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의 여파 속에서도 박근혜 정부는 다방면에서 의료 민영화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5월 8일 국무총리 정홍원이 주재하는 ‘정보통신전략위원회’가 첫 회의를 열고 정보통신 진흥 및 융합 활성화 기본계획’(이하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그런데 이 계획 중에는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는 의료 민영화를 뒷받침하기 위한 정책들도 포함됐다.

첫째, 군인들을 대상으로 원격 의료 시범사업을 하겠다는 계획이 담겼다.

최근 복지부 관계자는 6개월 동안 하기로 한 원격 의료 시범사업을 대상을 확대해 기간을 단축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번에 군인들을 대상으로 하겠다는 시범 사업이 그 계획의 일부인 듯하다.

그러나 원격 의료는 환자 치료에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이미 발표된 바 있다. 게다가 대면 진료와 달리 단편적인 정보들로 ‘진단’과 ‘처방’을 해야하기 때문에 안전성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그래서 의사협회도 원격 의료에 반대하며 파업을 벌인 바 있다. 당시 박근혜 정부는 의사협회에 일정한 이익을 약속하며 시범사업 후 실시라는 합의를 이끌어냈다.

그러나 박근혜가 시범 사업 결과를 보고 원격 의료 정책을 취소할 생각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박근혜 정부는 합의문에 잉크도 마르기 전에 국무회의에서 법안을 통과시키더니 이제는 의사협회와 한 약속마저 어기려 하고 있다.

게다가 이번에는 20대 초반의 젋은 청년들을 대상으로 원격 의료 시범사업을 실시하겠다고 한 것이다. 이는 거동이 불편하고 병원을 찾기 어려운 ‘도서벽지의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노인’들을 위해 원격 의료를 추진하겠다는 정부의 발표가 거짓이었음을 보여 준다.

원격 의료

원격 의료는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았다.

그러나 병원과 정보통신 기기 업체, 통신사, 민간 보험사들에게는 막대한 이익을 가져다 줄 수 있다. 박근혜 정부가 원격 의료를 추진하는 진정한 목적이다.

둘째, 이런 원격 의료를 위해 환자들의 정보를 기업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조처가 포함됐다.

“병원간 진료기록 교류”를 허용하겠다는 것인데 기본계획에서 밝힌 취지는 “중복검사를 방지”하는 것이다. 물론 병원들이 수익을 거두려고 무분별하게 검사를 남용하는 것은 큰 문제다.

그러나 기본계획은 이 기록을 누가 관리할 것인지 분명히 밝히고 있지 않다. 지금도 병원에서 환자 정보 관리 등 진료에 사용하는 프로그램들은 민간 업체들이 만들고 관리한다. 그럼에도 이 정보를 여기저기 옮길 수 없게 하는 규제 때문에 대량 정보유출 사고가 벌어지지는 않았다.

그런데 최근 서울대병원과 SK가 합작으로 만든 ‘헬스커넥트’라는 건강관리서비스 기업을 만들었고, 정관에 환자기록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된 사실이 드러났다. 이 헬스커넥트의 이사장이 분당서울대병원 원장인 이철희인데 이철희는 이번에 ‘정보통신전략위원회’의 위원으로도 포함됐다.

셋째, 의료기기 허가를 대폭 완화하는 조처도 포함됐다. 지금까지는 정보통신 기능을 갖춘 의료기기의 경우 통신기능뿐 아니라 의료기기로서의 안전성과 정확성을 심사하도록 해 왔는데 이를 완화하겠다는 것이다.

최근 식약처가 심박 측정 기능을 갖춘 갤럭시S5를 의료기기에서 제외했다. 의료기기로 인정받으려면 더 까다로운 심사를 거쳐야 하는데 그럴 필요가 없도록 규제를 풀어준 것이다.

게다가 이 조처가 삼성전자 측의 요청에 따라 이뤄졌다는 사실이 폭로되기도 했다. 기본계획은 이런 일을 전면화하려는 시도다. 13명으로 이뤄진 정보통신전략위원회 민간위원에는 삼성전자 고문인 이호수도 포함됐다.

의료 민영화의 일환인 기본계획은 당장 폐기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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