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31일, 영국에서 대학 강사와 교직원들이 하루 파업을 벌였다. 2008년 이후 실질임금이 13퍼센트 깎였는데 대학사용자연합이 임금을 고작 1퍼센트 올려 주겠다고 하자 분노가 폭발한 것이다. 강사와 교직원들은 7년 만에 파업에 나섰다.

당초 대학사용자연합은 대학 노동조합의 공식 조직률이 8퍼센트 수준인 것을 들먹이며 “대부분의 직원들은 학생과 대학에 누를 끼치는 행동(파업)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마다 조직률이 들쑥날쑥하다는 것도 그들은 염두에 뒀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약 1백50개 대학에서 노동자들이 파업에 참가했다. 강사들은 교실을 벗어나 “적정 임금 지불하라”는 팻말을 들고 대학 정문에 섰다. 도서관 역시 당일 대출과 반납 업무를 중지한다고 공지했다.

많은 교직원과 학생들이 파업을 위해 출근과 등교를 하지 말아 달라는 노동자들의 호소를 보고 정문에서 발길을 돌렸다. 한 노동자는 분위기를 이렇게 전했다. “지금까지 학교가 이렇게 조용했던 적은 없었다. 조합원이 아닌 사람들도 파업에 참가하고 있다.”

민영화에 반대해 최근에 파업 직전까지 간 우체국 노동자들은 대학에 우편배달 왔다가 파업 농성자 대열을 보고는 차량 핸들을 돌렸다. 학생들은 파업 지지 현수막을 내걸었고, 일부 대학에서는 수업 강행을 막으려고 강의실과 건물을 점거하기도 했다.

노동자들이 이렇게 ‘체급’을 뛰어넘어 파업 효과를 거둔 배경에는 긴축에 반대하는 광범한 정서가 있다. 여기에 3개 대학 노조가 초유의 공동 파업을 벌이기로 결정해 초점을 제공했다.

초점

파업 소식이 알려지자 〈가디언〉에는 파업을 지지하는 정규직 교수들의 공개 편지가 실렸고 〈허핑턴 포스트〉에서는 대학 파업에 대한 학생들의 찬반 기사가 실렸다. 사용자 단체는 〈BBC〉에 나와 파업을 비난하는 인터뷰를 했다.

파업이 이처럼 여론의 관심을 받자 노동자들은 “제2차세계대전 이래 가장 오래 지속되는 저임금” 처지를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었다. 교사·기자·운수 등 다양한 부문의 노동조합과, ‘자전거·기차 타기 공동체’와 같은 풀뿌리 단체들도 파업 지지를 선언했다.

국제적 연대도 이어져 외국의 대학 교직원 노조들뿐 아니라 이집트 카이로 드링킹워터컴퍼니 독립노조도 바다 건너 지지를 밝혔다. 이처럼 파업은 노동자들 뒤에 더 큰 세력이 있다는 것을 과시할 기회를 제공했다.

파업 당일, 한 노동자는 “난생 처음 파업에 참가해서 기분이 묘하지만 좋다. 아침 8시부터 빗속에서 피케팅을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노동자는 “하루 파업은 충분하지 않지만 오늘 파업이 더 많은 행동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사회적 초점이 형성되고 위력적인 공동 집회를 통해 자신들의 세력을 확인하자 노동자들의 자신감이 높아진 것이다.

영국 강사·교직원들의 경험은 파업을 통해 광범한 지지 정서를 표면화시키고 조합원들의 투지를 북돋울 수 있음을 보여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