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는 11월 21일부터 전기요금을 평균 5.4퍼센트 인상했다. 산업용 전기요금을 6.4퍼센트 올렸지만, 가정용도 2.7퍼센트나 올렸다. 

정부는 한국전력공사(한전)와 발전 공기업들의 부채가 1백조 원이 넘고, 수요 급증에 따른 대정전을 막으려면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한전은 2008년부터 5년간 적자 9조 6천억 원을 내어, 부채가 급증했다. 그런데 한전이 지난 10년간 100대 기업에 원가 이하로 할인해 준 특혜 전기요금만 9조 4천3백억 원에 이른다.

게다가 전기 수요 급증으로 인한 정전 위험도 산업용 전기 수요가 많기 때문이다.

OECD 국가 중 국민소득이 2만 달러 이상인 25개 국가들을 보면, 20개 국가가 지난 10년간 1인당 산업용 전기 소비량이 줄어든 반면 한국의 산업용 전기 소비량은 44.8퍼센트나 증가해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또, 2011년 한국의 산업용 전력 소비량은 국민 1인당 4천6백17킬로와트시(㎾h)로, OECD 평균(2천4백45킬로와트시)의 갑절에 가까웠다. 반면 가정용 전력 소비량은 1천2백40킬로와트시로 OECD 평균(2천4백48킬로와트시)의 절반밖에 안 됐다.

결국 이번 전기요금 인상은 기업 특혜로 생긴 문제를 노동계급에게 떠넘긴 셈이다.

한편, 최근 서울과 부산, 대구, 광주 등 전국 6개 도시의 도시철도 운영 지방공기업 8곳은 ‘무임승차 연령을 현행 만 65세 이상에서 70세로 조정해 달라’고 정부에 요구했다.

이 공기업들은 지난해 무임승차로 감면해 준 운임이 모두 4천1백26억 원으로, 전체 영업손실(8천4백90억 원)의 48.6퍼센트라며, 노인 무임승차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서울메트로(지하철1~4호선)는 무임승차 비용이 1천6백42억 원이었는데, 영업손실은 1천2백89억 원이었다며 무임승차가 없었다면 흑자를 낼 수 있다고 주장한다.

도시철도공사들의 이런 주장은 과장이다. 만약 노인 무임승차 제도가 없어지면 노인 승객이 줄어들 것이고, 따라서 적자는 예상보다 줄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적자의 책임을 엉뚱한 곳으로 돌린 크게 잘못된 주장이기도 하다. 우리 나라의 노인 빈곤율은 2007년 44.6퍼센트에서 2011년 48.6퍼센트로 상승했다. OECD 평균의 4배로, 압도적인 1위다. 이런 상황에서 적자의 주요 요인으로 노인 무임승차를 지목하는 것은 적자의 책임을 노인과 그 노인들을 부양하고 있는 보통 사람들(그 다수가 노동자들일 것이다)에게 전가하는 것이다.

따라서 도시철도공사의 노동자들은 사측의 이런 속죄양 찾기와 이간질을 단호히 거부하고 정부·지자체가 지원해 적자를 메우라고 요구해야 한다.

이 점에서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의 공공부문 노조들이 참여한 ‘양대노총 공공부문 노동조합 공동대책위원회’가 “고속도로 통행료, 가스, 수도, 철도와 전기요금 등 대부분의 공공서비스 요금을 원가 이하로 제공토록 함으로써 해당 공공기관은 막대한 빚을 질 수밖에 없”다며 “비정상적인 공공요금 현실화”를 요구한 것은 잘못이다.

공공기관 노동자들은 적자를 빌미로 임금·노동조건을 공격하려는 정부의 시도에 맞서야 한다. 그래서 그동안 공공부문 부채 확대로 득을 본 대기업·부자에게 세금을 거둬 ‘착한 적자’를 지원하고 공공기관들이 저렴한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라고 요구하며 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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