌이에 혈안이 된 정부ㆍ병원에 맞선 투쟁에 승리를. ⓒ이미진

그러나 억대 연봉을 받는 일부 의사들의 임금은 2.8퍼센트씩 인상하면서 노동자들 임금만 동결하겠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무엇보다 서울대병원 노동자들의 임금과 노동조건은 괜찮다고 말할 형편이 안 된다.

겉보기에 어지간한 임금은 기본급보다 많은 수당 때문이다. 24시간 돌아가는 대학병원 노동자들은 거의 강제로 휴일·야간·연장근무를 해야 하는데 수당도 충분치 않다.

연장근무는 수당이 없기 일쑤고 야간 근무도 한 달에 최대 9일까지 한다. 응급 상황 등에 따라 언제든 뛰쳐나가야 하는 ‘대기’ 시간도 수당을 지급하지 않는다.

병원은 확장하면서 인력은 충원하지 않거나 비정규직으로 고용해 노동강도는 갈수록 높아졌다. 주 5일제는커녕 토요일 진료는 점점 늘었고, 야간 수술건수는 최근 3년 동안 65퍼센트나 늘었다. 비정규직이 1천 명이 넘는다.

병원 측은 노동자들에게 적용되는 진료비 감면제도 대폭 삭감하려 하는데, 그동안 퇴직 의사들에게도 이런 혜택을 줘 온 병원 측이 노동자들만 쥐어짜는 것이다.

유급휴일을 줄이고 연월차 휴가 수당도 3분의 1이나 삭감하려 한다. 치솟는 월세, 전세값과 물가인상 속에 말이다.

따라서 기본급 등 임금을 인상하고 초과노동을 줄여 인력을 충원하라는 노동자들의 요구는 완전히 정당하다.

더 나아가 서울대병원 같은 대형 병원 노동자들의 임금과 노동조건이 나아지면 더 열악한 조건에서 일하는 보건의료 노동자들도 임금인상과 노동조건 개선을 요구할 자신감이 생긴다. 이 투쟁이 승리하길 바라는 중요한 이유다.

정부는 대표적인 공공병원인 서울대병원에 운영비를 지원하지 않고 있다. 더 나아가 민간 병원처럼 수익성을 높일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처럼 돈벌이에만 매달리는 정부와 병원의 정책은 노동자들뿐 아니라 환자들에게도 피해를 준다.

대부분 의사가 선택진료로 지정돼 있어 환자들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일반진료비의 20~1백 퍼센트를 추가로 지불해 왔다. 서울대병원은 지난 5년간 이 선택진료비로만 무려 4천50억 원을 벌었다. 그래서 노동자들은 선택진료비 폐지와 공공의료 강화도 요구하고 있다.

이 투쟁은 지지와 연대를 받을 자격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