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박근혜 정부는 민주노총 본부를 폭력 침탈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민주노총 창립 이래 초유의 일이다. 신승철 민주노총 위원장 말대로 민주노총 본부 침탈은 “전 노동자와 민주노조에 대한 전쟁 선포”다.

경찰은 수색 영장이 기각됐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불법을 자행했다. 중무장 병력을 6천5백 명이나 동원해, 1층 유리문을 깨부수고 최루액까지 난사하며 14층까지 밀고 들어왔다.

수백 명의 노동자들과 연대 단체 회원들은 이틀 밤을 꼬박 새며 경찰 진압에 격렬히 저항했다. 이 과정에서 2백 명이 넘게 연행됐다. 

이 건물은 오래돼 통로가 비좁고 난간이 약해 자칫 대형사고가 날 수도 있는 위험한 상황이었다. 용산 참사와 쌍용차 사태의 악몽이 떠오를 만했다.

이런 무리한 체포 작전은 한국의 통치 관행으로 보건대 청와대의 지시나 동의 없이 이뤄졌으리라고 생각할 수 없다.

불통

경찰은 장장 10시간 동안 민주노총 건물을 뒤졌지만 결국 철도 노조 간부를 단 한 명도 체포하지 못했다. 노동자들은 통쾌해하며 “닭근혜”를 조롱했다.

경찰이 물러나고 끝까지 건물 안에서 저항했던 철도 노동자들이 지부 깃발을 흔들며 건물 밖 항의 집회 대열에 합류하자 우레와 같은 박수와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부산과 대구, 전북 등 전국 곳곳에서는 분노한 노동자들이 새누리당사와 경찰서를 항의 방문하고 거리 행진을 벌였다.

폭력 침탈 그 순간에도 국토부와 안행부는 기자회견을 열어 철도 파업에 대해 “실체도 없는 민영화 주장”이라고 우겼다.

그러나 부총리 현오석은 2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공기업이, 공공부문이 운영하기 부족한 경우에 민간이 들어올 수밖에 없지 않느냐”며 사실상 철도 민영화 계획을 인정한 바 있다.

물론 다음날 국토부장관 서승환이 서둘러 수습하고자, “민간에 지분 매각하면 면허를 박탈하겠다”며 소위 ‘민영화 방지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스스로 법도 안 지키는 정부가 하물며 구두로 하는 약속을 믿을 수는 없다.

면허 박탈 약속은 아무 강제력 없는 부도수표일 뿐이다. 한 철도 노동자의 말처럼 세입자에게 “확정일자를 받지 말라”는 것과 같다.

“찬물이 아니라 기름 부은 것”

박근혜 정부의 강경 대응은 그들의 위기 의식을 반영한다. 한국갤럽이 20일 발표한 여론조사를 보면, 박근혜 정부의 국정운영 지지도는 전 주에 비해 큰 폭으로 떨어졌다. ‘철도 민영화 논란’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그러나 민주노총 침탈은 박근혜 정부에 대한 분노를 더 심화·확대시키고 있다. 공지영 씨는 1979년 YH 사건이 떠오른다고 했다. 작가 99명은 22일 성명을 발표했다. “박근혜 정권은 우리의 삶을 더럽히기 위해 온갖 일들을 무모하게, 무자비하게, 반상식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폭넓은 대중적 지지 속에서 조합원들의 사기도 꺾이지 않았다. 침탈 규탄 집회에서 철도 노동자들은 “정부는 찬물을 끼얹었다고 생각하겠지만 오히려 기름을 부은 것”이라며 투지를 다졌다.

물론 초유의 민주노총 본부 침탈 감행이 보여 주듯, 박근혜 정부는 결코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 철도 파업이 가져온 위기의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온 힘을 다 해 파업을 파괴하려 할 것이다.

투쟁의 판돈이 돌연 커졌다. 노동운동도 정부의 강경 대응에 맞설 수 있도록 저항의 수위를 높여 투쟁에 탄력을 더 붙여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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